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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9주년] "집값 상승랠리 상반기만 못할 것… 지역별 양극화 심화"

부동산 전문가 5인 진단

입력 2023-09-15 06:00
신문게재 2023-09-15 14면

 

아파트08

 

올해 부동산시장은 지난해 ‘폭락론’을 잠재울 만큼 강한 반등세를 나타냈다. 상반기 서울 아파트 실거래 가격이 10% 가까이 급등했고, 8월에는 표본조사인 KB국민은행 부동산 통계도 전국 매매·전세가격이 동반 상승했다. 강남에선 부동산 시장이 과열됐던 2021년 가격을 넘어서는 신고가 거래도 많아지고 있다.



지난해 금리 인상 충격으로 집값이 워낙 큰폭으로 떨어지면서 가격 부담이 낮아진데다 정부의 1·3 규제완화대책, 특례보금자리론 대출, 15억원 초과 대출제한 폐지 등 규제완화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하반기 부동산 시장의 가장 큰 변수였던 ‘역전세난’ 우려도 전셋값이 오르고 매물이 줄면서 잠잠해지는 분위기다. 분양시장은 고분양가 논란에도 전국 주요 단지들이 잇따라 청약 흥행에 성공하고 있다.

매매·전세·분양 등 부동산 관련 지표가 일제히 오르면서 하반기 집값이 상승랠리로 이어질 것이란 ‘상승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반면, 여전히 시장 상황을 낙관하긴 어렵다는 의견도 많다. 부동산 활황기인 2020~2021년 대비 여전히 금리가 높아 매수 수요가 활발하게 살아나기 힘들고, 상반기 동안 오를 만큼 올라 집값이 비싸다는 인식이 강하다. 이에 브릿지경제는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 송승현 도시와 경제 대표,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 랩장 등(가나다 순) 5인의 부동산 전문가들과 부동산시장 전망과 해법에 대해 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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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매시장 전망>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이하 박 위원)
= “서울의 경우 하반기에는 실거래가 반등 탄력이 약해질 것이다. 상반기 만큼 오른다면 지난해 하락분(-22%)을 거의 만회하게 되는데 그러기에는 시장 에너지가 세지 않다. 이미 급매물이 소진된데다 고금리에 역전세난, 건설사 PF부실, 중국 부동산발 위기설 등 불확실성이 존재하기 때문에 하반기 집값 상승세는 상반기보다 못할 것이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이하 송 대표)= “하반기 부동산시장은 강보합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거래량 회복 및 실거래가 지수가 상승하고 있는 가운데, 재건축 단지가 시세를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금리동결 이후 주택매매시장의 소비심리지수도 상승하고 있고, 선행지표로 보는 경매와 분양시장이 회복했다. 하반기에는 회복세가 빨랐던 서울보다 수도권과 지방의 주요 도시의 상승세가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 랩장(이하 함 랩장)= “올해 1·3부동산대책과 특례보금자리론 출시 등으로 부동산 규제가 크게 완화됐고 인플레이션 둔화와 경기위축 우려로 기준금리 인상속도가 둔화되면서 작년말 보다 주택 거래가 다소 살아나고 가격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하반기에도 당분간 이러한 분위기 지속될 전망이다. 다만, 평년보다 낮은 거래량은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이자부담과 경기둔화 우려, 차익 기대 심리 저하, 일부지역 공급과잉 부담, 미분양 등의 영향으로 수도권 등 대기 수요 잔존한 지역 위주의 제한적인 시장 회복 등 지역별 양극화 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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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시장 전망>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이하 이 연구위원)= “임대가격은 매매가격에 연동된다. 때문에 집값이 반등하는 지역은 그만큼 임대가격도 상승한다. 이렇게 되면 상반기에 우려됐던 역전세도 그만큼 상쇄될 것이다. 전세사기는 아파트가 아닌 주택유형(빌라·오피스텔 등)에서 주로 1억~2억원 이하의 전세금액대에서 발생했다. 전세사기 위험도가 낮은 대단지 아파트는 종전처럼 전세유형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이하 윤 수석연구원)= “전세시장은 2020년 7월말 임대차2법 시행 이후의 다중가격 형성(신규, 갱신 등)에 따른 진통을 겪고 있으며, 하반기에도 역전세 이슈는 지속될 전망이다. 다만, 정부의 보증금 반환 대출 확대에 따라 연착륙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박 위원= “아파트 전세는 역전세에도 불구하고 가격은 크게 안 내릴 것 같다. 지난해 미국발 고금리 충격으로 매매가 보다 더 하락을 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당분간 전세가격 반등세는 계속될 것이다. 단독·연립주택 등 비 아파트 전세시장은 수요자들이 기피해 당분간 침체의 늪에 빠져나오지 못하고, 그 수요가가 아파트로 이동하면서 아파트 전세시장은 반사이득을 얻고 있다.”


<부동산 정책 어떻게…>

△이 연구위원= “매매의 경우 주택의 취득·보유·매도의 모든 단계에 걸쳐 세금·대출규제를 종전 수준으로 정상화해야 한다. 임대시장 안정화를 위해선 다주택자 규제를 풀어야 한다. 다주택자가 보유하고 실거주를 하지 않는 주택은 결국 임대매물이다. 아무리 정부가 주도하더라도 모든 임대주택을 공공임대로 대체하는 것은 현실성이 낮다. 그렇다면 결국 ‘규제완화를 통한 시장정상화’에 다주택자 규제 완화가 들어가야 한다.”

△함 랩장= “하반기 부동산 시장의 정부 주요 정책목표는 주거안정이다. 역전세 우려 등 임대차 시장을 중심으로 한 서민 주거안정 저해요인의 집중 관리에 있다. 주택가격의 완만한 조정이 이루어지는 가운데, 주택 구입 심리 및 거래가 작년 말보다 회복되는 등 시장 연착륙은 진행 중이나 역전세·전세사기 이슈는 지속되고 있어 정부가 관련 리스크를 낮추는데 주력할 전망이다.”

△윤 수석연구원= “이미 정부가 전향적으로 실수요자를 중심으로 세금 우대와 대출 우대(특례보금자리론, LTV 한도액 확대, 50년 모기지 등), 청약 우대(추첨제) 등을 도입한 만큼 추가적인 정책 보다 시간을 두고 안착하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이 필요하다.”

△송 대표= “정부가 경착륙 방지를 위해 1·3대책 등 규제완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변동성을 키웠다. 합리적인 속도조절을 하지 않아 시장의 혼란을 커지고 있다. 특히, 가계부채 문제의 심각성을 고려해 금리를 정교하게 다뤄야 한다.”


<내집 마련은 언제?>

△박 위원= “실수요자들은 내집 마련 시기와 주택시장 회복 시점을 구분해야 한다. 집은 불황기에 싸게 사는 것이다. 주택시장 회복 시점에 가면 이미 집값은 많이 올라 가격 메리트가 떨어진다. 지금 집을 당장 사야 하는 실수요자들은 시황에 너무 연연하기보다는 가격 메리트를 보고 판단하는 게 바람직하다. 집이 꼭 필요한 경우 타이밍보다는 가격 메리트를 보고 사라. 다만, 투자자는 굳이 서두를 필요없이 출렁거릴 때 매수해도 된다.”

△송 대표= “미국의 금리인상으로 주택담보대출 이자부담도 커졌다. 대출 비율 키워선 안된다. 급격한 자재비인상으로 높은가격으로 형성된 분양단지는 지양해야 하며, 분양단지 주변 5년이내 주택을 매수하는 것이 낫다. 지방은 미분양 물량이 합리적인 가격이라면 매수를 고려해도 된다. 고점대비 15~20% 떨어진 급매물 중심으로 매입하는 것이라면 매수시기를 미루기보다는 하반기에 매수를 하는 것도 좋다.”

△윤 수석연구원= “내집 마련은 자산과 소득 수준을 충족한 경우라면 청약·분양에서 결정하는 것이 우선이지만 가점과 지역우선 등에서 경쟁력이 낮다면 가격 협상력(수요자 우위 시장)을 갖고 있는 단지를 중심으로 하반기 중 의사 결정하시기를 권한다.”

△함 랩장= “급매물·분양·경매 등 가격만족도를 느낄 수 있는 단지 위주로 접근해야 한다. 부동산 규제가 완화됐지만 단기차익이 쉽지 않고 대출 이자부담 크기 때문이다. 지역 내 주택 공급량 등을 감안하면 서울 등 수도권 주요지역은 연내 또는 내년 상반기, 지방은 2024년 기준금리 인하시점과 공급적체 해소시점을 타이밍으로 보는 것이 좋겠다. 다만, 시기의 적절성 보다는 종잣돈 규모와 부채 상환과 관련한 이자부담 지불 능력 등을 살펴서 자신에게 맞는 주택상품을 고르는 전략이 필요하다.”

△이 연구위원= “일반인 실수요자가 시장 저점을 분석해 집을 사서 시세차익도 내고 실거주도 하겠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가능성이 낮다. 그게 되면 일반인이 아니다. 좋은데를 몰라서 못사는 것이 아니라 가진 돈과 안 맞아서 못사는 사례가 더 많다. 현 주거지 주변 또는 지출가능한 금액대의 타 지역 주택에서 가급적 중심지역으로 매물을 탐색해야 한다.”

채훈식 기자 cha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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