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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세계국채지수 편입, ‘원화채 저평가’ 해소할 기회다

입력 2024-10-09 13:33
신문게재 2024-10-10 19면

한국이 그렇게 고대하던 세계국채지수(WGBI, World Government Bond Index)에 추가돼 국채 위상을 높이게 됐다. 9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 스톡익스체인지(FTSE) 러셀이 정례 시장분류에서 희소식을 전해왔다. 한국은 내년 11월부터 편입 예정이다. 2년 전 관찰대상국(워치 리스트) 등재 후 네 번째 도전 끝의 결실이다. 부정적인 평가를 받아온 시장 접근성 기준 때문에 등급 조정이 더 늦춰질 걸로도 한때 관측돼 촉각을 세웠으나 결국 단계를 올렸다.

지수 편입의 의미는 매우 크다. 다른 것도 아닌 미국, 영국, 일본 등 24개 주요국의 국채가 포함된 선진국 국채클럽 아닌가. 국내총생산(GDP) 기준 세계 10대 국가이면서 여기에 들지 못했던 것은 국채 위상이 낮았다는 뜻이다. 금융시장에서 이 지수를 좇아 투자를 결정하는 자금 규모가 2조5000억달러(약 3370조원) 규모라는 한 가지 사실로도 기대감은 커진다. 최소 70조원에서 최대 90조원(또는 50조원에서 80조원)가량의 해외 자금이 국내로 유입된다고 상정할 때 국채 발행 금리가 내려가 재정 운용에 여유가 생기는 기대감도 생긴다. 채권가격 상승에 따른 금리 인하로 절감되는 이자비용 또한 적지 않다.

지금까지 원화채는 시장에서 너무 저평가되고 있었다. 전 세계 투자자들이 믿고 따르는 세계 3대 채권지수에 편입된 것을 국채 시장이 선진 대열에 합류하는 신호탄으로 간주해도 되는 이유다. 외국계 자금 유입으로 국채의 시장 가치와 신뢰도를 높일 둘도 없는 기회다. 미국 40%, 일본 12%의 고지를 바라보며 우리 국채 비중을 전체 2.0~2.5% 이상으로 높이는 것을 목표 삼아야 한다. 편입 가능성을 키운 외국인 투자자 등록제도 폐기, 외환거래시장 연장 등 해외 투자자가 채권 거래를 쉽게 할 방안은 부단히 유지해야 할 것이다.

국제중앙예탁결제기구와의 연결성 강화, 원화에 대한 제3자 외환거래 허용 등의 조치도 이번에 돋보였다. 최종 편입으로 만족하지 말고 더 진전된 시도로 성과를 극대화하지 않으면 안 된다. 1400원까지 치솟기도 하는 원·달러 환율의 하락 효과도 가져와 외환시장 안정화의 버팀목이 돼야 함은 물론이다.

정치외교적인 영향력도 중요하다. 예를 들어 한·일 관계 개선은 세계국채지수 영향력이 센 일본 투자자에게 우호적 신호를 줄 것이다. WGBI 추가 이후에도 시장 규모, 국가신용도에 비해 상대적으로 불리한 시장 접근성을 제고하는 등 국제 투자 커뮤니티에서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한 노력은 계속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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