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뉴스 전체보기

닫기
더보기닫기

[집중분석] 경기침체에 투자도 위축…'절벽' 코 앞에 둔 한국경제

입력 2018-05-31 17:05
신문게재 2018-06-01 3면

2018053130
 

장기간 수출에만 의존하던 우리나라 경제가 내수 둔화와 취업 시장 악화, 기업 경영심리 위축 등으로 어두운 민낯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당초 정부가 제시했던 경제 성장률 3.0%, GNI(국민총소득) 3만 달러 달성도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31일 정부의 국책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올해와 내년 경제성장률을 각각 2.9%, 2.7%로 하향 조정했다.



이날 KDI의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우리나라 수출은 반도체와 전기 및 전자기기가 상승세를 이끌었지만, 수주 잔량 감소와 단가 하락 등으로 선박, 디스플레이 등의 산업이 타격을 입으면서 증가폭이 둔화됐다. 같은 기간 교역 조건은 수출가격이 크게 둔화되면서 전분기(-1.6%)에 이어 2.2% 악화됐다. 올해 경상수지는 지난해(785억 달러)보다 축소된 669억 달러 내외의 흑자를 기록할 전망이다.

경기침체와 최저임금 인상 등의 요인으로 고용시장은 좀처럼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1분기 취업자 수는 설 명절 등 2월 특이요인을 감안하더라도 전년 동기 대비 18만3000명(0.7%) 증가에 그쳐 2010년 1분기 이후 가장 낮은 증가폭을 나타냈다. 4월 취업자 수 역시 제조업과 건설업 분야의 고용 둔화로 전월(11만2000명, 0.4%)보다 소폭 확대된 12만3000명(0.5%) 증가에 그쳤다. 이에 KDI는 “자동차 및 조선업 구조조정 등으로 제조업 고용 환경이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취업유발효과가 높은 소비 관련 서비스업 경기도 침체기에 접어들어 고용이 본격적으로 개선되지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향후 한국경제의 위험요인에 대해 KDI는 “대외적으로 반도체 등 주요 수출품목의 단가 하락과 중국의 기술 추격으로 우리나라의 수출경쟁력 약화될 수 있다”며 “대내적으로는 시장금리 상승으로 인해 자산가격이 급락하는 경우, 한계가구의 부채상환능력이 저하되면서 내수를 중심으로 성장세가 급격히 축소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우리나라의 성장을 이끌어 온 기업들의 경영심리마저 악화되면서 한국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궤도에 진입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한국경제연구원이 같은 날 발표한 6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전망치는 95.2로 기준인 100에 미치지 못했다. 이는 지난달 전망치(100.3)에 비해 크게 하락한 것으로 기업들은 국제유가와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채산성 악화를 주된 위험요인으로 꼽았다. 또 5월 실적치(95.5)는 기준선을 뛰어 넘었던 5월 전망치(100.3)와 달리 부진한 것으로 조사됐으며 내수(99.0), 수출(98.0), 자금(96.0), 고용(95.7) 등 대부분의 세부지표도 기준점 밑으로 떨어졌다.

이 같은 현실은 우리 기업들의 투자 활동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날 통계청이 발표한 ‘4월 산업동향’에 따르면, 전 산업생산은 광공업, 건설업 등에서 늘어 전월 대비 1.5% 증가한 반면 설비투자는 전월에 비해 3.3% 감소했다. 품목별로는 정밀기기 등 기계류(2.1%) 투자가 증가했지만 항공기 등 운송장비(-17.4%) 투자가 크게 줄었으며, 전년 동월 대비로는 항공기 등 운송장비(-6.5%) 투자는 감소했지만 특수산업용기계 등 기계류(3.1%) 투자가 늘어 소폭 상승(0.6%)하는데 그쳤다.


정길준 기자 alfie@viva100.com 

기자의 다른기사보기 >

이시각 주요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