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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수출기업 '총체적 위기'… 무엇이 문제인가

입력 2015-06-03 17:39

대사·총영사 139명, 수출기업 해외진출 컨설팅
연초부터 5개월째 수출이 내리막길을 걸으면서 한국 수출에 적신호가 켜진 가운데, 국내 중소기업의 수출 생존률까지 낮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한국의 수출 경쟁력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관련 업계와 전문가들은 환율 불안정, 중국의 저가공세 등 수출경쟁 심화에 맞서 R&D지원, 금융지원 등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지난 2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재외공관장 초청 1:1 상담회’에서 기업인들과 공관장들이 상담을 하고 있다.(연합)

 

브릿지경제 이혜미 기자 = 연초부터 5개월째 수출이 내리막길을 걸으면서 한국 수출에 적신호가 켜진 가운데, 국내 중소기업의 수출 생존률까지 낮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한국의 수출 경쟁력이 총체적 위기에 직면한게 아닌가하는 우려가 높다.



관련 업계와 전문가들은 현 상황을 국가적 위기상황으로 규정하고 환율 불안정, 중국의 저가공세 등 수출경쟁 심화에 맞서 R&D지원, 금융지원 등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3일 산업연구원(KIET)이 2009~2012년 국내 중소 수출기업 동향을 분석한 ‘중소기업 수출의 성장구조 분석’보고서에 따르면 에 따르면 수출기업 3곳 중 2곳은 수출을 시작한 뒤 3년을 견디지 못하고 수출시장에서 철수한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주고 있다.

생존 기간도 짧은 데다 수출 경력이 짧은 기업은 수출 기여도도 미미했다.

수출 현장에서 근무하는 한 관계자는 “일본의 경우 반한감정에 이어 엔화문제까지 겹쳤고, 글로벌 행사에 참가 기업을 모집하더라도 과거와는 다르게 모집 자체가 어려운 업종이 나타났다”면서 “올해 들어 수출 기업들의 애로사항이 가중되면서 현장에서도 위기감이 느껴지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신생 수출 기업 뿐 아니라 장기간 수출에 종사하는 기업들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일본 수출 8년차를 맞은 건강음료업체 차전에프엔비의 한 관계자는 “가장 큰 어려움은 급격한 환율 변동”이라며 “수년간 지속적인 마케팅으로 자리를 잡아오고 있었는데 최근 어려움이 가중됐다”고 말했다.

이어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인프라 부족 역시 애로사항으로 꼽았다.

그는 “대기업들은 풍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각 지점을 운영하면서 커나간다”며 “현지 상황을 신속하게 파악할 수 없는 것도 중소기업의 어려움”이라고 설명했다.

장수할 수 있는 기술력기반의 제품이 부족한 것도 수출기업들이 단명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일본의 경우처럼 세계 일류수준의 기술력이 뒷받침되지 않은, 일시적인 유행에 따른 제품들은 오래가기 힘들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환율 불안은 한국 수출기업들의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꼽히고 있다. 최근 중소기업중앙회가 국내 수출 중소기업 300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기업들의 53.7%가 엔저, 유로화 약세 등의 ‘환율 불안정’이 가장 큰 어려움이라고 답했다. 이어 ‘중국의 저가공세 등 수출경쟁 심화’(40.0%), ‘유로존 경기회복 둔화 등 주력시장 경기침체’(24.7%) 순으로 응답했다.

특히 환율 불안정은 일본(86.5%), EU(60.9%)등을 주력시장으로 삼는 업체들에서 가장 높게 응답해 해당지역 수출 중소기업이 엔저와 유로화 약세 기조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최근 지속된 엔저에 대해 일본 주력기업은 기 수출계약 유지에 따른 환차손 발생(48.6%) 및 가격경쟁력 하락으로 인한 수출물량 감소(43.2%)의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정부는 내수시장에 의존하거나 수출 초보인 중소·중견기업 2400개사의 수출 전환 지원을 추진한다는 방침이지만, 수출 활성화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수출에 종사하는 기업들의 안정적인 사업 환경 조성이 우선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중소기업들은 정부의 대응책으로 기술경쟁력 확보를 위한 ’R&D 지원’(41.0%)과 ‘금융지원’(40.3%)이 생존을 위해 절실하다고 입을 모은다.

또 한중 FTA를 통한 중국 내수시장 공략과 수출확대를 위해 ‘통관·관세 등 비관세장벽 해소 정책지원’(55.0%)과 클레임, 지재권 대응을 위한 ‘현지수출지원센터 설립’(27.7%)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중소기업 수출 전문가들도 한국 수출기업들의 해외 마케팅, 브랜드 제고, 바이어 상담 등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국내 중소수출기업 육성기관의 한 실무담당자는 “중소기업들은 수출 현장에서 자금력 부족으로 바이어들과의 만남이나 마케팅 전략을 세우는 일에 어려움이 많다”면서 “브랜드 파워를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거나 우량 바이어를 발굴해주는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브랜드 제고 측면에서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나 서울산업통상진흥원 등 기관들의 지원을 받아 ‘한국’이나 ‘서울’ 등의 브랜드로 달고 진출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제안했다.

이혜미 기자 hm7184@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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