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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비스핑 '같잖은 챔피언'? ... UFC 검증매치가 시작된다

입력 2016-10-22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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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C 미들급 챔피언임에도 제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는 마이클 비스핑. 약체들만 상대한다는 세간의 폄하에 맞서 제 실력을 보여둘 기회를 찾고 있다. 사진=UFC




마이클 비스핑(36,영국)은 현 UFC 미들급 챔피언이다.

루크 락홀드(30,미국)를 눕히고 챔피언에 올랐으며 지난 9일(한국 시간) 영국 맨체스터 아레나에서 펼쳐진 UFC 204 대회서는 댄 헨더슨(46,미국)을 상대로 1차 방어전에 성공했다. 바야흐로 비스핑 전성시대가 전개되는 것처럼 보인다.

실상을 따져보면 그렇지 않다. 비스핑은 비록 챔피언이기는 하지만 아직 할 일이 많다. 락홀드를 상대로 터트렸던 한방이 럭키 펀치였다는 평가가 많고, 1차 방어전 상대 헨더슨 역시 은퇴를 목전에 둔 UFC 최고령 파이터라 ‘검증매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어쩌면 비스핑의 진짜 승부는 지금부터인지도 모른다.

챔피언이라 하면 해당 체급에서 가장 강한 선수 중 한명이거늘 검증이라는 말이 자꾸 나온다는 자체가 의아할 수도 있다. 롱런챔피언이 아니라 최강자라고 부를 수는 없지만, 엄연히 벨트를 두르고 있는 파이터에게 검증이라는 표현이 어울리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UFC 역사를 통틀어도 1차 방어전을 성공시킨 챔피언이 이렇게 약하게 평가받는 경우는 굉장히 드물다. 과거 웰터급에서 뜻밖의 한방으로 조르주 생 피에르(35,캐나다)를 눕히고 깜짝 챔피언이 된 맷 세라(42,미국)도 있지만 이어진 리벤지 매치에서 곧바로 벨트를 빼앗겼다.

비스핑 역시 세라와 다를 바 없다. 세라가 그랬듯 비스핑 또한 예상치 못한 한방을 통해 챔피언에 등극했다. 만약 그가 한방의 기적을 이뤄낸 전 챔피언 락홀드와 다시 붙는다면 참패할 가능성이 높다. 락홀드가 다시는 방심을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10번 싸워서 1번 만들어질까 말까한 상황이 락홀드의 부상 및 방심과 비스핑의 인생 펀치가 터지면서 만들어지고 말았다.

1차 방어전 성공 역시 상대가 ‘할아버지 파이터’ 헨더슨이 아니었다면 어려웠을 것이다. 50살을 바라보는 헨더슨은 더 이상 노쇠화를 견디지 못하고 은퇴를 선언했고 비스핑과의 경기가 마지막이었다.

그런데도 비스핑은 헨더슨에게 두 차례나 넉아웃 당할 뻔한 위기를 맞는 등 매우 고전했다. 특유의 포인트 타격과 영국 관중들의 열화와 같은 성원으로 진땀승을 거두기는 했으나 경기가 끝난 후 얼굴이 엉망이 된 쪽은 비스핑이었다.

챔피언을 노리는 상위 그룹 선수들 중 비스핑이 이길 것 같은 선수는 쉽게 찾아보기 힘들다. 상위권 파이터 누구를 데려와도 비스핑보다 강해 보인다.

전 챔피언 크리스 와이드먼(32,미국) 및 최강 주짓떼로 호나우두 소우자(37,브라질)는 물론 요엘 로메로(39,쿠바), 게가드 무사시(32,네덜란드), 비토 벨포트(39,브라질) 등 누구를 가져다대도 ‘비스핑 쯤이야’라는 그림이 그려진다. 레슬링을 앞세워 비스핑을 무너뜨린 바 있는 팀 케네디(36,미국) 역시 언제든지 붙여만 달라는 반응이다.

MMA 역사를 통틀어 이정도로 포스가 약한 챔피언도 찾아보기 힘들다. 비스핑은 이상한 쪽(?)으로 격투사를 새로 썼다고 할 수 있다.

물론 격투기도 스포츠라 후대인들은 기록만보고 비스핑을 달리 볼 수도 있다. 이유야 어쨌든 챔피언에 올라 1차 방어전까지 성공했고, 럭키 펀치로 락홀드를 무너뜨린 것을 비롯해 완전히 전성기가 지난 헨더슨, 앤더슨 실바(41,브라질)를 이겼다.

현재의 팬들이야 정상적인 락홀드, 헨더슨, 실바 등이 비스핑에게 진다는 것은 교통사고쯤으로 생각하겠지만 후대에는 기록중심으로 평가가 달라질지도 모를 일이다. 그들은 비스핑의 경기를 라이브로 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먼 훗날에는 비스핑의 이름이 실바, 헨더슨 등과 나란히 하는 황당한 일이 벌어지지 말란 법도 없다.


조성준 기자 cho@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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