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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 2080] 세계 주요국, 고령화 대비 새로운 트렌드 '주목'

입력 2024-10-14 07:48

가파른 고령화를 경험 중인 우리나라 뿐만아니라 주요 복지선진국에서도 고령화로 인한 라이프 스타일의 변화가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가 미국과 독일, 호주에서 일어나고 있는 사회적 변화 양상을 소개하는 특별기획으로 마련해 이를 요약 소개한다.




◇ 미국. 통원치료 어려운 치매 환자들 ‘재택 카운슬링·테라피’ 큰 도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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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미국에서는 치매 증가세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2021년에 치매환자가 600만 명을 넘어섰고, 지금은 65세 이상 미국인의 10%가 치매를 앓고 있으며 85세 이상의 32%가 치매 진단을 받았다고 한다. 이에 병원과 요양원 말고 자신의 집에서 전문적인 카운슬링과 다양한 테라피 서비스를 제공받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의료시설 접근성이 떨어지는 치매 환자들도 재택 서비스를 당연히 반긴다.

간호사가 약물관리나 기본 건강 진단을 진행하거나, 심리상담가가 진단 초기의 불안과 우울증을 대상으로 상담을 진행하고 일상생활 기능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여러 도움을 준다. 심리상담사의 자격에 따라 인지행동치료, 음악치료, 미술치료 등 다양한 형태의 치료가 제공될 수 있어 진단 초기의 우울증이나 심리 불안 해소 및 인지 능력 향상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재택 치매 치료 서비스에는 건강보험도 적용된다. 연방정부가 운영하는 65세 이상 노인 대상 건강보험인 ‘메디케어’에 포함되어, 치매 노인들이 의료비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다. 소득이 줄어들 수 밖에 없는 노후에도 메디케어를 이용해 치매 상담을 받을 수 있어 경제적 부담 없이 많은 실질적인 도움을 얻을 수 있다.

부가적인 효과도 따른다. 집에서 시간을 맞춰 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여 상담을 받을 수 있어 일석이조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이경원 텍사스 주립대학 교수는 “궁극적으로 환자와 가족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목적이 있는 치매 카운슬링은 아직 한국에 도입되지 않은 독특한 치매 관리 서비스”라며 이런 혁신적인 접근이 한국에도 널리 알려지고 도입될 수 있기를 기대했다.



◇ 독일, 시니어들 온라인 소통 활발… 정보성 웹 사이트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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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가파른 고령화를 경험 중인 독일에서는 50세 이상의 절반이 매일 소셜 미디어를 사용하고 있다. 60세 이상 시니어의 77%가 ‘왓츠앱’을 비롯한 다양한 메신저 앱을 사용 중이며, 인터넷을 매일 규칙적으로 사용하는 이들도 80%에 달한다고 한다. 이를 통해 새로운 만남에 성공해 결혼까지 이어진 사례도 적지 않다. 특히 다양한 인터넷 플랫폼이 발달해 시니어들의 인적 네트워크 형성에 큰 도움을 준다는 평가다.

독일에서는 특히 시니어를 겨냥한 웹사이트들이 인기다. 50세 이상에게 가장 잘 알려진 웹사이트는 1988년에 만들어진 ‘파이어아벤트(Feierabend)’다. 이곳에서는 새 지인들과의 만남과 다양한 여가 활동까지 가능해 현재 20만 명이 넘는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다. 웹에서의 만남이 오프라인으로 자주 이어져 박물관이나 미술관 방문, 야외 소풍 같은 프로그램이 잦다.

‘우리는 살아간다(Wir werden lehen!)’라는 모토를 앞세운 ‘비베무스(Vivemus)’ 사이트도 노년기로 접어드는 사람들에게 새로운 방식의 삶을 사는데 필요한 정보와 여러 가지 조언을 제공한다. 건강과 금융, 가족, 체력·활동, 쇼핑, 여행, 여성 등에 관한 다양한 주제를 접할 수 있고 각자 삶의 방식과 노하우도 공유되면서 다양한 가능성을 발견하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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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독일 베를린자유대학 박사과정의 김수민 씨는 “아예 사교 자체를 목적으로 하는 웹 사이트도 많다”고 전했다. 2006년에 나온 리븐스프로이트50(Lebensfreude50)은 새 친구나 파트너를 구하려는 50세 이상을 위한 플랫폼으로, 회원이 이미 10만 명을 넘겼다고 한다. 이 밖에도 새 지인을 만나 교제하고 친목을 도모할 수 있는 다양한 웹 사이트가 존재한다. 당연히 개인정보 등에 대한 관리와 규제도 남다르다고 한다.



◇ 호주, 지금 20대는 70세까지 일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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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대비 연령대별 근로자 수 증가비중. KPMG, ABC news.

코로나19 이후 호주에서는 많은 고령자들이 은퇴를 미루거나 일터로 복귀하고 있다. 특히 ‘반 은퇴’가 늘고 있다. 일부 은퇴자들은 파트타임이나 컨설팅, 프리랜서 업무를 통해 다시 활발히 활동한다. 이에 따라 기업들도 고령 근로자의 경험과 지식을 활용하기 위해 시간제 근무나 원격 근무 옵션을 제공하는 등 맞춤형 일자리와 유연한 근무환경 제공에 힘쓰고 있다고 한다.

호주에서 수학했던 최동희 회계사는 현지 전문 사이트를 인용해 “최근 20년 동안 매년 평균 0.1년씩 은퇴 연령이 높아졌다”면서 이런 추세라면 현재 풀 타임으로 일을 시작하는 20세는 앞으로 70세까지 일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더욱이 화이트칼라 환경으로 경제가 점점 전환되면서 은퇴 연령이 높아지는 경향도 보인다고 덧붙였다.

은퇴 후에도 노동시장에 남아있는 호주인들은 경제적 이유 뿐만 아니라 사회적 역할을 지속함으로써 고립감도 줄이고 활발한 사회적 네트워크를 유지할 수 있어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 더욱이 이들은 경제적 안정과 사회적 연대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젊은 세대의 롤 모델이 되어 다양한 삶의 방식을 보여준다. 이는 세대 간 갈등 완화와 더 나은 사회적 통합을 이루는 데 기여할 수 있다.

한편 은퇴기의 호주 시니어들은 자신의 자녀들이 자신의 젊을 때보다 더 힘들게 산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그렇다고 자신들의 생활을 희생하고 싶어 하지는 않는다고 한다. 실제로 전체 세대 간 재산의 약 90%는 증여가 아닌 상속으로 전달되며, 인구 고령화로 인해 그 대부분이 50세 이상의 사람들에게 상속된다고 한다.

이의현 기자 yhlee@viva208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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