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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이사 "매일 새벽 2시 출근…글로벌 증시 움직인 변수 찾죠"

[열정으로 사는 사람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이사

입력 2021-12-27 07:00
신문게재 2021-12-27 14면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이사가 브릿지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미래에셋증권)

 

새벽 2시. 모두가 곤히 잠든 시간에 회사 컴퓨터 전원을 켜는 사람이 있다. 바로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이사다. 미국 주식시장을 움직인 주요 변수를 찾는 그의 눈이 바쁘게 움직인다. 특징적인 종목의 변화요인과 외환시장, 채권시장, 상품선물시장 등을 분석한 결과를 데일리 리포트에 담는다. “미 증시는 연휴를 앞두고 오미크론 우려가 완화된 데 힘입어 상승 출발. 나스닥 상승이 확대되는 등 전반적으로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높아지며 상승 마감”

 

크리스마스를 하루 앞둔 12월 24일 오전 6시. 그가 분석한 내용이 회사 홈페이지에 ‘글로벌 주식시장 변화와 전망’이라는 제목으로 올라간다. 서 이사의 하루 중 첫 일과는 이렇게 진행된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쓰던 리포트가 기관투자자 회의 참고자료로…

 

데일리 리포트가 마무리 되면 오전 8시 유튜브 채널 ‘스마트머니’의 방송을 준비한다. 8시40분쯤 방송이 끝나면 잠시 쉬었다가 9시부터는 국내 증시에 주목한다. 그날 시장의 변수를 체크하고 직원들이 작성하는 ‘주식시장 리뷰와 미 증시 전망’을 검토한다. “미국발 산타랠리에 힘입어 한국 증시도 산타랠리! 메리 크리스마스!”

 

5시쯤 퇴근해서 수원 집에 도착하니 7시. 저녁식사 후 책 좀 읽다보면 9시 반. 미국에서 발표되는 경제지표를 체크하고 금융시장 변수들을 살펴본다. 미국 주식시장이 개장하면 장 초반 움직임을 잠깐 살펴보다 10시 반쯤 잠자리에 든다. 내일이 평일이었다면 3시간쯤 후에 다시 회사로 향했을 것이다. 하지만 내일은 주말인 토요일, 그리고 즐거운 크리스마스다!

 

“14년 넘게 글로벌 시장을 분석하고 고객들에게 전달하는 일을 하고 있는데 직장을 이직할 때 며칠을 빼고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휴가를 가서도 매일 그 시각에 자료를 내보내고 있어요. 그러다 보니 기관투자자들이 아침 회의시간에 활용하는 자료가 됐더라구요.”

 

 

2004년 12월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서상영 이사(사진 왼쪽)는 부인(오른쪽)이 현재의 자신을 있게 만든 장본인이라고 한다. (사진=서상영 이사 제공)

 

◇시장이 궁금해서 새벽 1시에 일어나는 사람

 

“궁금하잖아요. 시장이 변화하는 게.” 매일 3시간 자면서 일할 수 있는 비결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그는 이렇게 말한다. “왜 이렇게 장이 빠졌을까. 이건 왜 이렇게 올랐을까. 그러면 우리 개인투자자들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그가 처음부터 이런 생활패턴을 갖게 된 것은 아니란다. 예전엔 4시쯤 출근했는데 투자자들의 요청이 점점 많아졌다. 이런저런 이슈도 포함해 달라, 특정 종목도 집어넣어 달라 등등. 여러 요청들을 처리하려다 보니 출근 시간이 점점 빨라지게 됐다고. 덕분에 평일 밤 술자리 같은 건 가져본지 오래다.

 

습관이 되니 주말인 토요일에도 새벽에 일어나게 된다. 아침까지 미국 증시 분석을 간략히 하고 난 후 가족들과 휴일을 즐긴다. 일요일에는 새벽 5시 첫차를 타고 회사에 나와 자료 작성과 주요 일정들을 챙긴다.

 

서 이사는 현재 회사에서 미디어콘텐츠 본부장을 맡고 있다. “미디어콘텐츠는 고객과의 소통에 강력한 창구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고객들에게 한걸음 더 다가서서 고객의 자산 증식을 위해 노력하는 일환이기도 합니다. 글로벌 주요 인사들의 투자 철학과 혁신 기업들의 장단점, 그리고 새로운 변수가 발생했을 경우 그 변화 요인을 가장 먼저 찾아내고 그에 따른 해결책을 말씀 드리고 있습니다. 이에 더해 콘텐츠를 시청하는 분들에게 보는 맛을 주기 위해 버추얼 스튜디오를 만들어 이를 활용한 영상 콘텐츠들을 제작하고 있어요.”

 

지금은 미디어콘텐츠 본부를 총괄하지만 그가 투자자들과 처음으로 소통을 했던 창구는 블로그였다. 기업 M&A, 중소기업 컨설팅 업무를 하던 그는 2007년 대우증권에 입사해 지점 PB(프라이빗뱅커)로 일하면서 해외시황을 정리해 블로그에 올리기 시작했다. 한국은 수출 의존도가 높은 곳이고 글로벌 경기에 민감한 반응을 보일 수밖에 없는 곳이기도 하다. 한국증시가 변화할 때 가장 영향을 주는 수급주체는 외국인인데, 이들은 매일 글로벌 시장의 변화를 분석하며 글로벌경기, 더 나아가 한국 기업과 관련된 산업의 움직임을 예측하고 대응한다. 그래서 관련된 분석을 찾아봤지만 찾기가 어려워 본인이 직접 정리하기 시작한 것이다. 처음엔 시장을 분석한 내용을 고객들에게 매일 매일 전화로 알려주었다. 똑같은 내용을 20명 이상에게 말하는 것이 힘들어지자 이메일로 전달하다가 요청이 늘고 더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방법이 뭘까 찾다가 블로그에 올리게 됐다. 당시엔 리서치센터에서도 그렇게 하지 않는 곳이 많았던지라 그가 올린 게시물은 다른 증권사 매니저가 찾아볼 정도였다.

 

그렇게 만들어진 블로그 ‘사제콩이의 경제분석’은 구독자수가 1만5266명이다. “2010년부터 단 하루도 빼먹지 않았고, 휴가를 가서도 글을 올렸어요.” 이렇게 쌓인 게시물이 1만3000건을 넘는다.

 

블로그 ‘사제콩이의 경제분석’ (사진=블로그 갈무리)

 

 

블로그명 ‘사제콩이’는 무슨 뜻일까. “사제는 신부님을 말하죠. 제가 천주교 신자라서요. 신부님은 남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내려놓고 헌신하시는 분들이잖아요. 내가 아는 것을 대가 없이 남들과 나눈다는 의미에서 사제라는 명칭을 붙여 봤어요. ‘콩이’라는 건 제가 귀여운 것을 좋아하고 귀엽기도(?) 해서이구요.”

 

블로그는 서상영이라는 사람이 경험한 시장의 역사이기도 하다. 어떤 일이 발생했을 때 그와 비슷한 일이 발생한 것은 언제인지, 그날 금융시장은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쉽게 찾아볼 수 있어 현업에도 도움이 된다고.

 

 

방송 중인 서상영 이사. (사진=미래에셋 유튜브 갈무리)

 

◇될 때까지 포기 않는 꾸준함으로 꿈을 향해 한발짝 더

 

오랜 기간 매일같이 글로벌 시장을 분석해온 그는 ‘될 때 까지 포기하지 않는 꾸준함’이 무기이다. “어떤 일이든 포기하는 순간이 진짜 실패가 됩니다. 애널리스트들은 정말 천재들이 많아요. 스펙도 최고입니다. 그런 이들과 경쟁하기 위해 그들이 한 시간 분석할 때 저는 2~3시간 더 하고 포기하지 않았기 때문에 현재의 제가 있을 수 있었죠.” 2017년 한국은행 총재상, 2020년 베스트 애널리스트상 수상 등은 그런 노력의 산물이다.

 

자신의 부족함을 잘 아는 것이 그런 꾸준함, 끈기를 갖게 된 계기가 됐다고. “지점 PB 시절 다른 친구들이 고객들 대상으로 움직이는 걸 보면서 ‘아 나는 저렇게는 못하는데. 내가 할 수 있는 것, 내가 고객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걸 하자’ 그러면서 내가 시장을 분석한 것으로 고객들이 수익이 나면 좋겠다고 생각하게 됐습니다.”

 

앞으로 서 이사의 꿈은 ‘더 많은 이들에게 노하우를 전달해 주는 것’이다. “많은 투자자분들이 많은 수익을 얻고 그로 인해 행복한 웃음이 넘치는 하루하루가 되도록 도와드리고 싶어요.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통해서 개인투자자들에게 장기적으로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김수환 기자 ksh@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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