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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K 등 대기업, 코로나 '보릿고개'에도 '미래투자' 늘렸다

100대 기업, 올해 상반기 투자 63.2조원, 전년 동기 대비 4.6조 증가
불확실성 대비 차입 늘어. 현금성 자산 19.2% 증가

입력 2020-11-11 16:04
신문게재 2020-11-12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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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기업들이 올해 들어 코로나19의 경제적 충격에 따른 실적 악화에도 불구하고 투자를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코로나19의 전 세계적인 여파로 생산·공급·소비가 동반 부진에 빠진 상황에서 하반기 우리 경제 반등의 필요충분조건인 ‘소비’와 ‘수출’뿐 아니라 ‘투자’에도 적극적으로 나선 결과로 풀이된다.



11일 한국경제연구원(이하 한경연)에 따르면, 국내 100대 기업의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28.7% 감소했지만, 같은 기간 투자액은 전년 동기보다 4조6000억원 늘어난 총 63조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투자 확대는 100대 기업의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이 1년 전보다 3분의 1 가까이 감소한 33조9000억원을 기록한 어려운 상황에서 이뤄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상반기 투자액 중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39.6%(약 25조원)로, 반도체가 투자의 버팀목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문제는 올해 상반기 투자액 대비 영업이익이 0.54에 불과, 최근 5년 내 최저치를 기록했다는 점이. 주요 기업들의 올해 상반기 동안 벌어들인 돈이 투자 집행액의 절반가량에 불과하다는 것으로, 영업이익이 투자액을 크게 하회하는 상황이 지속할 경우 투자 여력 약화 및 산업 경쟁력 저하가 우려된다.

업종별로는 △통신(19.6%) △자동차(11.1%) △전기전자(7.7%)의 상반기 투자 증가율이 두드러졌다. 반면, △음식료(-48.9%) △유통(-56.7%) 등 내수 업종의 투자는 급감해 코로나19로 인한 업종별 희비가 극명하게 나타났다.

한편, 최근 코로나19로 인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주요 기업들은 현금성 자산을 크게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 이후 200조원 중반대를 유지하던 100대 기업의 현금성자산은 올해 6월 말 기준 312조6000억원으로 19.2%(50조2000억원) 증가했다. 이는 기업들이 올해 코로나19 여파에도 자율주행·바이오·자동차 전장·반도체·5G·인공지능(AI)·빅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준비하며, 대내외 불확실성에 대비한 유동성 확보에 집중한 것으로 풀이된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상반기에는 기업 투자가 예년 수준을 유지했지만, 코로나19 장기화로 투자 여력은 점차 낮아질 것”이라며 “기업 자금이 연구개발(R&D) 투자로 유입될 수 있도록 정부의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종준 기자 jjp@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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