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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영화 '탑건:매버릭'을 보기전에 미리 보면 좋을 톰 크루즈의 인생작!

[#OTT] 영화 '탑건'을 극장에서 본 행운아들 앞다퉈 리모컨 '꾹'
2편 본 관객들까지 다양한 OTT통해 1편 관람

입력 2022-06-22 18:30
신문게재 2022-06-23 11면

탑건 포스터비교
‘SF의 거장’으로 유명한 영화 감독 리들리 스콧의 동생 토니 스콧 감독이 1편의 연출을 맡았다.(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파라마운트)

  

이보다 완벽한 속편이 있을까 싶다. 무려 36년 만에 돌아온 ‘탑건: 매버릭’의 이야기다. 1편을 본 관객들은 거의 50대 이상이며 그나마도 비디오로 본 사람이 대다수라는 뜻이기도 하다. MZ세대들은 이해할 수 없을지도 모르겠다. 지금은 거의 사라진, 동네 골목마다 있던 비디오 테이프 대여점에서 ‘탑건’은 불멸의 인기를 끈 주인공이었다.

 

탑건
전작에서 베드신의 정석을 보여줬던 톰 크루즈. 자신의 상관이자 연상인 찰리에게 푹 빠진 모습으로 귀여움을 자아낸다.(사진제공=파라마운트)

 

고등학교 시절 극장에서 톰 크루즈 주연의 ‘뱀파이어와의 인터뷰’를 본 뒤 그의 출연작을 요즘 말로 ‘도장깨기’ 할 때의 이야기다. 홈 비디오 시장이 활황이던 1990년대 중반 당시 동네 비디오대여점 사장님은 “10년이 지난 작품인데도 빌려가는 사람이 많아 매년 두세개씩 새로 사야 한다”고 툴툴댔던 기억이 생생하다. 당시에는 월별 인기대여작품 순위가 나올 정도로 비디오를 보는 사람이 많았는데 인기가 많은 작품일수록 하도 많이 틀어대서 화면의 질이 좋지 않았다. 그만큼 꾸준히 새로 갈아야(?) 할 만큼 충성고객들이 많았다는 뜻.

 

탑건1
두 영화에 동시에 등장하는 이 장면은 방향은 반대로, 항공 점퍼에 달린 명찰 갯수의 차이가 변화한 매버릭의 상황을 대변한다. (사진제공=파라마운트)

 

‘탑건’의 한국 개봉일은 1987년이다. 흐른 세월만큼 상영 플랫폼도 다양해 졌다. 지난 16일 공식적으로 한국에 서비스된 티빙 ‘파라마운트플러스 브랜드관’에서 ‘탑건’은 개봉 일주일 전부터 실시간 인기 순위 상위권에 올라 눈길을 끌었다. 22일 개봉한 뒤 왓챠에서는 당당히 1위를 차지할 정도다.

그렇다면 1편을 보지 않고서도 ‘탑건: 매버릭’은 재미있을까. 물론 재밌다. 그냥 봐도 무방하지만 다양해진 상영기술에 특화된 느낌이 더 강하다. 예매전쟁은 개봉 전부터 시작됐다. 4DX, IMAX, 돌비 시네마, 슈퍼 4D 등 특별관으로 체험하기에 최적화된 영화라는 입소문이 상당했기 때문이다. 진보된 촬영 기술만큼 실제 전투기에 탄 듯한 분량이 상당 부분이다.

 

탑건2
무려 맥 라이언이 구스의 아내로 나와 반가움을 더하는 ‘탑건’의 한 장면. (사진제공=파라마운트)

 

아날로그적이긴 하지만 ‘탑건’이 지닌 속도감도 만만치 않다. 일단 ‘탑건: 매버릭’의 드라마 자체가 1편에서 ‘이 보다 더한 깨알 재미는 없다’고 자부할 정도로 쏠쏠하다. 전작은 만년 2등인 젊은 조종사 매버릭의 성장기에 가깝다. 전통이나 권위에 맞서는 망아지 같은 인물을 뜻하는 이름처럼 그는 매사에 2% 부족하게 전력을 다하지 않는 인물이다.

실력은 상당하지만 제멋대로인 그는 함장 딸과 썸을 타며 제트기에 태우거나 관제탑 위를 낮게 비행하며 커피를 쏟게 만드는 등 군의 사고뭉치이자 골칫거리다. 유일하게 그를 이해하는 친구 구스(안소니 에드워즈)를 제트 기류 사고로 잃으면서 비행을 포기할 뻔 하지만 결국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최고의 비행사로 거듭난다.

 

탑건:매버릭1
루스터가 치는 저 피아노 곡은 극중 아버지 였던 구스가 어린시절 자신에게 들려줬던 곡이기도 하다.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탑건: 매버릭’은 ‘탑건’에 대한 오마주가 상당한 영화다. 실제 오프닝을 팀 탑건을 설명하는 자막과 갑판 위의 크루들로 채워진 점, 이륙하는 제트기 옆으로 오토바이를 몰고 달려나가는 톰 크루즈의 모습이 그것이다. 종목은 다르지만 해변에서 동료들과 팀워크를 다지는 장면과 구스의 아들 루스터(마일즈 텔러)가 치는 피아노 곡 ‘그레이트 볼스 오브 파이어’(Greay Balls of Fire)는 다시 봐도 눈가가 시큰해질 정도다.

 

탑건:매버릭2
가족도 연인도 없이 정착하지 않는 매버릭의 마지막 사랑이 된 페니 벤자민 역의 제니퍼 코넬리.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그저 이름만 나오고 배우는 등장하지 않았던 함장 딸인 페니(제니퍼 코넬리)를 등장시킨 점도 신의 한수다. 싱글 맘으로 돌아온 그는 전작에서 “절대 훈련생과 사귀지 않는다”던 교관이자 물리학자인 찰리(캘리맥길리스)와 비교되는 성숙미로 톰 크루즈와 중년의 사랑을 완성한다.

이 영화로 스타덤에 오른 톰 크루즈와 별개로 이미 개성파 배우로 할리우드를 접수했던 발 킬머의 젊은 시절을 보는 재미도 상당하다. 팀워크를 중시하고 애국심이 상당했던 1인자 ‘아이스맨’으로 출연한 그는 2편에서 실제로 후두암을 앓고 투병 중인 자신의 상황을 캐릭터에 녹여냈다. 제대를 하고도 남을 나이에 현장에 있는 매버릭을 전담마크 하는 별 네개를 단 태평양 함대 사령관으로 목소리를 잃은 탓에 아이폰과 모니터를 통해 마지막까지 전우애를 불태우는 장면은 두고두고 보고 싶은 명장면이다.

 

탑건:매버릭
아마도 3편은 나오지 않을 것이다. 누구도 톰 크루즈를 대체할 수 없기 때문에. 영화 ‘탑건:매버릭’에서 포효하는 모습.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결론적으로 ‘탑건’은 여전히 현역으로 왕성히 활동 중인 톰 크루즈의 리즈 시절을 증명하는 영화다. 대체 배우가 생각나지 않을 정도로 연기에 진심인 모습이 화면 가득 펼쳐진다. 오죽하면 1편의 OST를 갈무리한 유튜브의 공통된 댓글이 ‘이 영화를 보고 공군 지원한 1인’ ‘전주를 듣자마자 눈물이 나온다’일 정도로 ‘탑건: 매버릭’ 신화의 시작은 대단했다. 그는 20일 열린 ‘탑건: 매버릭’의 프레스 컨퍼런스에 참석해 1편을 본, 자신과 같이 나이들고 있는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묻자 이렇게 답했다. “이 영화를 보고 울어도 됩니다”(You can cry in that movie. That’s okay. It’s for you.)

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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