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뉴스 전체보기

닫기
더보기닫기

태광산업·롯데홈쇼핑, 사옥 매입 공방전 장기화되나

입력 2023-09-06 06:10
신문게재 2023-09-06 2면

2023082301001533400065801-horz
태광산업이 롯데홈쇼핑의 서울 양평동 사옥 및 토지 매입 계획을 반대하며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태광산업이 최근 롯데홈쇼핑의 이사회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접수한 데 이어 공정거래위원회 신고까지 불사하면서 양측 간 신경전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태광산업은 계열사들을 포함해 롯데홈쇼핑 지분 45%를 보유한 2대 주주다. 앞서 지난 7월 27일 롯데홈쇼핑은 이사회를 개최해 현재 사용하고 있는 사옥과 토지를 총 2039억원에 매입키로 했다. 현재 롯데홈쇼핑이 사용하는 서울 양평동 사옥은 롯데지주와 롯데웰푸드가 각각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만, 가장 많이 사용하는 롯데홈쇼핑이 관리하는 게 효과적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당시 이사회에서도 9명의 이사 중 8명이 출석한 가운데 전원 찬성으로 안건이 결의됐다.

하지만 이후 태광산업이 이사회 과정에서 하자를 주장하며 돌연 부동산 매입 결정 철회를 요구했다. 태광산업은 롯데홈쇼핑의 부동산 매입이 롯데그룹 내 유동성 지원 차원이라고 판단, 꾸준히 이사회 재개최를 요구하며 매입 계획 중단을 요청해왔다.

그 근거로 롯데그룹의 재무안정성 저하를 꼽았다. 태광산업 측은 “롯데홈쇼핑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87.6% 감소하는 등 실적 회복이 시급한 상황에서, 2039억원이라는 금액을 지불하고 해당 부동산을 매입하려는 이유는 롯데그룹에 유동성을 지원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꼬집었다. 또 이사회 결의가 잘못된 감정평가 결과를 토대로 이뤄졌다는 점을 강조하며 법원에 이사회 결의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도 냈지만, 법원은 롯데홈쇼핑의 손을 들어줬다. 태광산업은 지난달 29일 공정위에 김재겸 롯데홈쇼핑 대표이사와 이동우 롯데지주 대표이사, 이창엽 롯데웰푸드 대표이사를 부당지원행위 혐의로 신고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롯데홈쇼핑과 롯데지주 측은 이미 이사회 전원 찬성으로 결론난 사항을 재론하는 것 자체가 ‘비합리적인 주장’이라고 선을 긋고 있다. 롯데홈쇼핑 관계자는 “이번 사옥 매입은 태광 측 이사가 모두 참여해 이사회에서 만장일치로 가결된 건으로, 가처분 기각 등 법적으로도 문제 없음이 결론 났다”며 “같은 건으로 재차 문제제기하는 배경이 무엇인지 의문이다”고 말했다.

태광산업 관계자는 “공정거래위원회의 객관적이고 엄중한 조사를 통해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위법 행위가 시정되기를 바란다”며 “실체적 진실과 책임을 규명하기 위한 법적 조치를 이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업계 일각에서는 지난해 롯데건설의 유동성이 바닥 났을 때 롯데홈쇼핑이 5000억원의 자금 지원 검토설이 알려지자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던 태광산업이 이 기회에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해 사태를 키우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한다.

도수화 기자 dosh@viva100.com

기자의 다른기사보기 >

이시각 주요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