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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 저커버그 “中 디지털화폐 추진이 더 위협적” … 리브라 살리기 ‘성동격서’

입력 2019-10-24 16:18
신문게재 2019-10-25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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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현지시간) 미국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한 세계 최대 소셜미디어 페이스북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EPA=연합뉴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가 중국 디지털 화폐를 무기로 리브라 구하기에 나섰다. 페이스북 암호화폐 프로젝트 리브라는 미국을 비롯한 서방 금융당국의 십자포화에 프로젝트 무산 위기에 놓인 상태다.



23일(현지시간) CNBC 등 미국 주요 매체들에 따르면 저커버그는 이날 미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리브라 출시를 두고 논의하는 순간에 중국은 우리와 비슷한 아이디어로 디지털 위안화를 추진하고 있다”며 “미국이 기술혁신에 나서지 않는다면 우리의 리더십을 보장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저커버그의 이러한 발언을 두고 각 매체들은 리브라 프로젝트 좌초를 막을 희생양을 찾은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다. 또한 중국의 디지털 화폐 발행이 전 세계 금융 인프라에 큰 영향을 미치는 사안이기에 ‘자국우선주의’를 외치는 트럼프 행정부의 심리를 자극한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이날 미 하원 의원들은 그동안 페이스북이 개인보호에 소홀히 하면서 여러 번 문제를 일으킨 사례를 언급하며 리브라 프로젝트가 신뢰를 보장하지 못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금융당국과 협의도 거치지 않은 독단적인 프로젝트 추진이라는 날선 비판이다.

맥신 워터스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위원장은 “리브라는 달러 지위에 도전하고 있으며 이용자 프라이버시, 거래 리스크, 국가 안보, 통화정책, 글로벌 금융 체계 안정성에 위협을 가할 수 있다”며 “당신(저커버그)은 법 위에 있다고 생각하냐”고 쏘아붙였다.

이에 저커버그는 “당국의 우려를 충분히 알고 있고 이를 완벽히 대처할 수 있을 때까지 리브라 발행을 연기하겠다”며 “당국 승인이 떨어지기 전까지 리브라 발행은 없을 것”이라고 물러섰다.

리브라는 앞서 프로젝트 발표 당시 내년 초 발행을 목표로 삼았다. 이날 저커버그가 연기 방침을 밝히면서 미국 정치권이 내년부터 대선 레이스에 들어가는 만큼 대선이 끝나는 11월 3일까진 프로젝트가 진전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저커버그는 청문회에서 리브라 프로젝트가 가지고 올 긍정적인 효과를 연신 강조했다. 중국의 디지털 화폐 발행이 실질적인 위협으로 다가오는 만큼 이를 견제할 수 있는 리브라 프로젝트에 힘을 실어줄 것을 호소하는 모습이다.

한편 중국인민은행은 지난달 디지털화폐(CBDC) 발행을 중국의 ‘블랙프라이데이’인 광군절(11월11일)를 기점으로 발행을 검토한다고 밝혔다. 블록체인과 같은 분산원장기술을 이용한 탈중앙화 화폐가 아닌 중앙은행이 관리하는 방식의 중앙집중형 화폐다. 가치 변동이 없는 스테이블코인의 특징을 취하고 있다.

이날 청문회 소식이 전해지면서 암호화폐 대장주 비트코인은 전날보다 약 7% 떨어진 870만원대까지 폭락했다. 


김상우 기자 ksw@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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