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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대드론부터 무인선박까지"…무인 이동체 어디까지 왔나

정부부처·기업·군, 361개 부스 마련
수소 드론·무인선박 등…무인이동체 총집합

입력 2021-09-28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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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개막한 ‘2021 무인이동체산업 엑스포’ 산업통상자원부의 부스에 물류배송 드론이 전시돼있다.
“이제는 신문 배달도 드론으로 하는 시대에요.”



27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리는 ‘2021 무인이동체 산업엑스포’의 산업자원부 부스에 들어서자 드론 제작 업체 직원이 신문 적재함을 가리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10kg의 짐을 들 수 있는 드론들이 적재함에 담긴 신문을 집 앞에 툭툭 떨군다”고 덧붙였다.

먼저 물류 드론의 배송 현황을 알려주는 컴퓨터 모니터처럼 생긴 대시보드가 눈에 들어온다. 여기엔 도서·산간 지역으로 향하는 배송 드론의 이동 경로와 택배의 중량 정보가 있었다. 드론 이름 앞에 빨간 포인트가 표시돼 있는데 이는 실시간으로 운행중인 드론을 표시한다고 한다. 전시장이 마련된 서울 삼성동에서 인천 해안가를 날고 있는 드론을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직접 통제하는 것을 시연해보였다. 이 직원은 “도심과 차량이 들어가기 힘든 산골로 물건을 싣어 나르고 드론이 갈 수 없는 곳은 자율 운반 배송 차량이 향한다”며 양팔 너비 크기의 드론을 소개했다. 물류 드론의 하단부를 보니 둥근 적재함이 부착된 것이 보인다.

이날 엑스포에는 드론·주행 로봇 등 무인이동체와 관련된 첨단 기술이 한데 모였다. 과기정통부 등 4개 정부 부처와 58개 기업은 316개의 부스를 열고 다양한 볼거리를 전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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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모빌리티이노베이션이 개발한 수소연료전지 드론 ‘DS30’
눈길을 끈 것은 두산모빌리티이노베이션이 자체 개발한 수소연료전지 드론이다. 기존 드론은 배터리 시간이 짧은 게 단점으로 꼽히지만 해당 드론은 수소탱크와 파워팩을 장착하고 있어 2시간 동안 최대 80km까지 이동할 수 있다. 수소연료전지 드론은 산업자원부의 드론 물류배송 사업에 활용되고 있다. 현재 이 드론이 들 수 있는 무게량은 최대 5㎏까지다. 두산모빌리티이노베이션 관계자는 “기체와 파워팩을 개량해서 최대 40㎏까지 들 수 있도록 개발 중에 있다”며 “현재 수소연료전지 드론의 상용화 제품이 막 나오고 있는 단계”라고 밝혔다.

LIG넥스원 역시 수소연료전지를 활용한 탑재중량 200kg급 카고 드론을 소개했다. 해당 드론은 배터리와 수소연료전지를 모두 활용하는 하이브리드형으로 항공용으로 개조된 현대차 넥쏘의 수소연료전지가 탑재된다. LIG넥스원 관계자는 “현재 수소연료전지가 대부분 소형용으로 개발되고 있어 대형용 개발은 답보상태에 있다”며 “완벽히 수소연료전지만 탑재한 드론은 2020년대 중·후반은 돼야 나올 것으로 예측한다”고 말했다. LIG넥스원은 2025년까지 수소 드론을 개발 완료한 뒤 군용 드론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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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g의 초소형 드론(왼쪽)과 GPS를 교란해 불법드론을 무력화시키는 육군의 ‘대드론돔’
이날 전시 부스 가운데 육·해·공군의 ‘국방 무인체계 홍보관’ 역시 눈길을 끌었다. 육군은 3.3g의 초소형 정찰 드론과 같이 실제 군에서 사용중인 드론 4종을 비롯해 폭발물 탐지·제거로봇과 폭탄투하 로봇 등을 전시했다. 관람객의 눈길은 둥근 군모를 뒤집어쓴 것처럼 생긴 특이한 모양새를 한 ‘대드론 돔’에 향했다. 육군 관계자는 “‘대드론돔’은 GPS를 교란하고 위협 드론을 탐지하는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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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과학연구원이 개발한 무인수상정 ‘M-서처’(왼쪽)와 해군의 무인선박 ‘해검2’(오른쪽)이 전시돼있다.
해군의 경우 전시관을 ‘수중’과 ‘공중’, ‘수상’ 세 분야로 나눠 꾸렸다. 특히 무인잠수정 등 수중에서 스마트전투를 수행할 수 있도록 돕는 무인잠수정과 무인수상정의 축소모델에 관람객들의 이목이 집중됐다. 축소모델 근처에 설치된 모니터에서 잠수정이 음파를 쏘며 물체를 탐지하는 모습을 재현한 3D 영상을 볼 수 있다. 해군 관계자는 국방과학연구소가 개발한 무인수상정 ‘M-서처’를 가리키며 “구조 활동에 쓰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기관총이 부착돼있어 불법조업 감시에도 활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대부분을 국내 기술로 제작한 무인선박 ‘해검2’는 수중과 수상에서 모두 활용 가능하며 해안 정찰 역할을 수행한다. 해군 관계자는 “해검2는 최대 2M의 파도에도 끄떡없게 설계됐다”고 덧붙였다.

엑스포에서는 무인이동체 전시품 뿐만 아니라 드론 산업 발전을 위한 국토부의 지원책도 면밀히 확인할 수 있다. 국토부는 부스를 꾸려 지난 2018년부터 진행중인 ‘드론 규제 샌드박스’ 과 ‘드론 실증도시’ 사업을 홍보한다. 드론 실증도시로 선정된 지자체에서는 비행승인 등의 규제 없이 기업들이 자유롭게 드론 비행을 실험해볼 수 있다. 업계 관계자들이 드론 개발 단계에서 큰 애로사항으로 꼽는 실증 허가 단계가 간소화되는 것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원자력 발전소와 같이 안보 문제가 엮인 장소는 드론 비행이 금지돼있다”며 “비행 허가를 받는 과정에서 오랜 시간이 걸려 기업들이 애로사항을 호소한다”고 밝혔다. 이어 관계자는 “지원 기업에 선정되면 국토부 측에서 비행 규제를 완화해준다”며 “국토부는 규제 샌드박스에 참여한 기업들이 요청한 지시사항들을 반영해 제도화 시키고자 노력 중에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26일 개막된 이번 엑스포는 마지막날인 28일에 ‘드론 표준화 포럼’과 ‘드론 기술 개발 설명회’가 진행된다.

글/사진=이지은 기자 jelee0429@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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