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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문안通] 작업중지권

입력 2024-08-27 14:01
신문게재 2024-08-28 19면

올해 여름도 어김없이 폭염이 기승을 부리며 전국 곳곳에서 건설 현장의 노동자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건설업은 이미 위험한 직종으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그 위험은 단지 높은 곳에서의 추락이나 중장비 사고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매일같이 찾아오는 폭염은 노동자들의 건강과 생명을 위협하는 또 다른 큰 위험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물론 건설사들도 폭염에 대비한 여러 가지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물과 음료를 제공하고, 그늘막을 설치하며, 휴식 시간을 늘리는 등의 조치들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이러한 대책들이 현장에서 얼마나 실효성이 있는지는 의문이다.

최근 건설노조 설문조사에 따르면, 15%의 노동자들이 현장에서 기본적인 물조차 제공받지 못하고 있으며, 폭염 경보에도 작업을 중단한 노동자는 18%에 불과했다. 이는 노동자들이 생명의 위협을 무릅쓰고 일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가장 큰 이유는 ‘해봐야 소용없기 때문’(30%)이라는 응답이다. 또한, ‘현장에서 쫓겨날까 봐’ 혹은 ‘요청했지만 거부당했다’는 응답이 각각 26%에 달해, 생계를 위해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노동자들의 현실이 드러난다.

건설업 특성상 일정에 맞춰 작업을 완료해야 하는 압박이 크다 보니, 폭염에도 불구하고 작업을 강행하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결국, 노동자들이 현장에서 느끼는 체감도는 낮을 수밖에 없다. 올해 폭염으로 접수된 산업재해 신청 9건 중 6건이 건설업에서 발생했고, 온열질환으로 인한 사망자도 2명이나 발생했다.

기후변화로 인해 폭염 일수는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작업 중지권의 실질적인 강화와 더불어 폭염 대비책에 법적 강제력을 부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는 단순한 노동 환경 개선의 문제를 넘어, 노동자들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필수적인 조치다.


-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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