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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C 여제 눕혔던 홀리 홈, 할 것이 없었다

입력 2017-02-13 08:13

UFC 208 <YONHAP NO-2755> (Penta Press)
홀리 홈이 12일(한국 시간) 미국 뉴욕 브루클린 바클레이스 센터에서 벌어진 <UFC 208> 메인이벤트 5라운드 경기에서 저메인 데 란다미(32,네덜란드)에게 판정패해 3연패에 빠졌다. 연합뉴스.

 

전 UFC 여성부 밴텀급 챔피언 홀리 홈(35,미국)이 3연패에 빠졌다.



홈은 12일(한국 시간) 미국 뉴욕 브루클린 바클레이스 센터에서 벌어진 <UFC 208> 메인이벤트 5라운드 경기에서 저메인 데 란다미(32,네덜란드)에게 판정패했다. 미샤 테이트(30,미국), 발렌티나 셰브첸코(29,키르키스탄)전에 이어 3연패 수렁에 빠졌다.

홈은 슈퍼스타 론다 로우지(30,미국)를 처음으로 무너뜨린 선수로 유명하다. 무적포스를 자랑하던 로우지를 잡아낸 것도 모자라 하이킥으로 실신시켜 길이 남을 하이라이트 필름을 만들어냈다.

한동안 홈의 전성시대가 열릴 것이라는 예상도 있었다. 하지만 연패로 인해 가장 높은 곳에서 떨어지는 신세가 되고 말았다. 상대들이 하나같이 쟁쟁하기는 했으나 결과가 너무 좋지 않다.

로우지에게 첫 패배를 안겨준 것 외에도 홈은 유달리 처음이라는 숫자와 인연이 깊다. 지독한 연습벌레로 불리는 성실한 선수라 늘 굵직한 커리어가 따라다닌다.

홈은 메이저 복싱, MMA 정상을 모두 석권한 최초의 인물이다. 이번 경기에서 데 란다미를 누르고 새로운 체급의 챔피언이 됐다면 UFC 최초 여성 페더급 챔피언, 최초 2체급 석권 여성파이터라는 훈장을 추가했다. 2연패의 악몽을 깨끗이 씻을 수 있는 기회였다는 점에서 더욱 뼈아프다.

적지 않은 나이에서도 알 수 있듯이 홈은 전성기가 지나가고 있다. 한창 때인 20대를 복싱에서 보냈고, 그 결과 여성복싱계에서는 손꼽히는 레전드로 평가받고 있다. 38전 33승(9KO) 2무 3패의 전적을 통해 복싱무대에서 최강의 여성복서로 한 시대를 풍미했다.

20살 때 미국 아마추어 선수권 대회 여성 웰터급에서 우승하며 본격적으로 파이터의 길로 들어선 그녀는 자신이 뛰었던 라이트 웰터, 웰터, 라이트 미들에서 모두 챔피언에 올랐으며 10개가 훌쩍 넘는 수많은 벨트를 허리에 둘렀다.

2012년에는 프랑스 역대 최고의 여성복서로 불리는 앤 소피 매티스와의 타이틀전 승리로 WBF, IBF, WBAN 웰터급 통합 타이틀까지 거머쥐었다. 2005년, 2006년, 2012년에 복싱지 RING MAGAZINE ‘올해의 여성 파이터’에 선정됐다.

물론 챔피언까지 차지하기는 했었지만 UFC에서의 커리어는 한창 복서로 활동할 때와 비교하면 많이 미치지 못하는게 사실이다. 로우지를 꺾으며 새로운 시대를 이끌어갈 여제로 기대받기도 했으나 이후 이어진 타이틀 방어전에서 테이트에게 역전패하며 체급을 혼돈(?)으로 밀어 넣었다. 재기를 노렸던 셰브첸코와의 진검승부에서도 패했고 중요했던 초대 페더급 챔피언 결정전에서마저 미끄러지고 말았다.

홈이 연패에 빠진 배경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겠지만 이제는 완전히 분석되어버린 패턴 탓도 크다. 부지런히 공격하는 것은 좋지만 작은 타격 위주의 콤비네이션이 대부분이고 정타는 상대가 들어오는 순간에 치는 카운터뿐이다.

달려드는 로우지에게는 홈이 좋아하는 패턴을 계속 펼칠 수 있었지만 셰브첸코, 데 란다미전에서 드러난 것처럼 상대가 무리해서 치고 들어오지 않으면 홈 역시 할 것이 없다. 데 란다미는 한술 더 떠 홈의 콤비네이션 공식을 정확히 읽고 공수전환을 펼치며 타격전에서 완승을 거뒀다.

홈의 콤비네이션은 한때 가장 까다로운 패턴 중 하나였지만 이제는 자신의 발목을 잡고 있는 족쇄가 된 모양새다. 새로운 무기 보강 없이는 향후 상위권 경쟁이 힘겨워 보이는 이유다.

조성준 기자 cho@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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