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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9주년] 새 시장 찾아나선 조선… 자율운항 선박 타고 블루오션 찾아라

[기업, 다시 경쟁력이다] 재도약 하는 K-조선, 기술이 경쟁력이다

입력 2023-09-15 06:00
신문게재 2023-09-15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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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업계가 ‘다시 기술’에 집중하고 있다. 기술 개발을 통해 새로운 블루오션을 찾아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의도다. 하지만, 조선업계가 개발한 기술을 현실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먼저 제도적 뒷받침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최근 국내 조선사들이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이 자율운항 선박이다. 자율운항선박 시장은 2025년 180조원까지 가파르게 성장할 전망이다. 국제해사기구(IMO)에 따르면 자율운항 선박은 일부 자동화된 기능이 선원의 의사 결정을 돕는 1단계부터, 선원이 탑승한 상태에서 원격 제어(2단계), 무인 상태로 원격 제어(3단계), 완전 무인 자율운항(4단계) 등 모두 4단계로 나뉜다.

회사별 기술 현황을 살펴보면, HD현대는 선박 자율운항 전문 회사인 아비커스를 앞세워 조선 3사 가운데 자율운항 기술분야에서 가장 앞서있다. 아비커스는 지난해 세계 최초로 대형선박에 자율운항 기술을 탑재해 대양을 횡단했다. 올해부터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레저보트용 자율운항 솔루션 상용화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 2월 미국 마이애미 국제 보트쇼에 참가해 레저보트 자율운항 솔루션 ‘뉴보트’의 베타 테스트 참가자를 모집했다. 선발된 테스터들에게는 아비커스의 엔지니어들이 직접 고객의 레저보트에 뉴보트를 설치하며 체험을 지원했다.

한화오션도 자율운항 솔루션에 대한 기술검증을 완료했다. 한화오션은 지난해 11월 서해 제부도 인근 해역에서 자율운항선박의 원격제어, 경로 추종, 충돌회피 등의 해상 시험을 성공했다. 자율운항 시험선 ‘단비(DAN-V)’를 건조하고 관련 테스트도 진행 중이다. 특히 단비는 대형 상선을 모사한 자율운항 전용 테스트 선박으로 실제 대형 선박과 유사한 운항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어 대형 상선용 자율운항 시스템 검증이 가능하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9000톤급 선박으로 목포에서 독도까지 자율운항 해상 실증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바 있다. 올해 3월에는 자율운항선박 개발을 위한 협약을 노르웨이 콩스버그와 맺으며 미래 자율운항선박 시장을 적극 공략하겠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자율운항선박 기술에 1600억원을 지원해 2030년까지 세계 자율운항선박 시장의 50%를 점유하겠다는 계획이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한국의 기술 구현은 4단계 수준까지 도달했지만, IMO 기준으론 2단계에 머물렀다. 관련 법규의 부재 때문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야심찬 포부를 밝혔지만, 당장 시장 표준이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운항 선박엔 사람이 반드시 타야하는 법적 근거가 있기 때문에 구현된 기술을 제대로 실험·적용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토로했다.

정부도 업계의 아쉬움을 인지하고 있다. 주영준 산업부 산업정책실장은 “2026년까지 선원이 승선하지 않고 원격제어로 운항이 가능한 자율운항선박(IMO 3단계) 상용화를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아영 기자 aykim@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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