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냐 나이로비 키베라학교에 차린 임시진료소에서 어린이 안과진료를 하고 있는 정근 그린닥터스 이사장. (사진=그린닥터스 제공) |
◇ 키베라학교 임시진료소 안과진료... “젤리는 난생 처음”
그린닥터스 봉사단은 도착 즉시 서둘러 키베라학교에서 임시진료소를 차렸다. 정근 그린닥터스 이사장과 윤선희 온종합병원 이사장 등 정근안과병원 소속 의사들이 먼저 아이들을 대상으로 눈 검사 등 안과기본검사부터 실시했다. 해맑은 눈동자를 가진 케냐 아이들의 눈은 의외로 건강했다. 개중에 몇몇 아이들은 사시나 결막염 등 안질환이 있어 가지고 간 안연고로 처방했다.
안과진료를 하는 동안 박석주 교수(인제의대 부산백병원 신장내과 교수), 김상엽 박사(온종합병원 정신건강증진센터 센터장), 정종훈 원장(가정의학과 개원의) 등 의료진 3명도 아이들을 진찰하고, 소화제나 연고 등을 처방하는 한편, 그린닥터스재단에서 준비한 응급키트를 하나씩 선물했다.
사진=그린닥터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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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가 끝나고, 키베라학교에서는 한판의 미니 월드컵축구경기가 열렸다. 키베라학교 아이들과 그린닥터스 봉사단이 케냐와 대한민국을 대표해서 축구경기를 벌였던 거다. 그린닥터스는 당초 고아원 방문하기로 했다가 갑작스레 초등학교로 봉사 장소가 변경되면서 백화점에서 축구공 5개를 샀다. 해져서 너덜거리는데 축구공 애신에 새 축구공을 받아든 아이들이 너무 좋아하며, 그 자리에서 교장과 아이들, 한국 의사들이 두 편으로 나뉘어 게임을 펼친 거다. 고산지대에다 나이 탓에 한국 봉사단은 이내 기진맥진했으나, 얼굴엔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봉사를 마무리하고, 키베라학교를 떠나려는데 학교 운영에 관여하는 이명재, 박숙영 선교사가 학교 위 산동네에 사는 아이들에게도 진료봉사와 함께 선물을 나눠달라고 호소했다. 작은 킬리만자로 산을 올라가는 것처럼 금방 숨이 찼다. 케냐 수도인 나이로비가 해발 1700m인데, 키베라는 나이로비 중심보다 훨씬 고산지대라 해발 1900m를 넘는다고 한다. 워낙 고지대라서 그런지 봉사대원 한명은 코피가 쏟고, 한명은 정신이 혼미해졌다. 고산지대에서 땡볕 아래 봉사를 하다 보니 쉽게 체력이 고갈된 것이다. 키베라 산동네로 올라가는 좁은 골목길에 쓰레기더미, 하수구 등은 마치 1960년대 한국의 모습과 닮아, 그린닥터스 봉사단 15명 모두 묘한 기시감에 빠져들었다.
사진=그린닥터스 제공 |
그린닥터스 케냐봉사단 15명은 지난 12일 부산을 떠나, 케냐 나이로비, 마사이마라 등에서 7000여 명을 진료하고 오는 23일 인천공항으로 입국한다.
부산=도남선 기자 aegookja@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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