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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닥터스 케냐봉사단, 해발 1900m 고지대학교서 빈민어린이 무료진료

- 나이로비 방문... 어린이 200명 눈검사 등 각종 진료…선물한 공으로 친선축구

입력 2024-09-22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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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냐 나이로비 키베라학교에 차린 임시진료소에서 어린이 안과진료를 하고 있는 정근 그린닥터스 이사장. (사진=그린닥터스 제공)
그린닥터스 케냐의료봉사단은 21일 오전 나이로비 근교 슬럼가인 키베라슬럼학교에서 의료봉사 활동을 펼쳤다고 22일 밝혔다. 봉사단의 당초 계획은 고아원을 방문 진료하려 했으나, 때마침 아이들이 소풍을 떠나는 바람에 대신 인근 초등학교를 찾게 됐다는 설명이다. 키베라슬럼학교는 우리나라 기독교 선교단체인 케냐선교사회에서 설립, 운영하고 있었다.



◇ 키베라학교 임시진료소 안과진료... “젤리는 난생 처음”

그린닥터스 봉사단은 도착 즉시 서둘러 키베라학교에서 임시진료소를 차렸다. 정근 그린닥터스 이사장과 윤선희 온종합병원 이사장 등 정근안과병원 소속 의사들이 먼저 아이들을 대상으로 눈 검사 등 안과기본검사부터 실시했다. 해맑은 눈동자를 가진 케냐 아이들의 눈은 의외로 건강했다. 개중에 몇몇 아이들은 사시나 결막염 등 안질환이 있어 가지고 간 안연고로 처방했다.

안과진료를 하는 동안 박석주 교수(인제의대 부산백병원 신장내과 교수), 김상엽 박사(온종합병원 정신건강증진센터 센터장), 정종훈 원장(가정의학과 개원의) 등 의료진 3명도 아이들을 진찰하고, 소화제나 연고 등을 처방하는 한편, 그린닥터스재단에서 준비한 응급키트를 하나씩 선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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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그린닥터스 제공
한국이나 아프리카나 역사 아이들은 아이들다웠다. 학용품과 응급키트 선물보다는 달콤한 사탕이나 젤리를 받아들고는 환호성을 올렸다. 하나 더 달라고 손을 내미는 아이들을 뿌리치느라 15명의 그린닥터스 봉사단은 진땀을 빼야 했다. 아이들은 사탕과 젤리를 입에 놓고 우물거리면서, “젤리는 난생 처음 먹어본다”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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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그린닥터스 제공
◇ 대한민국 vs 케냐 미니 축구경기... “하쿠나~ 마타타~”

진료가 끝나고, 키베라학교에서는 한판의 미니 월드컵축구경기가 열렸다. 키베라학교 아이들과 그린닥터스 봉사단이 케냐와 대한민국을 대표해서 축구경기를 벌였던 거다. 그린닥터스는 당초 고아원 방문하기로 했다가 갑작스레 초등학교로 봉사 장소가 변경되면서 백화점에서 축구공 5개를 샀다. 해져서 너덜거리는데 축구공 애신에 새 축구공을 받아든 아이들이 너무 좋아하며, 그 자리에서 교장과 아이들, 한국 의사들이 두 편으로 나뉘어 게임을 펼친 거다. 고산지대에다 나이 탓에 한국 봉사단은 이내 기진맥진했으나, 얼굴엔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봉사를 마무리하고, 키베라학교를 떠나려는데 학교 운영에 관여하는 이명재, 박숙영 선교사가 학교 위 산동네에 사는 아이들에게도 진료봉사와 함께 선물을 나눠달라고 호소했다. 작은 킬리만자로 산을 올라가는 것처럼 금방 숨이 찼다. 케냐 수도인 나이로비가 해발 1700m인데, 키베라는 나이로비 중심보다 훨씬 고산지대라 해발 1900m를 넘는다고 한다. 워낙 고지대라서 그런지 봉사대원 한명은 코피가 쏟고, 한명은 정신이 혼미해졌다. 고산지대에서 땡볕 아래 봉사를 하다 보니 쉽게 체력이 고갈된 것이다. 키베라 산동네로 올라가는 좁은 골목길에 쓰레기더미, 하수구 등은 마치 1960년대 한국의 모습과 닮아, 그린닥터스 봉사단 15명 모두 묘한 기시감에 빠져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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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그린닥터스 제공
그린닥터스 케냐의료봉사단 정근 단장은 “해발 1900m 고산지대에서 뙤약볕을 오롯이 받으며 3시간 정도 진료를 마치고 파김치가 된 우리를 위해 교장선생님과 함께 아이들이 신나게 노래를 부르며 격려해주는 모습은 영원히 잊지 못할 것 같다”고 말하고, “먼 이국땅에서 헌신적으로 봉사하는 현지 교장선생님의 열정과 함께 한국의 그린닥터스 봉사자들이 ‘케냐-코리아’의 한마음으로 된 아름다운 시간이었고, 스스로에게 힐링이 된 감동의 시간이었다”고 키베라학교에서 의료봉사 활동의 소회를 밝혔다. 특히 그린닥터스 봉사단은 영화 ‘라이언 킹’의 명대사이면서도 케냐 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말인 “하쿠나∼ 마타타∼(다 잘 될 거야)”를 케냐 아이들과 함께 외쳤을 때 가슴 뭉클했다고 한다.

그린닥터스 케냐봉사단 15명은 지난 12일 부산을 떠나, 케냐 나이로비, 마사이마라 등에서 7000여 명을 진료하고 오는 23일 인천공항으로 입국한다.

부산=도남선 기자 aegookja@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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