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뉴스 전체보기

닫기
더보기닫기

[비바100] "英 브렉시트 속 세대갈등… 우리랑 똑같네"

[금주의 경제학] 브렉시트 사태 바라보는 한국인들 인식은?

입력 2016-08-31 07:00

2016083101020018208
영국 런던에서 지난달 2일(현지시간) 시민 수천명이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를 거부하는 대규모 거리 행진을 벌였다. 사진은 행진 참가자들이 의회 광장에 모여있는 모습.(AFP=연합)

 

영국이 유럽연합(EU)을 탈퇴한 브렉시트(Brexit)사태 이후 영국내 사회적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지난 6월 23일 국민투표 실시 이후 가장 큰 후유증으로 EU 탈퇴를 희망한 장·노년층과 EU 잔류를 주장한 청년층의 대립이 세대 갈등으로 번지면서 반목이 심화되는 모습이다.



또한 소득양극화와 경제적 불평등으로 인한 문제가 노출되면서 계층 갈등의 파장이 얼마나 지속될지 가늠하기 어려운 상태다. 영국은 유럽연합(EU)에서 불평등이 가장 심한 국가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2015년 기준으로 영국은 소득 상위 1%가 전체 소득의 14%를 가져간다.

브렉시트 이후 영국의 상황은 한국사회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렇다면 브렉시트를 바라보는 우리 국민들의 시각은 어떠할까.

시장조사전문기업 마크로밀 엠브레인의 트렌드모니터가 전국 만 19세~59세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브렉시트(Brexit)’ 관련 설문 조사를 실시해, 브렉시트에 대한 우리 국민들의 인식을 살펴봤다.

조사결과 대체로 많은 사람들이 브렉시트의 의미를 잘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체 응답자의 65.8%가 브렉시트의 단어와 뜻을 모두 잘 알고 있다고 응답한 것으로 세계적인 이슈가 되고 있는 국제문제에 대한 한국사회의 관심이 비교적 높은 수준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브렉시트’라는 결정을 한 영국 내 상황에 대해서는 대체로 이해를 하는 모습이었으나, 우리나라와의 정서적인 공감대와 관련해서는 다소 의견이 엇갈리는 모습이었다. 먼저 전체 응답자의 36.2%가 브렉시트 상황이 이해가 되고 우리나라와 공감되는 부분도 있다고 응답했다. 또 영국인들의 선택이 이해는 되지만 공감은 안 된다는 의견은 47.6%에 달했다. 상대적으로 중·장년층(20대 40.8%, 30대 47.6%, 40대 52%, 50대 50%)에게서 영국인들의 선택에 공감하기 어렵다는 응답이 많았다.

브렉시트를 둘러싼 영국인의 결정 과정에 대해 어느 정도 이해를 하면서도, 이를 그대로 국내에 적용시키기에는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이 좀 더 큰 셈이다.
 

201683007

◇ 내가 영국국민이라면? “브렉시트 찬성” 14.7%vs“브렉시트 반대” 62.9%

본인이 영국 국민이라고 가정했을 때 어느 쪽에 투표를 할 것 같은지를 묻는 질문에는 브렉시트를 반대한다는 의견이 훨씬 우세하게 나타났다. 전체 응답자의 62.9%가 브렉시트 반대, 즉 EU 잔류를 희망할 것 같다고 응답한 반면, 브렉시트 찬성 입장에는 14.7%만이 동의한 것이다.

대체로 한국인들은 기존 EU체제에 편입되어 있는 것이 정치적, 경제적으로 영국에 유리하다고 바라보는 것으로 EU 잔류 주장(브렉시트 반대)에 투표하겠다는 응답은 주로 남성(남성 67.8%, 여성 58%)과 고학력자(고졸 이하 46.9%, 대졸 이상 65.5%, 대학원 졸 이상 69.7%), 진보성향자(진보 70.5%, 중도 60.2%, 보수 60.1%)에게서 많이 나왔다.

다만 영국 내에서 브렉시트 반대 의견이 고소득층과 젊은 층에서 많이 나온 것과 달리 우리나라에서는 소득 수준(자가계층평가 상 64.3%, 중상 65.3%, 중하 62.8%, 하상 65.3%, 하하 50.6%)과 연령(20대 63.6%, 30대 59.6%, 40대 60%, 50대 68.4%)에 따른 인식 구분은 그리 뚜렷하지는 않았다. 또한 어느 쪽을 선택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는 의견도 22.4%로 상당한 수준이라는 점에서 영국인의 시각으로 결정을 하기가 쉽지만은 않다는 것도 알 수 있었다.


◇ 한국인 85.8% “영국의 세대갈등 문제 공감된다”

브렉시트 결과를 둘러싸고 영국 내에서 세대갈등 양상이 불거지고 있는 가운데, 영국의 세대갈등에 대한 한국인들의 공감대는 상당히 큰 것으로 조사됐다. 브렉시트 관련 전반적인 인식 평가 결과 응답자의 85.8%가 영국에도 우리나라와 비슷한 세대갈등 문제가 있다는 것이 공감이 된다는 의견을 밝힌 것이다.

또한 영국의 세대갈등이 남의 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며(85.2%), 노인세대와 청년세대의 갈등은 글로벌 한 현상이라는 데(80.1%) 대부분 공감하는 모습이었다.

이번 브렉시트 결과를 놓고 영국의 미래를 노인세대가 결정했다고 바라보는 젊은 이들이 많은 가운데, 정책결정 과정에서 노년층의 의견이 많이 투영되고 있는 최근의 한국사회의 경향을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은 것을 알 수 있다.

실제로 응답자 10명 중 6명이 브렉시트 투표는 65세 이상의 실버세대가 청년세대의 미래를 결정한 결과이며(58.9%), 만약 한국에서 비슷한 상황에 대한 투표가 진행된다면 영국과 다르지 않을 것 같다(61.7%)고 생각하고 있었다.

앞서 대다수가 자신이 영국인이라면 브렉시트 반대 의견을 표시할 것이라고 응답한 것과는 달리 한국사회의 전체적인 결정은 이번 영국의 투표결과와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보는 이들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박효주 기자 hj0308@viva100.com

 

 

기자의 다른기사보기 >

이시각 주요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