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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조 머니무브··· 금융권, 퇴직연금 '쟁탈전'

입력 2024-10-10 16:06
신문게재 2024-10-11 1면

머니무브
(사진=클립아트코리아)

 

금융권이 400조원에 달하는 국내 퇴직연금 시장을 놓고 쟁탈전을 벌이고 있다. 특히 오는 15일부터 시작되는 ‘퇴직연금 실물이전 제도’ 시행을 앞두고 연금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이 전개되고 있다.



퇴직연금 실물이전은 퇴직연금계좌를 다른 금융사로 이전할 때 기존에 운용 중인 투자 포트폴리오를 매도하지 않고 그대로 유지한 채 옮길 수 있는 제도다. 고객 입장에서는 기존 퇴직연금 상품의 수익률을 유지한 채 자산을 옮길 수 있어 유리한 상품을 찾아 손쉽게 계좌를 바꿀 수 있게 됐다.

1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퇴직연금 적립액은 394조3000억원에 달한다. 이 중 은행권이 52.5%(207조 1960억원)를 차지하고 있으며, 증권업권은 22.6%(94조512억원), 보험업권은 24.4%(93조375억원)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금융투자업권의 지난해 평균 수익률은 7.11%로, 은행(4.87%) 보다 앞서고 있다. 이에 따라 상대적으로 퇴직연금 상품군이 약한 은행과 보험업권의 퇴직연금 계좌가 높은 수익성을 내세워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는 증권업계로 대거 이동하는 ‘머니무브’가 예상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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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들은 연금 고객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수익률을 높일 수 있는 상장지수펀드(ETF) 상품을 늘리는 등 자구책을 모색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연금고객 이탈을 막기 위해 퇴직연금 예금 상품을 현재 830개에서 890개로 60개 늘리고 ETF는 68개에서 101개로 33개 확대할 예정이다. 또한 ‘KB퇴직연금 1:1 자산관리상담서비스’를 진행중이다.

신한은행은 펀드를 358개에서 413개로, ETF를 131개에서 177개로 추가하는 한편 퇴직연금 상품의 장점을 알리는 퇴직연금 광고를 새롭게 공개했다. 하나은행과 우리은행 역시 ETF를 15개 이상 추가하기로 했고, NH농협은행도 연말까지 ETF 10개 이상 늘릴지 여부를 검토 중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간 퇴직연금 이동은 물론이고 증권사로 갈아탈 가능성도 높아졌다”며 “고객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세미나와 일대일 자산 상담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수익률에서 앞서는 증권업권은 퇴직연금 실물이전제도를 기회로 보고 공세적인 마케팅 전략을 펼치고 있다.

신한투자증권은 개인형 퇴직연금(IRP) 수수료 무료와 연금리더(퇴직연금 전문가), 투자상품솔루션부가 1대 1 맞춤형 컨설팅 서비스를 통해 고객 연금자산을 종합적으로 관리하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투자자들의 편의성을 높이고 상품 경쟁력 확대를 위해 펀드, 채권 등 라인업 강화를 지속하는 한편, 외부자문사와의 RA(로보어드바이저) 일임서비스 도입 등 새로운 서비스 도입을 추진 중이다.

미래에셋증권은 리밸런싱을 포함한 포트폴리오 서비스(로보어드바이저, 미래에셋증권 포트폴리오(MP) 구독 서비스)를 통해 수익률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실물이전은 글로벌 자산 배분을 통해 장기 투자를 유도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며 “퇴직연금 전체 시장 중 확정급여형(DB형)을 제외한 확정기여형(DC형) 및 IRP 규모로 보면 200조 가까운 자금의 머니무브를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수환·김동욱 기자 ksh@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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