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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대왕고래 사냥’, 그래도 봐야 할 건 경제적 가치다

입력 2024-06-06 13:37
신문게재 2024-06-07 19면

액트지오(Act-Geo) 비토르 아브레우 박사의 7일 정부세종청사 기자회견에 눈과 귀가 모이고 있다. 포항 영일만 심해 석유가스 매장량 추정과 사업성 분석을 둘러싼 궁금증과 의혹을 해소할지 주목된다. 미국 업체 액트지오 분석 결과대로 정부가 발표했으니 석유 및 가스 대규모 매장 가능성에 대해 과학적 근거와 기준으로 풀 수 있었으면 한다.



‘대왕고래’라고 이름 붙인 영일만 인근 해역 유전의 경제성이 높고 과거와 나온 분석과 왜 다른지 여부가 초점이 될 것 같다. 새 데이터가 있었지만 말 못했던 부분까지 간담회에서 짚어줘야 한다. 국민이 듣고자 하는 말은 생산 규모에 경제성이 달려 있다는 원론에 치우친 답변은 아니다. 실제 매장된 양과 그중에서 얼마를 뽑아 쓸 수 있는지가 핵심이다. 매장 가능성이 제기된 배타적 경제수역(EEZ) 안의 8광구, 6-1광구는 액트지오 이전에도 탐사 시추가 이뤄졌던 곳이다. 이 회사가 제대로 된 전문 업체냐에 관한 의구심도 함께 해명해야 하는 이유다.

모든 가능성은 열려 있다. 한국은 1998년 울산 앞바다에서 막대한 가스 매장량을 예상했던 것과 달리 2021년 상업 생산을 마친 이력도 있다. 개발 성공률 20%라는 것은 실패율 80%라는 얘기 또한 될 수 있다. 매장 가치가 삼성전자 시가총액 5배 정도라는 등의 분석은 다소 성급했다.

우리나라가 산유국 대열에 선 것을 액트지오가 설령 입증하더라도 축포를 터뜨리기엔 상당히 이르다. 반신반의하는 국내 석유·가스 기업들이라고 그 정도는 모르지 않는다.

하나 더 중요한 사항은 ‘대왕고래 사냥’으로 얻을 정확한 매장량과 상업화는 실제 시추를 통해 확인해야 한다는 점이다. 자원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자는 신념으로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발표하며 과하게 기대감을 키운 부분은 그래서 아쉽다. 호주 석유개발회사 우드사이드가 지난해 영일만 일대는 “더 이상 유망하다고 볼 수 없다”며 내린 결론도 함께 살아 있다.

그렇게 봐야 타당하다. 자료 재해석을 담당한 액트지오가 내린 다른 결론이 효율적인 시추 작업을 통해 입증될 때까지 신중함은 유지해야 한다. 유가만 바라보는 천수답 경제 신세에서 벗어나길 열망하지만 몇몇 사례와 경험으로 경제적 가치에 관계된 전체 속성을 단정·판단하는 것은 무리다.

사업 전반, 그리고 액트지오에 대한 신뢰성 의문이 풀릴지라도 부당한 일반화,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는 조심하는 게 국익에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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