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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글로리' 현실은… 학폭 피해자 90% 복수 생각해

입력 2023-03-17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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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넷플릭스)
정신건강의학 전문의들이 진료한 학교폭력 피해자 대부분이 복수 계획을 세운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울, 불안 등 피해자들의 후유증은 성인이 된 이후에도 계속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17일 학교 내 정신건강문제를 전문으로 다루는 의사 단체 ‘한국학교 정신건강의학회’는 전문의 65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설문 조사한 결과 전문의 78.5%는 학교폭력 피해자를 진료한 경험이 있다고 했다.

이들 가운데 90.2%는 학교폭력 가해자를 상대로 복수를 생각하는 피해자를 진료했으며, 47.1%는 구체적인 복수계획을 세우는 피해자를 진료했다고 답했다.

학폭 피해로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환자를 진료한 적이 있는 전문의는 70%에 이르렀다.

환자들의 증상으로는 우울, 불안, 대인기피, 학교거부, 자해가 가장 많았다고 전문의들은 전했다. 불면증과 분노조절 어려움 등을 호소하는 경우도 많았다.

전문의 84.6%는 학교 폭력 피해가 외상 후 스트레스 증후군(PTSD)이 연관이 있다고 답했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로 진단된 대상의 3명 중 2명은 불안이나 우울 등의 증상이 동반됐다.

전문의 44.6%는 학폭 피해가 ‘신체화 장애’와도 연관이 있다고 답했는데, 이는 정신적 고통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해 배나 머리 등이 아프고 답답해지는 증상을 의미한다.

전문의 61.6%는 학교 폭력 피해로 인해 피해자 가족이나 또래 관계가 와해될 수 있다고 답했다.

피해자들의 증상은 치료받으면 호전됐지만 후유증은 쉽게 치유되지 않았다. 당장의 불면증과 우울감 등의 증상은 좋아질 수 있지만 사람에 대한 불신이나 배신감은 치유가 어렵다는 것이다.

전문의들은 학교폭력이 중단됐다고 해서 바로 증상이 호전된 환자를 본 경험은 없다고 답했다.

31.4%의 전문의는 수년 동안 후유증이 지속되는 환자를 진료하고 있었다. 62.7%는 학교폭력 피해자들의 후유증이 성인이 된 이후에도 지속되고 있다고 답했다.

전문의 78.4%는 우리나라 학교 폭력 문제가 ‘심각하다’고 답했다.

한국학교 정신건강 의학회 관계자는 “피해자가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면 오랜 시간이 지나도 자극에 의해 당시 고통을 생생하게 재경험할 수 있다”며 “정신 건강 전문가의 학교 현장 개입이 용이하도록 지원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장애리 기자 1601chang@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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