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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人] '범죄도시' 숨은 조연 윤병희, "마지막 관객의 탄성, 기분 좋은 짜릿함 느꼈죠"

배우 윤병희, '범죄도시'에서 영화의 결정적 펀치 날리는 중국 공안으로 출연
"최대한 뻔뻔하게 한 것이 포인트, 두 번 극장에서 영화 보며 관객 반응 살펴"
아직은 이름 아닌 캐릭터로 기억되는 무명 배우, 참여자로 제 몫을 다하는 것이 목표

입력 2017-10-2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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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범죄도시’ 에 출연한 배우 윤병희(사진 오른쪽)와 이도군. (사진 제공=메가박스 플러스엠)

 

영화 ‘범죄도시’가 누적 관객수 500만을 넘으며 이례적인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영화의 일등공신은 주인공 마석도 형사를 연기한 배우 마동석과 악당 장첸의 배우 윤계상이다. 여기에 범죄 조직 독사파, 이수파 등 각종 조연들이 제 몫을 하면서 형사가 악당 잡는 단순한 스토리의 영화가 더 높은 완성도를 지닐 수 있었다.



배우 윤병희(37)가 연기한 캐릭터는 영화에서 눈에 띄는 조연 중 한명이다. 그는 영화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마지막 범죄자 소탕작전에서 중국 공안으로 깜짝 등장해 장첸의 부하 위성락(진선규)을 꿰어내며 관객에게 기분 좋은 웃음을 선사했다.

“그 부분은 최대한 뻔뻔하게 하려고 했어요. 괜히 어설프게 하는 것보다는 유창한 중국어를 구사하며 뻔뻔하게 하는 것이 영화적 재미가 커질 거라 생각했죠. 다행히 감독님도 그 방향을 좋아하셨어요. 영화 개봉 후 극장에서 영화를 두번 봤어요. 그 부분에서 관객석에서 ‘아~’ 하고 탄성이 흘러나오는데…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짜릿함을 느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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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윤병희. (사진 제공=카라반이엔앰)

 

대중에게 윤병희는 아직 이름이 아닌 캐릭터로 기억되는 배우다.

 

공식적으로 2007년 연극 ‘시련’으로 연기를 시작했고 영화는 ‘7급 공무원’(2009)이 첫 작품이다. 이후 ‘황해’(2010), ‘악마를 보았다’(2010), ‘서부전선’(2015), ‘프리즌’(2017), ‘대립군’(2017), ‘남한산성’(2017) 등 여러 작품에서 단역과 조연을 가리지 않고 얼굴을 비쳤다. 

 

드라마 출연작으로는 ‘추노’(2010), ‘상속자들’(2013), ‘시그널’(2016), ‘구르미 그린 달빛’(2016) 등이 있다.

 

 

“지금 제겐 역할로나마 기억되는 것도 정말 감사한 일이에요. 다른 영화에선 제가 어떤 캐릭터를 연기했는지 잘 드러나지 않을 때가 많은데 이번엔 사람들이 확실히 중국 공안을 기억해주세요. 처음 대본을 읽을 때만 해도 이 정도로 임팩트가 있을 줄은 몰랐죠. 얼마 전에 만난 감독님도 ‘너 이 역할 작은 건 줄 알았지?’ 라고 하시더라고요. 대사 하나도 감사한 마음으로 하는 상황에서 이번 영화로 생각보다 큰 관심을 받아 얼떨떨해요.”

마동석은 윤병희를 연기 잘하는 진지한 배우로 기억했다. 마동석은 “캐릭터는 어리바리해 보이지만 실제로 매우 진지하고 연기에 진정성이 있는 배우”라며 “영화 ‘곰탱이’에서도 같이 연기했다. 거기서는 지금과 다른 캐릭터라서 기대해도 좋을 것”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내년 개봉 예정인 ‘곰탱이’는 체육 교사 기철(마동석)이 실종 여고생을 찾는 과정을 담은 작품이다. 윤병희는 극 중 건달 칠성 역으로 출연했다.

“저도 배우로서 현장에 가지만 지금도 많이 활동하고 연기하는 분을 보면 신기해요. 마동석 선배님도 그런 분이었어요. 기억나는 건 제가 충분히 연기할 수 있게 배려해주시는 거였어요. 연기 전에 리허설을 많이 하는 편인데 선배님에게 여러 말씀을 드리니 좋다며 다 받아주셨어요. 현장에선 형사팀, 이수파팀, 독사파팀, 장첸 팀 등 다 팀으로 움직여요. 끈끈한 그들만의 호흡이 부러웠어요. 저는 공안으로 연기한 (이)도군이와 많이 의지했죠.”

‘범죄도시’ 정도의 임팩트면 신스틸러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신스틸러’라는 단어를 언급하자 그는 아직 그 정도는 아니라고 손사래를 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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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범죄도시’ 촬영 현장 모습. (사진 제공=메가박스 플러스엠)

 

“저는 아직 ‘참여자’예요. 한편의 영화가 만들어지기까지 스태프, 배우, 제작자 등 많은 사람이 맡은 포지션에서 일해요. 저는 겨우 제 위치에서 한 사람의 몫을 하고 나오는 정도죠. 그래서 ‘비록 남들이 몰라도 내 위치에서 열심히 연기하자’고 되뇌면서 카메라 앞에 서요. 다 하고 나올 때는 뿌듯함과 보람을 느끼죠. 관객 대부분이 저의 존재를 모르고 지나가지만 저는 분명 배우 윤병희의 모습을 눈에 담고 있어요. 지금도 한 계단씩 꿈을 향해 전진하고 있죠.”

영화 ‘범죄도시’로 윤병희의 얼굴을 기억한다면 곧 그리고 자주 그를 만날 수 있을 전망이다. 현재 상영 중인 ‘대장 김창수’에선 주인공 김창수가 각성하는 계기를 만든 인물을 연기했다. 다음 달 방송되는 조정석, 혜리 주연의 MBC 월화 드라마 ‘투깝스’에도 등장한다. 내년 개봉하는 영화 ‘물괴’에선 내시 역으로 출연한다.

“당장 어느 위치까지 오르겠다는 계획은 없어요. 그저 버티고 묵묵히 걷다 보면 지금보다 행복한 지점에 도착할 거라는 믿음뿐이죠. 나중에는 그동안 제게 도움을 준 분들에게 보답하자고 늘 생각해요. 특히 ‘추노’에서 만나 지금까지 선배이자 형으로 도움을 주시는 조희봉 형님은 제게 정말 감사한 분이에요. 힘들 때 따듯하게 먼저 ‘병희야’라고 이름을 불러준 유승목 형님도 그런 분이죠. 감사한 분들에게 보답할 수 있는 그 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김동민 기자 7000-ja@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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