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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천궁-Ⅱ' 국산 단일 무기 최대 수출의 비결

[테크리포트] 한화시스템의 '다기능 레이다'와 LIG넥스원 창정비 역량 주목

입력 2022-02-07 07:15
신문게재 2022-02-07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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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궁-Ⅱ 사격 모습 (사진 제공=LIG넥스원)

  

북한의 탄도 미사일 위협 등으로 한국형 미사일 방어 체계의 필요성이 대두하면서, 국산 탄도탄 요격 미사일 체계 ‘M-SAM 2(이하 천궁-Ⅱ)’가 주목 받고 있다. ‘한국형 패트리엇’으로도 불리는 천궁-Ⅱ는 지난달 4조 원대 규모의 아랍에미리트 수출이 확정되면서, ‘K-방산’의 수출 신기원을 쓰기도 했다. 단일 무기 수출 건으로는 최대액이다.



천궁-Ⅱ는 LIG넥스원과 기아, 한화디펜스, 한화시스템 등 국내 다수 기업의 합작품이다. 천궁-Ⅱ 아랍에미리트 수출 계약 체결로 해당 무기의 발사대와 수송 및 적재 차량을 담당하는 한화디펜스가 3900억원 가량을, 레이더 체계를 만드는 한화시스템은 1조3000억여 원을, 체계 종합을 맡는 LIG넥스원은 약 2조6000억을 각각 수주 잔고로 올렸다.

중거리 지대공 유도 무기 체계인 천궁-Ⅱ는 구형 호크 미사일을 대체하기 위해 개발됐으며, 지난 2018년에 양산되기 시작해 작년 최초 물량이 우리 군에 인도됐다. 현재 해당 무기 체계는 북한의 탄도 미사일에 대응하는 우리나라 방어 체계의 핵심으로 꼽히고 있다.

천궁-Ⅱ는 교전 통제소와 다기능 레이더, 발사대, 유도탄 등으로 구성됐으며 1발당 가격이 15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무기의 경우 최대 사거리가 40㎞로, 고도 40㎞ 이하로 접근하는 적의 미사일과 항공기를 요격할 수 있다. 천궁-Ⅱ는 1개 발사대에서 최대 8기의 유도탄을 탑재해 연속적으로 발사할 수 있으며, 360도 대응이 가능하다. 천궁-Ⅱ는 다수 시험 발사에서 100% 명중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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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궁-Ⅱ 다기능 레이다 (사진 제공=방위사업청)

 

천궁-Ⅱ의 핵심 기술로는 한화시스템의 ‘다기능 레이더(MFR)’와 LIG넥스원의 창정비 역량이 꼽히고 있다. 우선 천궁-Ⅱ MFR은 천궁 체계의 핵심 센서로서 복잡한 전장 환경에서 1개의 레이더로 전방위의 다수 표적에 대해 탐지·추적·피아식별·미사일 유도 등을 수행할 수 있는 국내 최초 3차원 위상 배열 다기능 레이더이다.

중거리 항공기 표적에 대한 탐지·추적·피아식별 및 대전자전을 수행할 수 있으며, 요격 유도탄의 포착·추적·교신 교전 기능 등 복합 임무를 단일 레이더에서 수행 할 수 있다.

천궁-Ⅱ MFR은 국방과학연구소 주관으로 1998년부터 2년간 개념 연구, 2001년부터 5년간 탐색 개발, 2006년부터 5년 동안 체계 개발 단계를 거치며 개발됐다. 이를 통해 3차원 다기능 레이더 독자 개발 기반을 구축했으며, 현재 양산 및 전력화 이후 운용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현재는 천궁 다기능 레이더의 하드웨어 신규 개발 및 개조와 소프트웨어 중심의 업그레이드를 통해 항공기 표적 뿐 아니라 탄도탄 표적에 대한 방어 능력을 보유한 천궁-Ⅱ 성능 개량 다기능 레이더의 개발이 완료됐으며, 양산과 전력화에 돌입한 상태다.

천궁-Ⅱ MFR은 작전 운용 환경에 따라 선택적 운용이 가능한 정지 모드 및 회전모드를 통해 할당된 공간 또는 전방위 탐색이 가능하다. 또한 다수 표적에 대한 탐지, 비정밀·정밀 추적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으며, 피아식별 및 전자전 대응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외에도 교신과 유도탄 포착이 가능하고, 교전 통제소와 연동해 원격으로 운용할 수 있는 기능도 보유하고 있다.

천궁-Ⅱ MFR은 레이더 플랫폼 위에 안테나·송신기·통제 유닛을 탑재한 레이더 시스템과 탑재 차량으로 구성돼 있다. 차량 탑재형으로 기동성을 확보했으며, 이로써 신속한 배치·철수 및 교전 준비가 가능해 전술적 작전 운용 능력을 극대화할 수 있게 됐다는 설명이다.

LIG넥스원의 경우 수십 년간 쌓아 온 미사일 창정비 노하우 및 기술력이 천궁-Ⅱ 최초 수출이라는 성과에 일조했다고 강조하고 있다. 앞서 LIG넥스원은 지난해 국내 방위 산업의 발전은 물론 첨단 국산 무기 개발을 견인해 온 ‘호크 유도탄 창정비 사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고 밝힌 바 있다. 호크 무기 체계는 저고도·중고도 항공기의 위협으로부터 주요 시설을 방어하는 유도 무기 시스템으로, 군에서는 지난 1964년 첫 도입 후 다수의 성능 개량을 거쳐 운용해 왔다.

LIG넥스원의 경우 1982년 주한 미군 전용 설비 ‘TRMF(Theater Readiness Monitoring Facility)’ 인수를 통해 유도탄 정비창으로서의 역량을 확보하고 본격적으로 정비 사업에 착수, 2019년까지 약 38년 동안 총 7401발에 달하는 ‘호크 유도탄’의 창정비를 완수했다.

창정비란 무기 전체를 분해해 정비한 뒤 재조립하는 최상위 정비를 말한다. 군은 이미 1970년대에 나이키 허큘리스 및 호크 등 미국산 방공 유도 무기 체계들을 보유하고 있었으나, 안정적인 유지 보수 및 전력 운용을 위해서는 국내 창정비 역량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LIG넥스원은 창사 이전부터 민간 기업 최초로 미국 유도탄 정비 학교 대상의 방산 해외 연수를 실시하는 등 우수 인재 확보에 노력해 왔다. 이후로도 방공 유도 무기 체계 창정비와 관련해 기술 확보와 시설 투자, 전문 인력 양성 등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미국산 방공 유도 무기 체계의 원제작사로부터도 창정비 기술의 우수성을 인정 받기도 했다는 설명이다. LIG넥스원 관계자는 “LIG넥스원이 수십 년간 축적해 온 정밀 유도 무기 창정비 경험 및 노하우는 곧 중거리 지대공 유도 무기 ‘천궁’과 중거리·중고도 요격 체계 ‘천궁 II’, 휴대용 지대공 유도 무기 ‘신궁’ 등 첨단 국산 무기들을 개발, 정비하고 유지 보수 하는 역량으로 이어졌다”라고 말했다.

박민규 기자 minq@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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