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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500억 복지관 지어달라'…현대차그룹, 노조 생떼에 등골 휜다

현대모비스 노조, 500억원 복지 예산 확보
'노조 이기주의'…미래 세대 일자리는 뒷전
현대차그룹 노조 과거 폭력적 모습 재연 우려

입력 2024-06-10 06:19
신문게재 2024-06-10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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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서울 양재동 사옥. (현대차 제공)

 

현대모비스 노조가 건립비만 500억원이 소요되는 복지관을 지어달라고 사측 압박에 나서면서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고조되는 상황에서도 ‘생떼’성 노조 악습이 재현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현대모비스 등 현대자동차그룹 주요 계열사 노조가 올해 폭력적으로 돌변하면서 노사관계마저 흔들리고 있다.

9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모비스 노조는 올해 임금교섭 별도 요구안에 ‘복지관 건립안’을 담았다. ‘복지 예산 500억원’을 확보해 복지관을 지어야 현대모비스 직원이란 자긍심과 애사심이 생긴다는 논리다. 노조는 복지관을 통해 사측이 직원 복지를 일원화 시스템으로 제공할 수 있고 직원 교육 및 행사 등 다목적 활용도 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대모비스 노조는 이를 관철하기 위해 상급단체인 현대차 노조와도 협상 전략을 구체화하고 있어 사측도 골머리를 앓고 있다. 노조는 오는 14일, 확대간부 수련회를 열어 올해 교섭 승리를 위한 투쟁 깃발을 꽂는다. 오해명 모비스위원회 의장은 “올해 단체교섭 합의는 없다”고 못 박은 뒤 “현대모비스 노조는 회사의 눈부신 발전에도 불구 언제나 열악한 환경에서 소외당하고 차별받아 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당장 노조의 ‘500억원짜리 복지관’ 건립 요구에 업계 안팎에서는 ‘노조 이기주의’의 전형이란 일침을 놓고 있다. 상식을 벗어난 노조 요구도 문제지만 이 때문에 미래 세대를 위한 일자리를 만들지 못하거나 협력사에 생산 비용을 전가하는 부작용이 빈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현대모비스 노조가 요구하는 신입사원 ‘숙소비 지원’도 업계에서는 이례적 요구로 보고 있다. 입사를 위해 이사 등 거주지를 옮겨야 하는 신입직원에 대해서는 소정의 임대료를 받고 기숙사를 제공하는 경우는 있지만 아예 주거비를 지급하는 경우는 찾아볼 수 없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모비스를 비롯해 현대차그룹 주요 계열사 노조가 ‘싸움닭’으로 불리는 등 최대 강성 노조라는 점에서 비판은 더 커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 노조는 자신들을 위한 싸움만 잘한다”면서 “노조 집행부가 올해 강경파로 바뀌면서 과거의 폭력적인 모습을 다시 보이고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 현대차 노조는 최근 울산 공장 코일센터 출입문에 설치된 출퇴근 기록기를 파손했다. 사측이 이를 통해 조합원 출퇴근을 감시하려 한다는 이유다. 기아 노조 역시 사측이 EV9 미국 생산에 나서자 국내 생산 공장 일부를 점거하고 기물을 파손했다. 노조 관계자는 “최근 몇 년간 노조에서 볼 수 없었던 모습”이라고 꼬집었다.

천원기 기자 1000@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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