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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세쌍둥이 아빠 울린 사전청약', '동작구 수방사' 본청약 지연 불가피

입력 2024-04-28 14:32
신문게재 2024-04-28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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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

 

지난해 사전청약에서 역대 최고 가점자들이 몰렸던 서울 ‘동작구 수방사’의 본청약 일정이 지연될 전망이다. 수방사 부지에서 오염토가 발견된 게 원인인데, 오염 정화 작업도 올해 말에나 가능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본청약 일정도 얼마나 미뤄질지 기약이 없는 상태다. 문제는 지연이 불가피한 상황에서도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이 같은 사실을 사전청약 당첨자들에게 아직 공지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수 십 년간 쌓아온 청약통장이 대거 몰렸던 단지인 만큼 피해도 불만도 배가 될 것으로 보인다.

26일 LH에 따르면 동작구 수방사 부지에서 오염토가 발견된 것으로 확인됐다. LH는 올해 1월 정화 작업을 위해 용역 입찰을 진행해 정화설계 업체를 낙찰했고, 2월부터 용역에 착수한 상태다.

시공을 맡은 건설사 직원들도 현장에서 대부분 철수한 상태다. 시공업체 한 관계자는 “인허가 진행은 끝났지만 LH가 용역 처리 방안에 대한 확정을 못지고 있는 상태”라면서 “착공 예정 일정이 올해 말 정도 나올 것으로 보이는데, 이르면 내년 하반기 중 착공이 되지 않을까 예상된다”고 말했다.

오염토가 발견될 경우 본청약은 물론 입주 일정이 최소 1년 이상 지연될 수 있고, 공사비 인상까지 반영돼 정비사업장에선 ‘지뢰’로 인식되고 있다.

LH는 이 같은 사실을 아직까지 당청자들에게 공지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수방사 부지에 오염토가 발견됐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도 본청약이 5개월 가량 남아있는데 공사가 진행되고 있지 않자 이상하게 여긴 청약 당첨자들이 직접 확인하면서 드러났다.

수방사 사전청약에 당첨된 A씨는 “LH는 이런 진행상황을 사전청약 당첨자에겐 알리지 않고 꽁꽁 숨기고만 있었고 오염토 사실을 직접 확인한 이후에서야 본청약이 몇 년은 밀릴 수도 있다고 했다”면서 “오염정화 작업도 올해 말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고 토로했다.

무엇보다 사전청약 당첨자들의 분통을 터뜨리게 한 것은 “원래 본청약 연기는 한 달 전에나 공지한다며 본청약을 언제 할지 여부도 알려줄 수 없다”고 답한 LH 태도였다.

A씨는 세 쌍둥이를 출산한 신혼 초년차 가장이다. 다른 신혼특공도 수월하게 합격 가능한 선이지만 동작구 수방사 하나만 바라보고 본청약을 기다려 왔다. 9월 본청약을 준비하며 계약금 마련을 위해 전세보증금도 줄여 이사를 하는 등 착실히 준비를 해가던 과정에 본청약 일정이 기약없이 밀리면서 허탈감도 커졌다.

A씨는 “동작구 수방사는 최고 가점의 청약통장이 많이 쓰였고 지금 어느 청약이든 다 당첨될 수 있는 분들이다”면서 “동작구 수방사 당첨 이후 다른 곳에도 넣을 수 있는 기회를 모두 박탈당한 셈이다”라고 호소했다.

‘뉴홈’ 사전청약 공급지구인 동작구 수방사는 한강변 역세권에 위치한데다 주변 시세보다 수억원이나 저렴하게 공급된다는 점에서 많은 청약 통장이 몰렸다. 지난해 공공분양 아파트에서 가장 높은 청약경쟁률(283대 1)를 기록한 데 이어, 당첨 커트라인에서도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지난해 6월 사전청약을 진행한 동작구 수방사는 일반공급 청약저축 총액 당첨선이 255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청약통장에 매달 10만원씩, 최소 21년3개월간 납입해야 가능한 금액이다. 최고 불입액은 3670만원이었다. LH와 국토교통부에서는 사전청약 뉴홈의 성공사례로 뽑히는 대표적인 곳이기도 하다.

사전청약은 본청약보다 1~2년 전에 분양하는 제도로 2009년 보금자리주택을 대상으로 처음 도입됐을 당시에도 여러 지연사유가 발생해 당첨자들이 제때 입주하지 못하는 사례가 많았다. 이후 사실상 폐기됐던 제도가 문재인 정부때인 2021년 7월 집값이 급등하면서 다시 부활됐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사전청약에서 본청약 지연 등의 문제는 이전 정부에서 사전청약을 확대 도입할 당시부터 제기된 문제”라며 “사업대상지의 토지매입 같은 절차가 끝나지 못한 시점에서 미리 청약을 진행한다는 것 자체가 무리한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이 연구위원은 “기존의 선분양도 여러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까지는 사업을 진행해놓고 분양하도록하는 기준이 있다”면서 “단기든 장기든 미래를 예상해서 분양을 할 수 없으니, 지금이라도 사전청약의 한계와 문제점을 되짚어보고 설령 시간이 조금 더 걸리더라도 이미 검증된 방안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채현주 기자 1835@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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