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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코로나19의 북캉스, '그림책'이 대세!

[책갈피] 북캉스에 제격인 그림책 2
다양한 음식들의 피서법 '와글와글 해수욕장'
베트남 동화의 새로움 '짱과 야생곰 소리아'

입력 2021-08-17 18:00
신문게재 2021-08-18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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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글와글 해수욕장|간다 스미코 글|황국영 옮김|1만 2000원.(사진제공=북드림아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감염 사례가 연일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제주도는 18일 0시부터 29일 자정까지 4단계 운영 기준에 근거해 도내 12개 지정 해수욕장 모두를 18일부터 폐장하기로 했다. 강원도와 서해안의 사정도 별반 다르지 않다. 바가지 요금과 자릿세 시비가 매년 뉴스면을 장식해도 ‘여름=해수욕장’이란 공식은 불변이었지만 이제는 상황이 다르다. 이런 아쉬움 속에 반가운 신간이 나왔다.

어린 자녀를 둔 독자부터 음식관련 책을 좋아하는 MZ독자들까지 사로잡을 ‘그림책’이다. 일본의 유명 동화작가 간다 스미코가 글을 쓰고 여기에 아기자기한 그림체로 유명한 우에가키 아유코가 힘을 보탠 ‘와글와글 해수욕장’이 주인공이다. 주인공은 찰이와 떡이라는 두명(?)의 친구. 시원한 바닷가에서 수영도 하고 모래 놀이도 하고 맛있는 먹거리가 가득한 가게에서 파는 음식을 먹으며 하루를 보낸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과자, 빵, 과일 등 다양한 음식이 그림책에 등장해 눈길을 사로 잡는다. 여기에 바다수영 중인 두부, 비치볼 경기 중인 여주와 토마토, 김 샅바를 맨 주먹밥 등이 넓은 바닷가에서 갑자기 사라진 떡이를 찾는 게 이 책의 주요 스토리다. 인간이 아닌지라 이들은 일광욕을 하며 노릇노릇 구워지는데 이때 음식과 열이 만나 변화하는 과정을 설명해 주는 것도 아이들의 가독성을 높이게 만든다

 

어쩌다 어른이 된 성인들도 ‘와글와글 해수욕장’은 보는 맛을 더한다. 고작 36페이지로 이뤄져 있지만 구석구석 흡사 과거 베스트셀러를 기록한 ‘윌리를 찾아라’ 만큼이나 흥미로운 구성이 눈에 띈다. 코로나19로 여행이 자유롭지 않은 시기, 그림책으로 떠나는 여행은 나이에 상관없이 여전히 마음을 설레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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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과 야생곰 소리아|짜응 응우엔 지음|변용란 옮김1만 6500원.사진제공=북드림아이)

 

가까운 일본과 독일, 프랑스 등 유럽이 대세인 그림 동화에서 베트남은 그간 불모지에 가까웠다. 하지만 실화에서 출발한 책이란 점에서 ‘짱과 야생곰 소리아’는 그 이국적인 느낌을 호기심으로 채운다. 제인 구달과 함께 야생 동물 불법 거래를 감시하며 영국 ‘BBC100대 여성’으로 선정되기도 한 짜응 응우엔은 베트남의 환경 운동가이자 작가다.


그가 어린이를 위해 쓴 첫 책이기도 한 ‘짱과 야생곰 소리아’는 곰 농장에서 잔혹한 쓸개즙 착취 광경을 본 짱을 통해 독자들은 자연스럽게 야생 동물의 현실을 목도하게 만든다. 이 책은 밀렵꾼에게 어미를 잃고 갇힌 소리아를 만난 짱의 도전과 변화를 베트남 전통적인 그림체로 설명한다. 이름은 다르지만 자연스럽게 짜응 응우엔의 자전적인 이야기란 건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알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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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필과 물감,각종 디지털 매체를 사용해 그린 찌드 주응의 그림체도 이 책의 또다른 매력이다.(사진제공=북드림아이)

 

고작 8살인 자신을 아무도 써주지 않자 다양한 야생 동물 자료를 읽기 위해 영어를 공부하고 각종 다큐멘터리를 보여 여러 동물의 삶을 배우며 공부해 나간다. 서식지를 잃는 동물들의 불행은 결국 인간의 편리함을 위해서지만 이 책은 도리어 그 지점을 정확히 짚고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수많은 야생동물 중 곰이 직면한 문제를 읽노라면 자연스럽게 다른 종(種)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게 만드는 게 이 책의 매력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우리는 미래 세대에게 잠시 지구의 자연환경을 빌려 쓰고 있다. 우리가 할 일은 자연을 최대한 보전하는 것 뿐”이라며 자연에 속한 생명의 소중함을 강조한다. 동양 전통의 수묵채색과 연필 스케치는 아기자기한 맛은 없다. 하지만 그래서 더 이국적이다. 특히 광활한 밀림과 야생동물을 자세히 묘사한 그림을 보는 것만으로도 힐링이다.

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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