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뉴스 전체보기

닫기
더보기닫기

브록 레스너 UFC 은퇴, ‘헤비급 맥그리거’ 잃었다

입력 2017-02-16 18:09

201506080221342336_3_99_20150608070004
UFC 헤비급 전 챔피언 브록 레스너(39·미국)가 결국 도핑 장벽을 넘지 못하고 불명예 퇴진하게 됐다.
UFC 헤비급 전 챔피언 브록 레스너(39·미국)가 옥타곤을 떠났다.



미국 MMA파이팅닷컴은 16일(한국 시간) 브록 레스너가 UFC 데이나 화이트 회장에게 더 이상 옥타곤에 오르지 않겠다며 은퇴 의사를 전했다고 보도했다.

레스너는 미국반도핑기구(USADA)의 주요 관리대상에서도 제외되며 사실상 UFC와 결별했다.

미국 프로레슬링 엔터테인먼트(WWE) 출신 레스너는 지난해 7월 UFC 200에서 마크 헌트(42·뉴질랜드)를 상대로 복귀전을 치렀다. 2011년 알리스타 오브레임(영국)에게 패한 뒤 게실염 후유증으로 은퇴를 선언하고 4년 만에 다시 나선 경기였다.

레스너는 압도적인 그래플링으로 헌트의 주먹을 묶었다. 정타를 허용하지 않은 채 3-0 심판전원일치 판정승을 거뒀다.

하지만 약물검사에서 양성반응을 보여 1년 정지 징계를 받았다. 경기 결과는 무효처리 됐다. UFC 도핑 관리위원회는 레스너에게 1년 선수자격 정지, 25만 달러(약 2억 9,600만 원)의 벌금을 부과했다.

레스너 측은 자숙의 시간을 보내다가 태도를 바꿨다. ‘옥타곤에 미련 없다’며 UFC 선수자격증을 반납했다. 그와 싸운 마크 헌트의 강경한 조치에 백기(?)를 든 것으로 알려졌다.

헌트는 지난달 미국 네바다주 연방 법원에 레스너와 UFC 화이트 대표를 고소(민사소송)했다.

헌트는 최근 미국 ESPN과의 인터뷰에서 “레스너는 거짓말쟁이다. 사기 쳐서 대전료를 챙겼다”면서 “UFC도 반성해야 한다. 종합격투기 꿈을 키우는 청소년들이 무엇을 보고 배우겠나. 레스너처럼 행동해도 괜찮다는 것인가. 이번 기회에 약물 스캔들을 뿌리째 뽑아야 한다”고 일갈했다.

레스너의 행동은 실망스럽지만 옥타곤 은퇴는 아쉽다. 근육부피 논란과는 별개로 타고난 운동신경과 괴력은 ‘진짜’였다.

그는 미국대학스포츠협회(NCAA) 레슬링 디비전1 헤비급 챔피언 출신이다. 2002년 WWE에 데뷔해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그해 섬머슬램에서 당대 슈퍼스타 더 락을 꺾고 최단시간 WWE 월드 통합 챔피언벨트를 허리에 찼다. 그의 필살기 F5는 WWE 역사상 가장 호쾌한 피니시로 자리매김했다.

UFC에서도 차세대 거물로 이름을 날렸다. 2007년 종합격투기에 입문한 뒤 1년 만인 2008년 11월 UFC 91에서 랜디 커투어를 꺾고 헤비급 챔피언에 등극했다.

이후 모든 경기가 명승부였다. 승패를 떠나 화끈한 싸움으로 격투기 팬들을 열광케 했다. 프랭크 미어와의 2연전, 셰인 카윈, 케인 벨라스케즈, 오브레임과 접전을 펼쳤다. MMA 통산 전적은 5승 3패 1무다.

레스너의 은퇴가 아쉬운 이유도 여기에 있다. 레스너는 UFC에 가장 많은 수입을 안겨다준 선수였다.

1993년 창설된 UFC는 지금까지 총 15차례 100만 뷰 이상 유료방송 판매를 기록했다. 이중 레스너와 맥그리거가 도합 4회를 기록했다. 그만큼 레스너의 상품가치가 높았고 경기력과는 별개로 미국인들의 관심도 여전하다.

아직도 많은 선수들이 약물에 자유롭지 못하다. ‘UFC 터줏대감’ 프랭크 미어도 약물 양성반응으로 퇴출위기에 놓였다. 하지만 그는 은퇴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

미어는 최근 미국의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레스너와 결판 짓고 싶다. 징계가 끝나는 2018년에 다시 싸우자”고 희망했다.

레스너와 미어는 상대전적 1승1패다. UFC 팬들에게 기대와 실망을 동시에 안겨준 레스너, 사죄하는 차원에서 ‘은퇴전’을 치르는 것은 어떨까. 이미 한 차례 은퇴 번복했던 레스너가 다시 옥타곤에 돌아올 가능성은 열려 있다. 레스너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조성준 기자 cho@viva100.com

기자의 다른기사보기 >

이시각 주요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