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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人] 이정재·종한량 주연 ‘역전의 날’ 형사4 역의 박한샘, “저에겐 영광의 날!”

입력 2016-07-19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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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재·종한량 주연 ‘역전의 날’에서 형사 4로 상업영화에 데뷔한 박한샘.

 

“너의 열정이 식지 않는 한 우리는 기필코 다시 만난다.”

 

소속사도 매니저도 없는 생 초짜 신인배우 박한샘은 이 말을 고이고이 휴대폰 메모장에 갈무리해두고 있다. 이정재종한량(鍾漢良) 주연, 리쥔(李骏) 감독 연출의 한중 합작영화 역전의 날’(惊天大逆转쫑파티에서 주인공 이정재가 어깨를 툭 치며 건넨 말이었다. 
  


◇이정재, 종한량과의 꿈같은 작업, ‘역전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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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역전의 날' 포스터.

“정말 소름 끼치는 순간이었어요.” 

 

역할의 이름도 없는 ‘형사4’로 첫 상업영화에 출연한 박한샘은 스스로를 “스물다섯에 입봉이라니…운이 좋은 배우”라고 했다.



인덕대학교 연극영화과 은사인 배우 신현준의 소개로 이정재·종한량의 ‘스탠딩 배우’(리허설, 카메라 앵글 등 촬영 준비에 동원되는 배우) 오디션에 참가했다가 덩치가 크다는 이유로 탈락하고 ‘형사 4’ 역에 합류하게 됐으니 분명 그는 ‘럭키가이’다.
 

형사인 이정재의 팀원으로 촬영분이 7회차나 되는 배역이다. 게다가 리쥔 감독의 “형사 4 네가 때려라”는 한마디에 박한샘은 종한량에 주먹을 날리고 발길질을 하는 행운까지 얻었다.

“엄청 긴장했죠. NG라도 내면 (그 쟁쟁한) 현역배우들이 다시 연기를 해야하잖아요. 넘어트리는 거까지 리허설을 하고 다시 동선을 짜기로 하고 움직이는데 감독님께서 컷을 안하시는 거예요. 때리라는 주문이 없으셔서 (때리는) 시늉만 했죠.”

그에게 진짜 기적같은 일은 리허설 후에 일어났다. 리허설 후 쉬는 시간에 이정재가 그에게 다가와 “사람 때릴 때 그렇게 때리냐”고 물었다.

“넘어진 사람을 주먹으로 때리는 게 어딨냐? 발로 차야지….”
이정재의 조언에 신인배우 박한샘은 NG없이 한번에 촬영을 마칠 수 있었다.

“이정재 선배님이 제게 말을 걸어주시다니…. 욕이든 칭찬이든 그저 감개무량할 뿐이었어요.”

그렇게 박한샘은 영광의 상업영화 데뷔작 촬영을 마쳤다. 중국에서 먼저 개봉한 탓에 ‘박한샘’이라는 한글이름이 형의 이름인 박한솔(朴漢率)로 나가게 되긴 했지만 한중 대배우들과의 작업은 그야 말로 ‘영광의 날’이었다.


◇17세 소년, 재미없어지지 않을 연기를 꿈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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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각시탈’의 동진결사대 출연 장면.(사진=방송화면 캡처)

 

하고 싶은 게 너무 많아 꿈을 정하지 못하고 있던 열일곱, 박한샘은 유하 감독의 ‘말죽거리잔혹사’를 보고 연기자의 꿈꾸기 시작했다. 이정진(학교짱 우진)의 흉내를 내면서 마냥 재밌었고 연기지도 교사들의 칭찬도 이어졌다.

“처음엔 흉내만 내도 잘한다 잘한다 하던 선생님들께서 고3이 되면서 달라지셨어요. 너무 힘들어 잠깐 그만두기도 했었는데 우유부단한 성격에도 이거 아니면 안되겠다 싶을 정도로 연기가 하고 싶어졌었죠. 뭐든 재미없으면 못할 거 같은데 연기는 재미없어지지 않을 것 같은 확신이 들었어요.”

스무살, 은사인 배우 신현준 덕분에 ‘가문의 영광4’ 현장 체험을 하면서 그 확신은 보다 확고해졌다. 단역 아르바이트를 하며 마냥 들뜬 그에게 색다른 경험을 선사한 작품이 주원·신현준 주연의 KBS2 드라마 ‘각시탈’이었다. 수많은 보조출연자 중 하나 였던 그는 이 작품에서 처음으로 이미지 단역(배역, 회차가 있는 단역 배우)으로 캐스팅됐다.

“제 첫 이미지 단역이었어요. 대사는 없었지만 동진결사대원이었어요. 난생 처음 분장도 받아보고 검술도 배웠죠. 감독님의 디렉션도 그때 처음 받아봤어요. 제작진들이 저에게 바라는 게 생겼다는 사실이 마냥 좋았죠.”


◇시작부터 지금까지 ‘근자감’으로 쉼 없이 연기 또 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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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없어지지 않을 연기를 꿈구는 신인배우 박한샘.

 

“처음엔 제가 연기를 좀 하는 줄 알았죠. 하지만 그저 흉내를 잘 내는 거였어요. 그걸 깨닫고 부터는 뭐든 어려워졌어요. ‘역전의 날’ 형사 4를 할 때도 엄청 고민이 많았어요. 형사에 대해 조사도 하고 걸음걸이도 유심히 보고…쉬운 게 하나도 없더라고요. 그런데도 퍼즐을 맞춰가는 재미가 너무 좋아요.”

배우마다 연기 철학은 다르다. 누군가는 감정이 없으면 연기가 아니라고 하고 또 어떤 배우는 감정이 안오더라도 표현해 내는 게 배우라고 한다. 또 누군가는 걸음걸이 동선 하나하나를 제대로 표현해 내야한다고도 한다.

“연기는 정답이 없는 것 같아요. 저만의 가치관을 고민 중이죠. 그 가치관이 뭐든 출연만으로도 보고 싶게 만드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각시탈’ 종영 후 군대를 다녀와 그는 쉬지 않고 꾸준히 작업 중이다. 학생 작품이든 보조 출연이든 쉬지 않고 경험을 쌓고 준비하다 보면 언젠가는 기회가 올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배우로서 그의 롤모델은 ‘말죽거리 잔혹사’를 보며 연기를 꿈꾸기 시작하던 때부터 지금까지 조진웅이었다. ‘말죽거리 잔혹사’에 아주 작은 단역으로 출연했던 조진웅은 박한샘에겐 존재감이 남다르게 느껴졌었다. ‘비열한 거리’에서의 넘버3 영필도, ‘야수’의 구룡파 조직원도, ‘우리 형’의 두식도 그의 눈에 조진웅은 분명 다른 연기를 하고 있었다.

“단역이지만 사람들의 뇌리에 남는 연기를 하다 보면 더 좋은 기회를 얻게 될 거라 믿어요. 지금부터 10년은 이렇게 쉬지 않고 연기할 거예요. 그러다 33세쯤에는 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받을 거예요. 그렇게 상상하면서 상 받는 연습을 해요. 처음이나 지금이나 막연하게 무조건 잘된다는 근자감(근거없는 자신감)으로 임하죠.”

‘근자감’으로 스스로를 북돋우며 이제 막 연기자의 길로 들어선 그는 ‘재미없어지지 않을 연기’를 꿈꾸고 있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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