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뉴스 전체보기

닫기
더보기닫기

[데스크 칼럼] '위드 코로나'로 전환하자

입력 2021-08-31 14:30
신문게재 2021-09-01 19면

20210727010006466_1
이형구 생활경제부장
“한자리에서 17년 동안 장사했는데 요즘처럼 힘든 때가 없었다. 새벽 5시까지 배달하며 버티고 있는데 솔직히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라며 “나아질 시점이라도 알면 빚이라도 내서 버티겠는데, 기약이 없다는 게 더 힘들게 한다.”



대학로에서 술집을 하는 50대 자영업자의 말이다.

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8주를 이어가면서 어려움을 호소하는 자영업자들이 급격히 늘고 있다.

실제로 한국은행에 따르면 자영업자가 주로 빌리는 개인사업자대출은 지난 7월 4조2000억원 증가해 7월 기준 역대 가장 높은 증가폭을 기록했다. 정부가 지원해주는 폐업 철거 비용을 신청한 건수도 올해 1~7월 1만2128건을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5962건)보다 두 배 이상 늘었다.

이처럼 자영업자들의 고통이 어려움이 가중되자 급기야 소상공인들이 영업시간 제한 철폐를 촉구하며 1인 시위에 나섰다.

한국외식업중앙회는 8월 30일 호소문을 통해 “정부는 감염확산에 크게 영향이 없는 영업시간 제한 철폐를 속히 시행하라”고 주장했다. 이어 “9월 3일까지 정부서울청사 정문 앞에서 1인 시위를 한다”면서 “더 이상 거리두기 4단계를 연장한다면 우리 외식업은 무너질 것이다”고 강조했다.

중앙회 측은 정부와 국회는 사회적거리두기 시행에 따른 영업손실의 규모가 눈덩이처럼 커져가는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을 감안해 실질적인 영업손실보상금 추가재원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호소했다.

그러잖아도 죽을 맛인 소상공인, 영세 자영업자의 시커멓게 타들어 가는 마음이 절로 느껴진다.

이처럼 어려운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을 생각해서라도 정부의 방역대책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넘어 ‘위드(with) 코로나’로 하루속히 전환해야 한다.

위드 코로나란 확진자 전체가 아니라 위중증 환자를 중심으로 감염병을 관리해 치명률을 낮게 유지하며 코로나19 이전의 일상으로 점차 되돌아가는 전략을 말한다.

이와 관련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지난달 26일 ‘고령층의 90%, 성인의 80%’가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해야 방역 전략을 ‘위드 코로나(with corona)’로 바꿀 수 있다고 언급했다.

코로나 19 예방접종 대응추진단에 따르면 8월 30일 기준 국내 코로나19 백신 1차접종 비율은 전체인구의 55.8%이고, 접종완료자는 28.5%에 불과하다. 특히 집밖 활동이 많은 18∼49세의 백신 접종완료자 비율은 20%에도 미치지 못한다.

정은경 청장이 언급한 기준을 적용하면 위드 코로나 시기는 기대보다 크게 늦어질 수 있다. 올해 안에 위드 코로나 전환이 가능할지조차 불투명해 보인다.

즉 이 말은 생존의 위협에 시달리는 자영업자의 고통도 더 길어진 다는 것을 의미한다. 언제까지 이들에게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할 것인가.

정부는 백신 접종률을 높이기 위해 백신접종자에 대한 혜택을 크게 늘리는 등 하루라도 빨리 일상으로 복귀할 방안을 적극 강구해야 한다.

더불어 당장 백신 접종률을 높여 ‘위드 코로나’로의 전환이 어렵다면 배달이나 방문 포장 등은 영업시간 제한을 두지 않는 등 사회적 거리두기 방안 도 운영의 묘를 발휘할 필요가 있다.

  

이형구 생활경제부장  scaler@viva100.com

 

기자의 다른기사보기 >

이시각 주요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