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뉴스 전체보기

닫기
더보기닫기

부동산 규제 완화, 재개발재건축 시장에 '독'되어 날아올까

입력 2015-04-15 17:01

올 들어 서울 재건축·재개발 단지 조합원들은 ‘내가 살고 있는 집’에 제2의 전성기가 올 것이라는 기대 속에 한껏 들떠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내 집 바꾸기에 대한 기대가 지나치면 욕심도 많아지는 법이다.



업계에서는 고삐풀린 분양가와 조합원들의 과욕이 맞물린다면 과거와 흡사한 대규모 미분양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015041601020008185
올해 1분기에 3000만원 가량 오른 서울 강동구 둔촌동 둔촌주공아파트 모습.(연합)

15일 부동산114와 업계에 따르면 강남 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 재건축 예정 아파트의 올해 1분기 동안 평균 2.33% 올랐고, 강북 재개발 구역 평균 지분가격은 1분기 기준 3.3㎡당 2464만원으로 작년 4분기 대비 29만원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감정원이 지난 3월 조사한 같은 기간 전국주택 매매가 상승률 0.65%와 비교하면 4배 가량 차이가 난다.

지난해 말 국회를 통과한 ‘부동산 3법’은 재건축·재개발 조합원들에게 큰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동산114 조사에 의하면 부동산 3법이 통과된 다음주인 지난 1월 첫째주 강남구 개포동 시영아파트는 매매가가 최고 1000만원까지 오른 바 있다.

지난 2011년 왕십리뉴타운에서 분양된 ‘텐즈힐 2구역’ 아파트는 3.3㎡당 평균 1900만원대로 분양가를 책정해 대규모 미분양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당시 이 사례는 지난 4년간 강북 뉴타운 분양시장을 얼어붙게 만든 직접적인 원인이 됐다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유예와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폐지, 재건축 조합원 1인 1가구제 폐지 등의 내용을 담은 부동산 3법에 힘을 받은 재건축·재개발 조합이 자신들의 부담금을 줄이기 위해 분양가를 지나치게 높게 책정한다면 향후 시장에 위기가 도래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박합수 KB국민은행 부동산팀장은 “최근의 분양시장은 ‘아무리 분양가가 올라도 되는 곳은 잘 되는’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면서 “이 같은 분위기가 이어지면 건설사와 조합원들은 분양가를 계속해서 높여갈 수밖에 없고, 수요자들이 납득할 수 없을 만한 분양가가 책정되는 순간부터 활황세를 지속하던 분양시장이 한 순간에 침체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강남 4구 재건축 조합들은 지난해 재건축 단지 중 최고의 성공을 거뒀다는 평을 받는 ‘아크로리버파크 2차’의 전례를 목격했기에 최근의 분양시장 분위기를 기회로 여길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대림산업이 서초구 반포동 신반포1차를 재건축한 아크로리버파크 2차는 3.3㎡당 무려 4100만원이라는 높은 분양가에도 평균 17.38대 1의 경쟁률로 1순위 청약을 마감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강남 재건축 분양단지들은 분양가가 높아져도 고정적인 수요층이 버티고 있기 때문에 적어도 시장 분위기가 최고조인 올 상반기까지는 분양성적이 좋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이 같은 우려는 단지 우려에서 끝날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위원은 “조합과 건설사들이 분양가를 올릴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된 것은 맞지만, 사업성이 좋아진다고 해도 미분양이 발생하면 결국 손해를 입는 것은 조합 및 건설사이기 때문에 지나친 분양가 욕심을 쉽게 낼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권성중 기자 goodmatter@viva100.com

 

기자의 다른기사보기 >

이시각 주요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