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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메이커] EU 첫 여성 집행위원장 폰데어라이엔

'포스트 메르켈' 기대 줄며 불안한 입지 속 극적 반전 이뤄
브렉시트, 대미 무역정책 해법 찾기 등 난제 산적

입력 2019-07-17 17:00
신문게재 2019-07-18 2면

XINHUA PHOTOS OF THE DAY
16일(현지시간)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의 유럽의회 본회의에서 차기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위원장으로 공식 선출된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독일 국방장관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신화=연합)

‘7남매 엄마, 유리천장 깨고 EU를 짊어지다.’



독일의 첫 여성 국방장관으로 잘 알려진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60)이 16일(현지시간) 첫 여성 유럽연합(EU) 수장에 등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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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오후 유럽의회 본회의에서 진행된 후보 인준 투표 결과, 그는 재적의원(747명) 가운데 ‘찬성’ 383표를 얻어 EU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 집행위원장에 당선됐다고 AFP통신 등이 보도했다. 가결정족수(374표)에서 불과 9표차 밖에 더 얻지 못했지만,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냈다.

그는 독일 국방부장관을 맡으면서 한때 ‘포스트 메르켈’(메르켈 총리 후계자)의 유력 후보로 꼽히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국내 정계 입지가 위축되면서 후계자 그룹에서 서서히 밀려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던 그가 예상과 달리 EU 집행위원장에 선출되는 극적 반전을 이룬 것이다.

EU 집행위원장은 28개 회원국 연합체인 EU의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를 총괄하는 최고위직이다. 일반 국가의 행정부 수반에 해당한다. 임기는 5년으로, 장클로드 융커 현 위원장의 뒤를 이어 오는 11월 1일 정식 취임하면 2024년 10월 말까지 이 자리를 책임지게 된다.

투표 결과가 발표되자 폰데어라이엔은 의원들의 축하 박수 속에서 감사의 뜻을 표하며 “단합되고 강한 EU를 만들겠다”고 일성을 터트렸다. 그러나 첫 여성 EU 수장에 올랐다는 기쁨을 누리는 것도 잠시, 그는 이내 산적한 난제들과 맞닥뜨려야 한다.

당장 그의 취임 하루 전날인 10월 31일 영국의 EU탈퇴(브렉시트)가 예정돼 있다. 영국이 아무런 합의 없이 EU를 탈퇴하는 ‘노딜 브렉시트’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EU의 혼란이 클 것이라는 점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이와 관련해 이날 인준 투표를 앞두고 “타당한 이유가 제시된다면 영국이 추가로 브렉시트를 연기하는 것을 지지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벌어진 미국과의 관계회복도 발등의 불이다. ‘무역불균형’ 시정을 요구하는 트럼프 행정부와의 어려운 무역협상을 이끌어야 한다. 브렉시트를 계기로 불거진 EU 해체 위기를 극복해 통합과 결속을 다지는 ‘EU 개혁’과 유럽으로 몰려드는 난민문제 해결, 기후변화 대응 등 중대한 도전과제들이 그의 앞에 놓여 있다.

김수환 기자 ksh@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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