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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K의 고려아연 인수는 '중국의 큰 그림'

입력 2024-09-29 13:28

2024-09-29 13;22;21
고려아연 제련소. (고려아연 제공)

 

MBK파트너스와 영풍의 고려아연 공개매수는 미·중간 균열을 일으켜 중국의 자원 안보에 힘을 실어줄 것이란 주장이 제기됐다. MBK의 고려아연 인수는 ‘중국의 큰 그림’이란 취지라는 것이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전세계에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에 대한 두려움으로 촉발된 17억달러 규모의 인수전’이라는 제하의 기사를 통해 “중국의 광물자원 지배에 대한 우려가 세계 최대 아연제련소 장악을 위한 거래에 그림자를 드리운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매년 64만톤(t) 이상의 아연을 생산하는 고려아연 온산제련소는 단일제련소 기준 세계 최대 아연생산량을 자랑한다. 아연은 철강재 보호 피막으로 사용되며 강판과 철선, 철 구조물 등의 소재에 도금용으로 쓰이는 주요 원자재다.

특히 전세계 아연 생산량의 약 50%를 중국 제련소가 차지하고 있어 고려아연은 중국으로부터 독립적인 핵심광물 공급망을 구축하는 탈중국 공급망의 핵심 시설로 꼽힌다.

하지만 중국 자본 및 기업과 연관성이 높은 MBK가 고려아연 인수에 나서면서 미국의 전략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WSJ는 “고려아연을 둘러싼 대립은 기술이 중국으로 이전될 가능성만으로도 글로벌 공급망에서 거래가 복잡해질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면서 “서방 당국자들은 중국이 공급망을 교란시키거나 과잉 공급으로 불공정한 경쟁 환경을 조성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점에 불안해한다”고 지적했다.

MBK가 고려아연을 인수하면 고려아연이 전세계 최초로 건설 중인 올인원 니켈제련소 등도 중국 공급망에 넘어갈 수 있다고 WSJ는 우려했다.

미국 에너지 안보 분야 싱크탱크인 SAFE도 MBK의 고려아연 공개매수는 적대적 인수·합병(M&A)이라고 규정하고 MBK에 대해서는 “중국이 지원하는 한국의 사모펀드”라고 지적했다.

SAFE는 “서방의 민간 자본은 규모, 위험 감수 능력, 중국의 국가 지원 투자가 가진 조직적인 접근 방식을 종종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면서 MBK의 고려아연 인수 시도는 글로벌 자원 지형에 중요한 공백을 남기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번 인수 시도가 중국 제련소들이 원료 부족을 겪는 가운데 중국의 정제 아연 수입이 증가하는 시기와 맞물려 있다”며 “이 움직임은 아연뿐 아니라 고려아연이 한국에서 개발 중인 니켈 정제 능력에도 영향을 미쳐 여러 주요 광물의 공급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천원기 기자 1000@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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