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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장세현, 연기 맛 알게 해준 ‘미풍아’…“이젠 연기인생 훈풍 불겠죠”

[신人] 드라마 '불어라 미풍아' 장세현 “제가 바로 60만 육군 대표 ‘젠틀병’입니다”

입력 2017-02-22 07:00
신문게재 2017-02-22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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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장세현 (사진제공=초이스굿 엔터테인먼트)

 

배우 장세현, 익숙한 이름은 아니다. 그러나 수많은 인기 드라마에서는 빠지지 않고 그의 얼굴을 만날 수 있다. 특히 2010년 방송된 KBS2 드라마 ‘성균관 스캔들’ 속 김우탁 연기는 시청자들에게 장세현의 존재감을 각인시키기에 충분했다.  

 

선글라스를 낀 채 “공자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지”라며 허세 섞인 말투로 잘난 척 하는 김우탁 역은 장세현을 만나 조선판 ‘똘똘이 스머프’ 같은 밉지 않은 인물로 거듭났다. 스타의 산실이라는 ‘성균관 스캔들’을 성공적으로 마친 뒤 그는 군입대를 선택하며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장세현에게 군대는 인생의 무덤이 아닌 ‘신의 한수’였다. 

 

“육군으로 입대했는데 ‘성균관스캔들’ 등 드라마에 출연한 자료를 유심히 살펴 본 군악대장님이 저를 뽑으셨어요. 입대 전까지 다룰 줄 아는 악기가 없었는데 군대에서 트럼본을 배웠어요. 사회에서는 연기만 했는데 군대에서 처음으로 MC를 맡기도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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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 홍보 동영상 ‘젠틀병’ 속 장세현(유튜브 화면 캡처)

  

당시만 해도 ‘연예병사’ 제도가 있어서 유명 연예인들은 군악대에서 보기 힘들었던 때다. 장세현은 군대를 통해 사회에서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끼를 마음껏 발산했다. 당시 영화 ‘레미제라블’을 패러디한 공군의 ‘레밀리터리블’이 유행하면서 육군 뉴미디어 홍보팀도 새로운 UCC도전에 나섰다.  

 

장세현은 가수 싸이의 ‘젠틀맨’을 ‘젠틀병’으로 기획하고 직접 출연까지 했다. 마른 체격에 곱상한 외모의 장세현이 싸이와 닮지 않았다는 내부 지적이 일자 기획자인 장세현은 오디션에 참가했다. 60만 대 1의 경쟁률이었다.   

 

“제가 기획했지만 떨어질 수 있다는 중압감이 생기더라고요. 그래도 연기자인데 한번쯤 제 끼를 보여주자는 각오로 오디션에 임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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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장세현 (사진제공=초이스굿 엔터테인먼트)

그렇게 탄생한 ‘젠틀병’은 입대의 당위성과 군생활의 핵심을 맛깔스러운 대사와 쫄깃한 영상으로 표현해냈다. 

 

‘알랑가 몰라 왜 입대해야 하는지/알랑가 몰라 왜 싹 밀어야 하는지(중략)/맞선임으로 말씀드리자면 말이야/군기패기똘끼 김상병 말이야’라는 가사에서 군생활의 애환이 묻어난다.  

 

장세현은 선글라스를 낀 채 익살스러운 표정으로 네티즌들을 군 생활관 이곳 저곳으로 안내한다.  

 

장병들이 먹는 치킨의 닭다리를 훔쳐 달아나고 머리를 감는 장병의 머리카락에 계속 샴푸를 뿌리고 화장실 문을 막아 용변이 급한 장병을 곤혹스럽게 하는 등 마치 ‘젠틀맨’ 속 싸이처럼 장난을 멈추지 않는다. 

 

당시 유튜브 조회수 35만뷰에 육박했던 해당 영상은 육군 홍보 영상 중 최고 조회수를 기록했다. 아울러 KBS2 ‘황금카메라’ 찰칵코리아 부문에서 1등에 선정되며 각종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화려한 군생활을 마친 뒤 장세현은 일상으로 돌아왔다. KBS2 ‘내일도 칸타빌레’와 사전제작드라마인 KBS2 ‘화랑’에 출연하며 착실히 필모그래피를 다졌다. MBC ‘불어라 미풍아’ 속 이장수 역은 장세현에게 처음으로 가족을 만들어줬다. 그동안 주로 주인공의 개성 넘치는 친구 역으로 극의 활력을 불어넣는 연기를 해온 장세현에게 드라마 속 가족들은 끈끈한 유대감을 안겼다. 

 

극중 할머니 역의 김영옥과 어머니 금보라, 형 손호영과 아내 황보라는 마치 진짜 가족처럼 막내 장세현을 보듬었다. 디자인을 전공한 장세현은 극중 가족들의 이미지를 캐리커처로 그려 선물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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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드라마 ‘불어라 미풍아’ 속 한장면(사진제공=MBC)

  

“마지막 장면을 촬영하며 엄마(금보라)가 ‘아들, 한번 안아보자’ 하실 때는 저도 모르게 울컥했어요. 제 연기인생에 있어 처음으로 생긴 가족이라 애착이 강했죠. 기회가 된다면 선생님들과 다시 한번 연기하고 싶어요.”

 

지난해 ‘화랑’과 ‘불어라 미풍아’로 숨가쁘게 달린 장세현은 올해도 바쁜 나날을 보낼 계획이다. 출발이 좋다. 3월에는 영화 ‘리마인드’ 크랭크인이 잡혀있고 연이어 다양한 오디션에 참가한다. 

 

“20대 때만 해도 연소득 800만원이었는데 열심히 살다보니 30대에는 연금보험도, 건강보험도 스스로 내게 됐어요. 벌이도 벌이지만 새로운 나날이 펼쳐질 30대가 무척 기대됩니다. 배우는 배울 게 무궁무진한 직업이니까요.” 


조은별 기자 mulga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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