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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 2080] ‘미래의 늙은 내 모습’을 보고 저축 의지를 키우자

김준목 경제칼럼니스트가 전하는 '노후 대비 저축을 해야 하는 이유'

입력 2024-09-25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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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필터’라고도 불리는 카메라 어플 ‘페이스앱’이 있다. AI(인공지능) 기술을 사용해 늙은 자신의 모습을 너무 생생하게 보여준다. 적인 표현에 놀랄 수도 있다. 재미있는 것은 이 카메라 필터에 예상치 못한 순기능이 있다는 사실이다. 자신의 노화된 모습을 보면 저축률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김준목 경제컬럼니스트(재무금융학 박사)가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에 올린 글을 통해 확인해 보자.



그는 “우리가 충분한 저축을 하는데 실패하는 이유는, 지금 당장의 보상과 미래에 있을 보상 간의 줄다리기를 잘 못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저축을 하게 되면 미래의 내가 고마워할 것을 잘 못 느낀 채 오늘의 나에게 과하게 치중하게 되고, 그렇게 저축 통장의 잔고는 늘 제자리걸음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칼럼니스트는 이와 관련해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교(UCLA) 앤더슨 경영대학원의 할 허쉬필드 마케팅 교수 등 일곱 명의 연구자들이 진행해 마케팅 분야 대표 저널인 저널오브마케팅리서치(JMR)에 2011년 게재됐던 재미있는 연구를 소개했다. 이들은 이미지 처리를 통해 미래의 내 모습을 와 닿게 했을 때, 저축률을 높이게 되는지를 관찰했다.

사람들은 대개 상상력이나 믿음이 부족해 미래의 자아를 구체화시키는 것에 어려움을 겪는다. 그래서 기술의 도움을 받아 구체적인 이미지화를 시킬 경우에 현재와 미래의 자신을 ‘연결’ 짓는 것이 쉬워진다. 이에 연구팀은 실험의 참가자 그룹에 그들의 현재 모습을 보여주고 다른 그룹에게는 그들의 노화된 모습을 보여주며 여러 개인적인 질문을 던졌다.

그 가운데 하나가 저축과 관련된 질문이었다. 만일 1000 달러의 돈이 우연히 주어졌을 때 중요한 사람에게 특별한 선물하기, 퇴직연금에 저축하기, 재미있고 사치스러운 계획 짜보기, 입출금 통장에 넣기 등 네 가지 중 어떤 것을 선택할 지를 물었다. 그 결과, 자신의 미래 모습을 관찰한 실험 참가자들은 다른 참가자들에 비해 두 배 이상의 금액을 2번 선택지인 ‘퇴직연금’에 할당했다.

김 칼럼니스트는 미래의 자기 모습을 보는 것이 꺼려진다면, 자신이 원하는 미래의 모습에 대해 일기장이나 SNS 등에 스스로 구체적으로 기록해보는 방법도 있을 것이라고 권했다. 가족이나 지인들과 장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며 먼 미래의 자신을 계속해서 상기시키는 것도 도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노화된 사진처럼 가능한 생생한 미래의 모습을 떠올릴 수 있을 때 효과가 가장 뛰어나다”고 전했다.

그는 “UCLA 연구 결과의 핵심은 ‘미래의 나와 최대한 가깝게 연결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인생은 한 번 뿐이니 당장의 행복을 추구하자는 ‘욜로(YOLO, You Only Live Once)’가 굉장히 모순적이라고 비판했다.

김 칼럼니스트는 “노후도 한번 뿐인 내 인생의 중요한 일부이며 나의 노후도 한번 뿐”이라며 “그래서 노후 준비를 할 수 있을 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저축하는 마음으로 주변인들에게 따듯한 말 한마디를 더 건네고, 헬스장에 한번 더 가면 미래의 자신이 감사하다고 저 멀리서 꾸벅 인사를 할 것”이라며 늘 감사하는 마음을 잊지 말자고 했다.

이의현 기자 yhlee@viva208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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