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뉴스 전체보기

닫기
더보기닫기

[비바100] 호국보훈의 달 6월, '매년 봐도 질리지 않을' 필감 리스트 공개!

[이희승 기자의 수확행] 지금 보면 좋은 영화·드라마
다시보는 '여명의 눈동자',격변의 한국사 생생히 담아내
영화 '아일라','연평해전'보는 내내 눈물

입력 2021-06-01 18:30
신문게재 2021-06-02 11면

21060255

가정의 달인 5월이 지나고 호국보훈의 달인 6월이다. 벌써 일년의 반이 흘렀다는 허망함도 잠시, 경건한 마음이 드는 건 6월의 첫날이 의병의 역사적 가치를 일깨워 애국정신을 계승하고자 제정된 ‘의병의 날’로 시작되기 때문이다. 이어 현충일과 6·25전쟁, 6·29 제2연평해전일 등 많은 기념일들이 있다.


나라를 보호하고 지키며 공훈에 보답하는 호국보훈(護國報勳)의 달 6월은 나라를 위해 자신의 몸과 마음을 바친 이들을 기리는 마음을 담고 있다. 대륙에 연결된 반도인 대한민국은 지리적 특성상 수많은 침략을 받았지만 그때마다 굳건히 일어났다. 일본의 침략과 여러 전쟁 이후 곪아터진 내전과 민주화 항쟁, 촛불 민심까지 ‘국가’를 위한 마음만큼은 모두가 진심이었다.



아직까지도 세계에서 유일한 분단국가라는 꼬리표를 달고 휴전 중이지만 통일이 되면 아시아를 넘어 세계 강대국이 될 것이라는 견제도 만만치 않다. 비록 일년중 한달이지만 매번 반복해 봐도 질리지 않을, ‘애국가가 절로 나오는’ 작품들과 전국의 행사를 추려봤다.


◇최고 시청률 58.4% 국민 드라마

 

호국보훈4
MBC에서 36부작으로 제작한 드라마 ‘여명의 눈동자’의 한 장면.(사진제공=MBC)

 

MBC를 ‘무한도전’으로 기억하는 요즘 세대는 모를 전설의 드라마가 있었다. 방영시간엔 전화 통화량과 수돗물 사용량이 뚝 떨어졌다던 김수현 작가의 ‘사랑이 뭐길래’에 버금가는 드라마로 ‘여명의 눈동자’가 그 주인공. MBC에서 36부작으로 제작한 ‘여명의 눈동자’는 일제 강점기에서 시작해 해방 이후의 혼란기를 거쳐 한국전쟁 시기까지를 관통하는 시대극이다.

격동의 근현대사를 살아가는 주인공 3명의 일대기를 생생한 묘사와 성실한 시대 고증으로 다루며 “한국 드라마의 역사는 여명의 눈동자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스케일이나 연출면에서 하나의 이정표를 세운 작품이다.

총 36부작으로 방송된 수목 드라마로 김성종이 1975년부터 1981년까지 일간스포츠에 연재해 10권으로 완결한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일본의 위안부 만행과 학도병 강제 징집, 태평양 전쟁, 8·15 광복, 단독정부 수립, 제주 4·3항쟁, 6·25전쟁 등을 관통하는 세 남녀의 이야기다. 주인공은 윤여옥(채시라), 최대치(최재성), 장하림(박상원)으로 현대사와 얽힌 이들의 삼각관계를 중심으로 사랑과 이별, 삶과 죽음을 서사화했다.

드라마를 먼저 보고 책을 접한 팬들이 당시 대본을 쓴 송지나 작가의 매끄럽고 압축적인 필력에 감탄했다는 후기가 지금도 검색될 정도다. 방대하고 야설에 가까웠던 자극적인 부분은 공중파 답게 덜어졌지만 캐릭터들의 깊이감은 당시 청춘 스타였던 배우들에 의해 더 견고해졌다. 특히 철조망을 사이에 두고 애절한 키스를 나누는 대치와 여옥의 모습은 흡사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스칼렛 오하라의 “내일은 다시 내일의 태양이 뜰거야”라는 대사만큼이나 수많은 사람들에게 회자되는 명장면으로 꼽힌다.


◇실화라서 더 와 닿는 영화들

 

호국보훈2
터키는 한국전쟁에 3번째로 많은 파병을 보낸 형제의 나라로 알려졌다.터키군인과 한국인 고아의 실화를 다룬 영화 ‘아일라’.(사진제공=영화사 빅)

 

국내 흥행은 다소 아쉬웠지만 터키에서 큰 화제를 모은 ’아일라’는 고아가 된 한국 소녀를 만난 한국전쟁 파병군 슐레이만의 실화에서 출발한다. 6·26전쟁 당시 터키군은 참전국 중 유일하게 부대 내에 한국인 고아들을 위한 ‘앙카라 고아원’을 운영했다. 슐레이만은 당시 5살이었던 한국인 고아(김은자)에게 터키어로 ‘달’이라는 뜻의 ‘아일라(Iyla)‘라는 이름을 지어주며 아버지처럼 보살폈지만 본국으로 함께 가지 못했다.

 

2021053101010012821_p1
영화 ‘아일라’. 60년이 흐른 두 사람이 과연 만날지는 영화 속에서 확인 할 수 있다.(사진제공=영화사 빅)

이후 60년 간 만나지 못한 두 사람의 슬픈 사연은 지난 2017년 터키에서 먼저 개봉해 500만 관객과 만나 터키 역대 관객수 6위를 기록하며 화제가 되기도 했다. tvN ‘응답하라 1988’에서 진주 역할로 대중의 사랑받았던 김설이 아일라 역할을 맡아 ‘블랙핑크’에 맞먹는 글로벌적인 인기를 한 몸에 받기도.

 

호국보훈3
이날 오전 10시경 서해 연평도에서 북한의 등산곶 684호가 대한민국 참수리 357호 고속정을 기습 공격해 해상 전투가 발발했다. 기습 함포 공격을 시작으로 상호간 치열한 격전이 약 30분간 진행됐다. (사진제공=NEW)

 

‘연평해전’은 2002년 대한민국이 월드컵의 함성으로 가득했던 순간 바다에서 일어났던 비극과 실존 인물을 영화적으로 재구성한 작품이다. 6월 29일 서해 연평도 서쪽 해상에서 벌어진 연평해전은 우리 측 함정 1척이 침몰하고 6명이 사망한 사건이었다. 크라우드 펀딩으로 제작비를 모은 영화 ‘연평해전’은 제작 기간만 무려 7년이 걸린 작품이다.

 

연평해전
2002년 6월29일 오전 10시께 북방한계선을 침범한 북한 경비정과의 전투에서 6명이 전사했고 19명이 다쳤다. 영화 ‘연평해전’의 한 장면.(사진제공=NEW)

 

김무열이 맡은 윤영하 대위, 진구가 연기한 한상국 하사는 실제 연평해전 당시의 인물이다. 이현우가 맡아 열연한 상병 박동혁 역시 실존인물을 모티프로 한다. 당시 기습 함포 공격을 시작으로 약 30분간 진행된 긴박한 해전이 영화에 고스란히 담겼다. 군인이기 전에 누군가의 아들, 친구, 가족이었던 그들의 이야기는 생사를 오가는 상황에서도 서로를 의지하며 끈끈한 전우애를 발휘해 눈물샘을 자극한다.


◇당신들 덕분에 우리가 있다

 

호국보훈
나라를 위해 희생·헌신한 국가유공자를 기억하고 범국민적 감사와 예우를 표현하는 다양한 행사가 열린다.(사진제공=보훈처)

 

해마다 6월이 되면 정부를 비롯해 각 지자체에서 국가를 위해 희생한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을 추모하고 국민의 애국심 고취와 국가유공자를 최고로 예우하는 사회적 분위기 확산을 위해 다양한 행사들을 추진한다.

국가보훈처는 국가유공자의 희생과 공헌을 추모하고 기억하고자 6월 6일 오전 9시 55분에 국립서울현충원에서 ‘대한민국의 이름으로 당신을 기억합니다’라는 주제로 제66회 현충일 추념식을 거행한다. 전국 185개 지역에서도 추념식이 동시에 진행될 예정이다. 같은 날 오전 10시에는 추모 묵념 시간도 마련된다. 묵념에 참여하는 국민들이 인증사진을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올리는 ‘6610 온라인 묵념 캠페인’도 진행한다.

10일에는 일제에 항거해 자주독립의 의지를 펼쳤던 만세운동을 기념하는 ‘제95주년 6·10 만세운동 기념식’이 정부 주관으로 처음 거행된다. 25일에는 제71주년 6·25전쟁 기념행사가 부산에서 거행된다. 대구 지역에서는 6·25전쟁에 야구방망이와 글러브 대신 총을 들고 학도병으로 참전했다 대부분 전사한 상원고 야구부의 이야기를 웹툰으로 제작해 소개한다.

부산에서는 유엔기념공원에 안장된 2311명을 추모하고자 2311 걸음 이상을 걷고 온라인으로 인증하는 ‘피스 로드(Peace Road) 걷기대회’도 개최한다. 보훈처는 “작년에 이어 올해 호국보훈의 달 또한 코로나19 상황을 맞고 있지만 의미 있는 행사를 통해 독립·호국·민주의 숭고한 정신을 모든 국민이 가슴 깊이 새기는 계기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기자의 다른기사보기 >

이시각 주요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