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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사이드]뮤지컬 ‘마리 퀴리’ 리사가 전하는 전혀 다른 마리와 안느 그리고 “배우주기율표가 있다면…”

입력 2020-03-13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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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마리 퀴리’의 리사(사진제공=라이브)

 

“정말 너무 달라요. 연습을 하면서 제가 생각지도 못한 마리를 (김)소향이나 (정)인지가 표현할 때면 저럴 수도 있겠구나 싶었어요.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면서 자기만의 것들이 생기고 자기만의 마리가 생겼죠.”



뮤지컬 ‘마리 퀴리’(3월 29일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에서 마리 스클로드프스카 퀴리(김소향·리사·정인지, 이하 시즌합류·가나다 순)로 분하고 있는 리사는 배우마다 다른 마리, 안느에 대해 털어놓았다.

뮤지컬 ‘마리 퀴리’는 두 번의 노벨상을 수상한 과학자인 마리 스클로도프스카 퀴리(김소향·리사·정인지, 이하 시즌합류·가나다 순)의 삶을 다루는 작품이다. 문화체육관광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주최하는 ‘신진 스토리 작가 육성 프로그램’의 일환인 2017년 ‘글로컬 뮤지컬 라이브’ 시즌2 선정작이자 2018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공연예술창작산실 올해의 신작으로 초연됐다.

두 번째 시즌을 맞은 ‘마리 퀴리’는 뮤지컬 ‘리지’ ‘팬레터’ ‘신과함께-이승편’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오늘 처음 만드는 뮤지컬’, 연극 ‘히스토리보이즈’ ‘오펀스’ 등의 김태형 연출과 뮤지컬 ‘셜록 홈즈’ 시리즈, ‘곤 투모로우’ ‘서울의 달’ 등의 최종윤 작곡가, 뮤지컬 ‘귀환’ ‘그날들’ ‘그리스’ ‘랭보’ ‘모래시계’ 등의 신선호 안무가가 새로 합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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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마리 퀴리’의 전혀 다른 마리들. 김소향(위)과 정인지(사진제공=라이브)
마리 퀴리를 비롯해 폴란드 출신의 라듐시계공장 언다크 직공 안느(김히어라·이봄소리), 마리의 동료 과학자이자 남편 피에르(김지휘·임별), 언다크의 사장 루벤(김찬호·양승리) 등이 저마다의 입장에서 라듐의 유익성과 유해성을 입증하려 갈등하고 공감하며 고뇌한다.


◇과학 이외는 서툰 리사, 부드러운 카리스마 김소향, 생각 많지 진지한 정인지의 ‘마리’

“연습 때는 딱딱하고 완벽한 사람으로 해보기도 했는데 과학 이외에는 아무 것도 모르는 마리로 가닥을 잡았어요. 사회성도 떨어지고 덜렁거리고…실험을 하면서도 다 떨어뜨리면 피에르가 주워주고 그러지 않았을 것 같아요.”

스스로의 ‘마리’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 리사는 “실제로 어떤 사람인지 아무도 모르니 업적과 다큐멘터리 등 자료를 통해 상상을 가미해 만들어낸 인물”이라며 “자신이 찾아야하는 것 외에는 그 무엇도 생각하지 못하는 사람”이라고 덧붙였다.

“초연부터 마리였던 소향은 이미 갖춰진 것들이 있었어요. 부드럽지만 강한 ‘마리’죠. 친근하지만 큰 일 앞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단단한 마리죠.”

이어 정인지의 마리에 대해서는 “인지는 저희랑 얘기할 때도 생각이 많고 깊이 분석하는 배우”라며 “굉장히 욱 하거나 화가 나는 상황에서도 차분한 실제 모습이 많이 투영된 마리”라고 귀띔했다.

“무엇이 ‘예쁘다’고 표현하기 전까지 생각이 아주 많고 진지하게 분석하죠. ‘맛있다’는 말도 비주얼부터 하나하나 느끼고 분석한 다음에야 해요. 마리 역시 그런 식으로 잡아갔죠. 아주 작은 것도, 굉장히 큰 문제도 스스로의 머리로 이해할 때까지 고민을 굉장히 많이 하는 배우예요. 언니들(김소향·리사)을 찬찬히 지켜보다가 차분하게 정리해주곤 하죠. 그런 인지를 보면서 많이 배워요.”


◇중저음에서 오는 감동 김히어라, 청아하고 맑은 이봄소리의 ‘안느’

뮤지컬 마리 퀴리
뮤지컬 ‘마리 퀴리’의 안느 코발스키 김히어라(왼쪽)와 이봄소리(사진제공=라이브)

 

“안느는 걸크러시 성향을 장착해야하는 인물이에요. 초연부터 함께 한 (김)히어라에게도, (이)봄소리에게도 딱 어울리는 배역이지만 전혀 다르게 표현되죠.”

그리곤 “봄소리는 우유부단하지 않아서 멋있다. 굉장히 분명한 친구”라며 “히어라는 ‘마리 퀴리’로 처음 만났는데 너무 예쁘고 갈색 눈동자가 매력적”이라고 귀띔했다. 그리곤 “두 배우의 목소리도 색이 전혀 다르다”고 덧붙였다.

“봄소리는 강단있는 안느예요. 맑고 청아한 목소리가 매력적이죠. 히어라는 정말 강하지만 속은 정말 따뜻하고 여린 안느 그 자체예요. 목소리가 너무 멋있어요. 특유의 중저음에서 오는 감동이 있죠. 특히 ‘죽은 직공들을 위한 볼레로’에서 죽은 직공들 이름 하나하나를 부를 때는 눈물이 막 날 정도예요.”


◇배우주기율표가 있다면 “제 위치는 여전히 모르겠지만…”
 

뮤지컬 마리 퀴리
뮤지컬 ‘마리 퀴리’의 리사(사진제공=라이브)

“배우들의 주기율표가 있다면 저는 어디쯤 위치하고 있을까요? 저도 정말 알고 싶습니다.”

극 중 마리와 안느는 처음 만난 기차 안에서 원소주기율표와 고향에서 가져온 길잡이 흙을 서로에게 선물한다. 그 중 원소주기율표는 마리가 직접 그린 것으로 안느는 “거기에 꼭 마리 이름을 적어 넣을 것”이라고 응원하곤 한다. 그 원소주기율표에 이름을 적기 위한 마리의 여정은 극 내내 눈물겹고 치열하게 펼쳐진다.

세상의 모든 것을 이루는 물질들을 발견해낸 이들의 이름을 딴 원소들, 그들의 주기율표 빈칸에 ‘폴란드의 별’로서 마리가 자기의 이름을 적을 수 있기를 바라는 안느의 진심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상징이다.

“항상 ‘이 정도는 오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하다가도 새로운 작품을 만나면 ‘아! 아직 아니구나! 근처도 못가있네’라고 느낄 때가 많아요. 사실 제가 생각하는 ‘이 정도’의 지점이 어디인지도 잘 모르겠어요.”

그리곤 “다만 첫 번째 단계를 겨우 잘 넘어서 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며 “하면 할수록 어렵고, 더 알면 알수록 모르겠고, 더 디테일 해져야한다는 걸 점덤 더 많이 느낀다”고 털어놓았다.

“특히 맡은 역할을 더 잘 표현해주고 싶어서 끝나는 그 순간까지 계속 찾으려고 노력해요. 그 과정에서 배우로써 느낄 수 있는 것들이 매번 달라져요. 그래서 아직도 잘 모르겠어요. 하지만 분명한 건 아직 갈 길이 너무 멀다는 사실이에요. 배울 것도, 느낄 것도 그리고 해내야 하는 것도 많은 것 같거든요.”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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