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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황금알 낳을까… 다시 불붙는 아이돌 오디션 전성시대

[조은별 기자의 K엔터+] 불 붙은 가수 오디션 프로그램

입력 2021-06-22 18:30
신문게재 2021-06-23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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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게티이미지)

공정성 논란, 트로트 열풍에 주춤했던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이 쏟아진다. K팝이 전 세계적으로 높은 인기를 누리는 가운데 팬데믹으로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에 대한 수요를 확인한 방송사들이 기획사들과 손을 잡고 너도나도 아이돌 오디션 제작에 뛰어드는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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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라우드’의 한장면 (사진제공=SBS)
 
SBS ‘라우드’가 지난 5일 첫 테이프를 끊었다. ‘라우드’는 2017년 종영한 ‘K팝스타’ 시즌6 이후 SBS가 4년 만에 선보이는 오디션 프로그램이다. JYP엔터테인먼트 박진영 프로듀서와 피네이션의 싸이 프로듀서가 각 회사를 대표할 보이그룹을 만들기 위해 경쟁자들을 평가한다는 콘셉트다. 1회 시청률은 9%(닐슨코리아 기준, 이하 동일)로 동시간대 방송되는 tvN 드라마 ‘마인’의 9.4%를 바짝 따라잡았다. 

화제성 지수도 눈여겨 볼 만하다. 1회에 등장한 일본인 출연자 고키의 영상은 유튜브 조회수 77만만뷰를 기록했다. 이동현, 다니엘 제갈, 케이주 등의 무대모음집도 모두 10만뷰를 넘어서 새로운 팬덤이 형성되고 있다. 

걸스플래닛999_ 왼쪽부터 티파니영 선미 포스터
Mnet ‘걸스플래닛 999: 소녀대전’의 케이팝 마스터 티파니와 선미 (사진제공=Mnet)

 

‘프로듀스’ 사태로 오디션 공정성 논란의 흑역사를 쓴 Mnet은 걸그룹 오디션 ‘걸스 플래닛 999: 소녀대전’(이하 걸스 플래닛)으로 명예회복에 나선다. ‘걸스 플래닛’은 한국, 일본, 중국 등을 대상으로 한 동북아시아 3개국 걸그룹 오디션이라는 점에서 기존 ‘프로듀스’ 시리즈와 차별화를 꾀했다. K팝 2세대를 대표하는 소녀시대와 원더걸스 출신 티파니와 선미가 K팝 마스터로 출연한다.
 
각 나라를 대표하는 33명의 연습생, 총 99명이 선의의 경쟁을 펼친다. 제작진의 개입을 막기 위해 문자 투표 대신 엔씨소프트의 팬 플랫폼 ‘유니버스’에서 투표를 진행하는 등 공정성 논란을 피하기 위한 방지책을 마련했다. CJ ENM 강호성 대표가 지난 달 31일 발표한 기자간담회에서 ‘걸스 플래닛’을 언급할 정도로 사내에서 심혈을 기울이는 프로젝트다. 다만 최근 높아진 반중정서를 극복하는 게 관건이다. 

극한데뷔 야생돌_
MBC ‘극한데뷔-야생돌’ (사진제공=MBC)

 

MBC는 스타 PD들과 손잡고 남녀 오디션을 제작한다. 9월 방송 예정인 ‘극한데뷔 야생돌’은 아이돌판 ‘진짜사나이’ ‘강철부대’를 표방한다. 그간 오디션이 스튜디오에서 가창력과 댄스 실력을 가늠했다면 ‘극한데뷔 야생돌’은 기존 오디션에 버라이어티 요소를 버무려 체력과 강한 정신력까지 갖춘 아이돌을 뽑는다는 점에서 눈여겨 볼 만하다. MBC ‘황금어장-무릎팍도사’, JTBC ‘아는 형님’ 등을 연출한 MBC 출신 여운혁 미스틱 스토리 영상부문 대표가 기획하고 ‘진짜사나이’ ‘백파더’의 최민근 PD가 연출을 맡았다. 

210601 한동철PD 글로벌 오디션 접수 시작 관련 보도자료
MBC ‘방과 후 설레임’ (사진 제공 =펑키스튜디오)

 

11월에는 ‘프로듀스’ 시리즈를 기획한 한동철 PD가 연출하는 ‘방과 후 설레임’을 선보인다. 미국 빌보드 차트 진입에 도전하는 걸그룹을 구성한다는 목표 하에 2010년 1월 1일 이전 출생자를 대상으로 현재 참가자를 모집 중이다. 

오디션 프로그램은 다양한 장르로 변주 중이다. 밴드오디션인 JTBC ‘슈퍼밴드’가 21일 시즌2 방송을 시작했다. 윤상, 윤종신, 유희열 외 가수 이효리의 남편인 롤러코스터 출신 이상순, 투애니원 출신 씨엘이 처음으로 심사를 맡아 화제를 모았다. 

KBS는 1970~1990년대 노래를 재해석하는 가수를 발굴하는 ‘우리가 사랑한 그 노래, 새가수’를 7월 선보인다. 지난해 ‘포커스’를 방송한 Mnet은 하반기 또 다른 포크 장르 오디션을 준비 중이다. 트로트 명가인 TV조선도 ‘내일은 국민가수’로 K팝 장르에 도전한다. 

방송사들이 다시 오디션 프로그램 제작에 뛰어든 이유는 한마디로 돈이 되기 때문이다. 엔하이픈을 배출한 Mnet ‘아이랜드’는 방송 내내 1%대의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했지만 해외에서 유입된 유튜브 조회수가 폭증하며 시청자 투표로 이어졌다. Mnet에 따르면 방송 기간 동안 유튜브 등 온라인 생중계 누적 시청자수는 4400만 이상, 디지털 클립 조회 수 1억 8600만뷰에 달했다. 투표에 참여한 국가도 181개 국가에 달한다. 

‘아이랜드’를 통해 데뷔한 엔하이픈은 데뷔 7개월 만에 누적 앨범 판매량 100만장이라는 성과를 기록했다. 지난 4월 발표한 이들의 두 번째 미니앨범 ‘보더: 카니발’(BORDER: CARNIVAL)은 미국 빌보드 차트 월드 앨범 13위에 올랐고 일본 오리콘 차트 주간 음반차트에서 2주 연속 1위라는 성적을 거뒀다. 

스트레이키즈, 더보이즈, 에이티즈 등 일명 ‘즈즈즈’ 팀들의 매력을 재발견한 Mnet ‘킹덤’도 유튜브 총 조회수가 3억뷰를 훌쩍 넘었고 화제성 지수인 CPI에서도 8번이나 1위를 달성했다. 출연진들은 방송 이후 음반판매량이 급증하는 등 ‘윈윈’이었다는 분석이다. 

오디션을 통해 데뷔한 아티스트의 성장서사는 강력한 팬덤으로 이어진다. 방송사들은 이러한 아티스트 성장서사를 IP삼아 또 다른 프로그램으로 진화시킨다.  ‘미스트롯’ ‘미스터 트롯’ 등을 선보였던 TV조선이 ‘뽕숭아학당’ ‘사랑의 콜센터’로 톡톡히 재미를 본 게 대표적인 예다. JTBC도 ‘싱어게인’ 톱3인 이승윤, 이무진, 정홍일 등이 출연하는 ‘유명가수전’으로 2차 IP 확장에 나섰다. 

충성도 높은 팬덤은 그룹을 지탱하는 힘이 되기도 한다. Mnet ‘프로듀스48’을 통해 결성된 아이즈원은 기간 연장없이 해체했지만 팬들이 직접 나서 크라우드 펀딩을 시작해 31억원에 달하는 모금에 성공했다. 

MBC의 한 고위관계자는 “오디션 프로그램은 시청률이 낮아도 화제성과 그로 인한 광고 효과 및 2차 IP확장, 그룹에 대한 팬들의 충성도 등을 고려할 때 방송사 입장에서 수익성을 가져주는 콘텐츠”라고 분석했다. 

조은별 기자 mulga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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