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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실 시의원, “한강버스 사업, 선박건조 업체 선정부터 제작까지 심각한 문제 드러나”

정교한 작업을 요하는 하이브리드 선박인 한강버스는 아웃소싱으로 블록 조립 중
합작법인 설립도 안된 상태에서 선박 건조, 비현실적 제작 일정으로 작업 지연 우려
선박건조 검증없는 A중공업의 하이브리드 선박 안전성 확보 미지수, 시민 안전 위협

입력 2024-08-29 14:19

이영실 시의원 질의 모습
이영실 시의원 질의 모습





오세훈 시장의 역점사업 중 하나인 ‘한강버스 사업’이 심각한 논란에 휘말렸다.

서울시의회 환경수자원위원회 이영실 의원(더불어민주당, 중랑1)은 지난 29일(목) 제3차 시정질문에서 추진단계에서부터 큰 문제를 안고 시작한 한강버스 사업과 관련된 각종 의혹을 제기하며, 오세훈 시장에게 철저한 재검토를 요구했다.

한강버스 사업은 안전성, 접근성, 경제성, 환경 문제 등 많은 문제점과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상황임에도 서울시의 대중교통으로 사업을 추진했고, 현재까지 진행되고 있다.

이 의원은 “새롭게 설계된 하이브리드 선박의 경우 충분한 시운전을 통해 안전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시행착오를 최소화 하기 위해 서두르지 말고 절차를 밟아서 진행해줄 것”을 끊임없이 당부해왔다.

특히, 이번 시정질문을 통해 이 의원은 한강버스 선박 건조계약 및 진행 과정에서 심각한 문제가 드러났다고 밝혔다. 이 의원에 따르면 이번 6척의 한강버스 건조계약을 체결한 A중공업은 작년 12월 말에 회사설립을 하고, 올 해 4월에 회사 신고를 한 검증되지 않은 신생 회사이다. 4월 5일에야 직원 등록을 하고 회사 신고가 된 회사와 3월 28일 약 178억 원의 선박 건조 변경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이는 서울시가 사업의 신뢰성과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충분한 검토와 검증을 하지 않았음을 시사한다.

또한, 수상 대중교통 수단이 될 하이브리드 선박인 한강버스의 제작에는 보다 정교한 기술력을 요하기 때문에 자격을 갖춘 회사가 선정돼야 함에도 자체 조선소도 없고, 친환경 선박 건조 실적도 없는 회사에서 아웃소싱으로 레고블록 조립하듯 선박 건조를 하고 있다는 것이 이 의원의 설명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SH공사가 제출한 6월 7일, 이크루즈 감리보고서에는, A중공업의 생산공정 진행률이 거의 0에 가까운 상태로 생산공정이 거의 진행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A중공업에 대해 3개월이 채 남지 않은 시점에서 6척 중 KEEL LAID1) 선박이 한 척도 없으며, 자체 제작 능력이 미흡한 조선소가 선정됐다고 작성돼 제작 능력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공장 주소지마저도 회사소개서와 계약서상 주소지가 불일치한다. 본사 사무실 또한 주택가 한복판 주소지다.

A중공업의 지지부진했던 제작은 외부 조선기술자의 자문을 통해 용접기 추가 확보, 공장등록 증명서 요구 및 직접 생산확인서 확보 필요 등의 조치 사항 요구 이후, 가속도가 붙게 됐다.

이영실 의원은 “수상 대중교통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시민의 안전이며, 그 안전의 핵심은 한강버스 선박”이라면서 “한강버스가 일반 디젤 선박이 아닌 걸음마 단계의 하이브리드 선박이기에 풍부한 기술력과 자격을 갖춘 조선소가 선정돼야 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제작 능력이 없는 업체 선정으로 인한 제작 지연에 따른 운항 연기는 현실이 됐고, 이 과정에서 서울시의 안전불감증과 졸속 행정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정밀한 과정이 요구되는 선박 건조는 부품 간의 정밀한 결합과 견고한 구조가 필수적이지만, 현재 A중공업은 납기일을 맞추기 위해 4개의 외부업체에서 절단 가공 및 블록 조립 등을 진행하고 있어 한강버스의 안전성이 우려되고 있다.

이 의원은 “이것이 추경예산 확보 전 운영사를 공모하고, 합작법인 설립 전 선박 건조계약을 체결하는 등 행정절차를 무시하고 사업을 추진한 결과”라며 “납기일을 10월에 맞추기 위해 계약을 변경하면서까지 무리하게 추진한 결과, 올해 말 완공도 불투명해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어서 “졸속 행정으로 인해 시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행위는 결코 용납될 수 없다”며 “한강버스의 근본적인 문제를 신속히 파악해 의혹을 해소하고, 투명한 과정에서 시민들이 납득할 수 있도록 시정의 책임자인 오세훈 시장이 직접 나서줄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덧붙여 “약자와의 동행 기조를 적극 반영하여 노약자, 장애인 등 보행 약자도 한강 이용에 불편이 없도록 보행 이동권을 강화해 줄 것”을 요구하며, “리버버스 활성화 용역에서 빠져있는 환경 영향 평가도 챙겨줄 것”을 당부했다.

서해뱃길 사업의 중심이라 할 수 있는 여의도선착장도 도마에 올랐다. 총사업비 300억 원의 여의도선착장 조성 사업은 민간공모로 2023년 5월 1일 한강포레크루즈와 사업협약 체결하였고, 2024년 2월 준공 예정이었던 사업이다. 현재는 부유체 제작이 진행 중이다.

지난 상임위 회의에서 이영실 의원은 선착장 협약서에 운영 기간이 명시되지 않은 점을 지적하며, 협약에서의 영구 소유권을 통해 영구 운영 중인 남산케이블카를 예로 들면서 협약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이에 미래한강본부장은 협약서를 이행하지 못해 배를 못 띄우게 된다면 언제든지 해약할 수 있다고 답변했다.

하지만, 한강포레크루즈는 아직까지 사업이행보증서를 제출하지 않은 채, 부유체 제작 지연을 이유로 협약 이행을 미루고 있다. 이는 명백한 협약 위반임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제재없이 사업이 진행되고 있어, 해당 업체에 대한 특혜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마지막으로 이영실 의원은 “세빛섬의 파행과 사업 능력이 없는 서울마리나의 불공정 협약에 따른 점용료 장기·고액 체납, 수상택시 등을 예로 들며, 여의도선착장 사업 등 현재 한강 사업에서 발생하는 모든 문제점에서 기시감이 든다”며 “초기 단계에서 잘못된 방향으로 진행된 사업의 잘못된 부분은 수정하고 다시 실행하는 것이 오히려 행정의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다”고 말했다. 덧붙여 “한강 사업에 대해 지금이라도 정밀하게 검토하고, 잘못된 것은 반드시 바로 잡아줄 것”을 재차 당부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신생 업체는 맞지만 전문인력을 보유한 기업이고 향후 전문기관의 안전검증을 거치며 철저한 검토를 진행한다는 입장이다.

주용태 서울시 미래한강본부장은 "중요한 것은 법인설립일인데 등기상으로는 지난해 12월 22일 설립됐다"며 업체 대표는 선박·해양 관련 연구실적이 있는 다른 업체도 이끌고 있고 대우조선해양에서 근무한 이력과 대학 강의, 관련 연구 경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다른 전문인력과 친환경 선박인 알루미늄 선박 전문가도 있다면서 "실적이 없다고 해도 전문기관을 통한 안전성 검증은 반드시 거치게 돼 있다"고 강조했다.

또 최초 계약업체는 납기를 맞추지 못했고 운영사 이크루즈는 민간 회사여서 납기를 맞출 수 있는 업체와 계약했다는 게 서울시 설명이다.

앞서 서울시는 친환경 하이브리드 한강버스 선박 8대를 도입하기로 했는데, 엔진 탑재 공인기관의 승인을 받는 일정이 밀려 전체 공정 역시 지연됐다고 설명한 바 있다.

오세훈 시장은 한강버스 일정 지연과 관련한 질의에는 "하이브리드 엔진 제작에 생각보다 시간이 더 걸렸고, 안전도 더 확실히 준비해야 한다는 우려가 있었다"고 답했다.


김영호 기자 kyh3628@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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