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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로템, 우즈벡에 K-고속철 사상 첫 수출

입력 2024-06-14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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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로템이 제작하는 우즈베키스탄 고속철도차량 조감도.(사진=현대로템)

 

국산 고속철도차량이 사상 처음으로 해외 시장 진출에 성공했다.



현대로템은 한국철도공사(코레일)와 민관 합동으로 우즈베키스탄(우즈벡) 철도청(UTY)이 발주한 2700억원 규모의 동력분산식 고속차량 공급 및 유지보수 사업을 수주했다고 14일 밝혔다.

국내의 KTX-이음(EMU-260)과 유사한 이번 고속차량은 250km/h급 동력분산식 차량으로 총 6편성이 공급되며 편성당 6량이 아닌 객차 한 칸이 추가된 7량으로 구성된 것이 특징이다. 총 좌석은 389석이다.

이번 고속차량에는 우즈벡 철도 환경에 최적화된 맞춤형 설계도 이뤄진다. 한국처럼 표준궤(1435mm)가 아닌 궤도 폭이 넓은 1520mm 광궤를 현지에서 사용하는 만큼 이에 적합한 광궤용 대차가 적용되고 현지 전력에 호환되는 동력 장치도 탑재된다.

우즈벡의 역사 플랫폼 높이가 200mm로 낮은 점을 고려해 차량 내 계단도 설치될 예정이다. 또한 사막 기후의 높은 고온에도 안정적인 성능을 내고, 외부 먼지나 모래를 차단하는 방진 설계에 집중하는 등 쾌적한 승차 환경을 조성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좌석 등급 또한 3개(VIP, 비즈니스, 일반)로 나눠 목적에 맞는 고속차량 이용이 가능하도록 설계된다. 장거리 운행을 고려해 차량 내 간단한 식사가 가능한 식당 칸도 마련될 계획이다.

이번 고속차량은 우즈벡의 수도 타슈켄트~부하라(590km) 구간과 개통 예정인 부하라~히바(430km) 구간, 미스켄~누쿠스(196km) 구간 등 총 1216km에 달하는 노선에 투입될 예정이다. 현지에도 이번에 최초로 도입되는 동력분산식 고속차량인 만큼 기존에 운행되던 동력집중식 고속차량보다 높은 수송 효율과 개선된 가감속 능력, 승객 안전성 등으로 교통 인프라 개선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수주는 향후 국산 고속차량의 본격적인 해외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국내에만 국한됐던 고속차량 제작·운영 실적이 해외로 확장될 경우 추후 국제 입찰 시 보다 유리한 조건에서 경쟁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고속차량 연구개발부터 함께 해 온 국내 128개 부품협력업체들과의 지속가능한 철도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해서도 긍정적인 요인이다.

고속차량 국산화는 해외 수출을 장기적 목표로 착수돼 약 30여년간 연구개발과 안정화 단계를 거듭하면서 2조7000여 억원 이상의 민관 자본이 투입됐다. 1994년 당시 프랑스 철도차량 제작사인 알스톰(Alstom)과 맺은 고속차량 제작 기술 이전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은 데다 제 3국으로의 수출 불가 등 제약이 뒤따랐기 때문에 한국형 고속차량 개발 필요성에 무게가 실렸던 것이다.

결국 1996년 현대로템을 포함한 70여개 산·학·연이 참여한 대형 국책 과제인 ‘350km/h급 한국형 고속차량 HSR-350X(G7) 개발 프로젝트’가 본격 착수됐다. 이 프로젝트를 기반으로 2008년에 첫 국산 양산형 고속차량인 KTX-산천이 출고되면서 한국은 세계에서 4번째로 고속차량 국산화에 성공한 철도 선진국으로 올라섰다. 2019년에는 KTX-이음의 첫 출고로 동력분산식 고속차량 기술까지 보유한 국가로 기록된 데 이어 2022년 성능이 향상된 KTX-청룡까지 성공적으로 출고됐다.

특히 ‘속도 350km/h 이상 고속차량 동력시스템 설계 및 제조기술’은 국가핵심기술로도 지정돼 있다. 국가핵심기술은 기술적·경제적 가치가 높거나 유출 시 국가의 안전보장 및 국민경제의 발전에 중대한 영향을 줄 우려가 있는 산업 기술을 말한다.

현대로템은 향후 국내는 물론 우즈벡에서의 안정적인 납품과 유지보수 경험을 바탕으로 K-고속철의 높은 기술력과 우수성을 전세계에 알리는 데 더욱 주력할 예정이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민·관 합동으로 이뤄낸 고속차량 국산화 성과가 해외에서도 우수성을 인정받게 돼 자랑스러우면서도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최근 국내 KTX-청룡 개통에 이어 우즈벡에서도 국산 고속차량이 현지 시민들의 교통 편의 개선에 기여할 수 있도록 사업 완수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천원기 기자 1000@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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