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뉴스 전체보기

닫기
더보기닫기

[비바100] “대형기획사에 밀려?” K팝 중소기획사, 한 지붕 여러 가족 체제로!

[조은별 기자의 K엔터+] 중소 연예기획사 생존전략 '인수합병'

입력 2021-04-27 18:30
신문게재 2021-04-28 11면

21042716

인기 걸그룹 마마무와 오마이걸이 한식구가 됐다. 모모랜드는 SG워너비 김용준, 천명훈 등과 한솥밥을 먹는다. 최근 들어 중소 규모 K팝 기획사들의 대규모 인수합병이 늘고 있다. 이유는 다양하다. 기업공개를 목표로 전략적인 인수합병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중소기획사들의 노하우를 공유하고 힘을 합쳐 대형기획사에 맞서는 경우도 있다.


최근 비슷한 규모의 3개사를 인수한 걸그룹 모모랜드 소속사 MLD엔터테인먼트(이하 MLD)는 기업공개보다 중소기획사의 생존전략에 방점을 둔 케이스다. MLD는 지난 23일 ㈜비엠엔터테인먼트(대표 김평희, 이하 비엠), ㈜알앤디컴퍼니(대표 최승용, 이하 알앤디), ㈜더블에이치티엔이(대표 이훈석) 3개사를 인수(M&A)하고 레이블 체제를 구축한다고 밝혔다.
 

2020112901010013392
걸그룹 모모랜드 (사진제공=MLD엔터테인먼트 )

MLD의 이형진 대표는 본지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최근 K팝 기획사들의 인수합병이 콘텐츠를 대상으로 한다면 우리는 플레이어를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고 설명했다.

 

즉 이번 대규모 인수는 각 기획사에 소속된 아티스트(콘텐츠)가 아닌 전문가(플레이어) 영입이 대상이라는 의미다. 

 

실제로 비엠의 김평희 대표는 가수 김현철, 유리상자, 이기찬, 박혜경 등을 제작한 최고 제작자 중 한명이다. 알앤디 최승용 대표, 더블에이치티엔이의 이훈석 대표 역시 방송가에서 내로라 하는 매니저들이다.

 

MLD는 기업 인수와 함께 NH엔터테인먼트 출신 심화석 이사와 스타제국 출신 류재현 이사를 영입하며 매니지먼트라인도 탄탄하게 보강했다.

이형진 대표는 “아티스트를 빛낼 능력이 있는 매니저들이 중소기획사 소속이라는 이유로 대형기획사에 밀리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이들은 재능 있는 신인을 발굴하곤 하지만 환경적 요인에 밀려 데뷔 기회를 놓치거나 데뷔해도 빛을 보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며 “전문가 집단이 뭉쳐 시너지를 창출해 데뷔를 준비하는 아티스트들에게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MLD는 추후 레이블 체제를 구축해 아이돌그룹은 MLD, 방송인과 힙합 그룹은 알앤디, 발라드와 인디는 더블에이치티엔이와 비엠을 통해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마마무_라이브나우_메인
걸그룹 마마무 (사진제공=RBW)

 

MLD의 대규모 인수합병에 앞서 오마이걸 소속사 WM엔터테인먼트(이하 WM)를 인수한 마마무 소속사 RBW 역시 가요계 신선한 충격을 안겼다. 두 회사 모두 비슷한 시기인 2008년(WM)과 2010년(RBW)에 창립해 마마무와 오마이걸이라는 아티스트를 키워낸 내실 있는 중소기획사다. RBW는 WM 인수로 기업공개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RBW 김진우 대표는 전화 인터뷰에서 이번 인수합병의 포인트로 “양사가 가진 강점이 시너지를 빚을 수 있는지 주목했다”고 설명했다.

 

오마이걸_단체 이미지
걸그룹 오마이걸 (사진제공=WM엔터테인먼트)

RBW는 히트메이커 김도훈 작곡가와 뮤직비즈니스 전문가 김진우 대표가 각각 대표 프로듀서와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여타 K팝 기획사들의 주요 매출이 아티스트 제작과 기획인 것에 반해 RBW는 콘텐츠 제작, 브랜드 마케팅 대행 등으로 매출 다각화를 꾀했다. 이와 더불어 독창적 노하우가 담긴 제작시스템 ‘RBW 아티스트 인큐베이팅 시스템’을 구축해 국내외에서 주목받고 있다. 

 

비원에이포, 오마이걸, 온앤오프 등이 소속된 WM은 아티스트 발굴 및 육성 능력이 빼어난 K팝 기획사다. 국내 가요계에서 빠른 성장을 발판 삼아 해외 K팝 시장에서도 두각을 드러냈다.


김진우 대표는 “WM의 아티스트 발굴·육성 역량과 RBW의 콘텐츠 제작 노하우가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는 공동전략사업을 창출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번 인수로 RBW의 기업공개(IPO)도 한층 순조로워질 전망이다. 매출규모가 대폭 커진 만큼 기업가치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K팝 기획사들이 한 지붕에서 레이블로 한솥밥을 먹는 것은 하이브가 원조다. 방탄소년단을 세계적인 스타로 키워낸 빅히트 엔터테인먼트를 토대로 2019년 여자친구 소속사 쏘스뮤직과 세븐틴 소속사 플레디스, 2020년 지코가 설립한 코즈 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하며 방탄소년단 군 입대 후 포트폴리오를 차근차근 마련했다.

 

방탄소년단_2021 그래미 어워드_단체(2)
그룹 방탄소년단 (사진제공=하이브)

 

지난해 기업 공개 후 사명을 하이브로 변경한 뒤에는 해외로 눈을 돌렸다. 세계적인 스타 저스틴 비버를 발굴한 스쿠터 브라운의 이타카 홀딩스의 지분100%를 인수한 것이다. 인수비용만 1조원이 넘는 ‘빅딜’이었다.


이번 인수로 스쿠터 브라운이 하이브의 이사진에 합류한다. 그러나 K팝 그룹 특유의 가부장적인 지휘체계가 아닌 각 레이블 고유의 독자적인 경영방식은 계속 존중한다는 방침이다. 한 지붕 밑에 있어도 각자의 사생활은 존중한다는 의미다. 

 

대체적으로 기업인수에서 모기업의 영향력이 절대적이지만 하이브의 이같은 레이블 체제는 K팝 업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가요계는 향후 하이브에 영향을 받은 중소기획사들의 ‘윈윈’ 인수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조은별 기자 mulgae@viva100.com 

 

기자의 다른기사보기 >

이시각 주요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