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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 다음은 '액침냉각유·SAF'…정유업계, 신사업 육성 본격화

입력 2024-06-18 06:54
신문게재 2024-06-19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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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침냉각용 냉각수에 데이터센터 서버를 담근 모습.(사진제공=SK엔무브)

 

국내 정유사들의 2분기 실적에 경고등이 켜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살길을 찾기 위한 업계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특히 정유업계는 미래먹거리로 액침냉각유, 지속가능항공유(SAF) 등을 낙점하며 석유 외 사업을 적극 육성하고 있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정유사들의 수익성 지표인 정제마진은 최근 국제유가 하락세와 함께 낮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올해 1분기 배럴당 15달러선까지 올랐던 것과는 달리 5월 들어서는 손익분기점 수준인 4~5달러까지 급락한 것이다. 6월 첫째 주에는 다시 배럴당 6달러 수준으로 반등했으나, 정유업계에서는 2분기 부진한 실적에 직면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이에 정유업계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신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 대표적인 사업이 액침냉각유, 지속가능항공유(SAF)다.

먼저 액침냉각유는 전자기기의 열을 식히는 일종의 윤활유다. 서버, 배터리 등 열이 발생하는 전자기기를 전기가 통하지 않는 비전도성 액체(플루이드)에 직접 담가 냉각하는 방식이다. 액침냉각은 기존에 활용되던 공기 냉각 방식(공랭식)에 비해 냉각 효과가 빠르고, 전력 효율도 높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향후 데이터센터와 에너지저장장치(ESS) 등을 중심으로 수요처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정유4사 중에서는 SK이노베이션의 윤활유 자회사인 SK엔무브와 GS칼텍스가 먼저 출사표를 냈다. SK엔무브는 지난 2022년 데이터센터 액침냉각시스템 전문기업 GRC에 2500만달러의 지분을 투자했다. 작년에는 SK텔레콤과 협력해 SK엔무브의 특수냉각유를 적용한 액침냉각 시스템을 구축해 시험 운영했으며, 선박용 ESS 액침냉각 기술 개발도 본격화하고 있다.

GS칼텍스는 지난해 11월 액침냉각유 ‘킥스 이머전 플루이드 S’를 출시하고 열관리 시장에 진출했다. 에쓰오일은 올해 초 액침냉각유 시장에 도전장을 냈다. 연내 실증 평가를 통해 서버의 안정적인 구동과 에너지 절감 성능 등을 종합 검증할 방침이다. HD현대오일뱅크도 액침냉각 관련 기술 개발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유업계의 또다른 미래 먹거리로 꼽히는 SAF는 바이오 항공유라고도 불리는 친환경 연료다. 석탄이나 석유 대신 폐식용유나 동식물성 기름 등 바이오 연료를 활용해 만든다. 기존 원유 기반 항공유에 비해 탄소 배출량을 80%가량 줄일 수 있어 차세대 항공유로 주목받고 있다. 이미 유럽, 일본 등 주요국에서는 SAF 사용 의무화 법안을 통과시키는 추세다.

시장조사기관 모더인텔리전스는 SAF 시장 규모가 2021년 약 1조원에서 2027년 28조원 수준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정유4사 역시 SAF 시장 선점을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SK이노베이션은 2026년 SAF 생산을 목표로 SK 울산콤플렉스(CLX) 내 SAF 설비를 짓고 있다. GS칼텍스는 작년부터 대한항공과 SAF 시범 운항 사업을 진행 중이며 에쓰오일은 국제 항공 분야에서 SAF 생산을 공식 인증하는 ‘ISCC 코르시아’ 인증을 획득했다. HD현대오일뱅크는 최근 국내 최초로 한국산 SAF를 일본 트레이딩 회사인 마루베니에 수출했다. 이는 ANA항공(전일본공수)에서 사용할 예정이다. HD현대오일뱅크가 이번에 수출한 제품은 기존 정유 설비에 석유 기반 원료와 동식물성 바이오 원료를 함께 투입하는 코프로세싱 방식을 활용했다.

도수화 기자 dosh@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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