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뉴스 전체보기

닫기
더보기닫기

[비바100] 첼리스트 문태국과 피아니스트 신창용 “하고 싶은대로! 무거운 책임감으로”

[허미선 기자의 컬처스케이프]롯데콘서트홀 인하우스 아티스트 ①

입력 2022-03-25 18:45
신문게재 2022-03-25 12면

문태국 신창용
롯데콘서트홀 인하우스 아티스트로 선정된 첼리스트 문태국(왼쪽)과 피아니스트 신창용(사진=이철준 기자)

 

“음악적 철학적으로 좀 더 고민해보고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되는 것 같아요. 보통의 공연이라면 대중성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고 한쪽 방향으로만 갈 수도 없는데 인하우스 아티스트로서의 공연은 제가 하고 싶은 음악, 제가 들려드리고 나누고 싶은 음악에 좀 더 가까워질 수 있거든요.”



2022년 롯데콘서트홀 인하우스 아티스트로 선정돼 지난 18일 이미 한 차례의 공연을 치른(?) 첼리스트 문태국은 ‘상주음악가제도’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문태국은 줄리어드 예비학교를 거쳐 보스톤 뉴 잉글랜드 음악원에서 로렌스 레서를 사사했고 현재는 미국 남가주 대학교에서 랄프 커쉬바움을 사사 중인 첼리스트다.

클래식계 아이돌그룹처럼 사랑받았던 앙상블 디토 멤버로 2004년 금호영재콘서트로 데뷔해 파블로 카잘스 콩쿠르에서 아시아인 최초로 우승했으며 세계적인 첼리스트 야노스 슈타커의 이름을 딴 재단에서 30세 이하 젊은 첼리스트에게 수여하는 제1회 야노스 스타커 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어떻게 보면 아티스트만 믿고 진행해주셨어요. 도박이죠. 어떤 결과물이 나올지 장담할 수 없는데도 믿어주시고 하고 싶은 대로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시니 너무 감사하고 소중하죠. 프로그램을 구성하면서 고민도 많이 해보고 연주자로서의 방향감도 생각하는 계기가 된 것 같아요.” 

 

문태국의 말에 또 한명의 롯데콘서트홀 인하우스 아티스트인 피아니스트 신창용은 “하고 싶은 대로 욕심을 낼 수 있는 장점”과 “그 어느 때 보다도 무겁게 다가오는 책임감”을 언급했다.

 

“해보고 싶은 걸 과감하게 할 수 있었어요. 너무 솔로에만 치중하는 것도 아니고 한 무대에서 솔로와 챔버(실내악), 두개의 협주곡을 동시에 선보이는 프로그램이죠. 이런 프로그램은 어디에 제안하기도 어려운 무대예요. 그러다 보니 책임감이 강하게 몰려와요. 제 이름을 걸고 제가 하고 싶은 시도들을 했으니 못하면 오롯이 제 책임이잖아요.”

신창용
롯데콘서트홀 인하우스 아티스트로 선정된 피아니스트 신창용(사진=이철준 기자)

신창용은 2018년 한국인 최초로 지나 바카우어 국제아티스트 콩쿠르 우승을 비롯해 2017년 서울국제음악 콩쿠르, 2016년 힐튼헤드 국제피아노 콩쿠르 등 각종 콩쿠르에서 1위를 차지하며 실력을 인정받은 피아니스트로 클래식 예능을 표방하는 유튜브채널 ‘또모’ 출연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깊이 공부하고 대비시키고 연계하는 신창용의 ‘챌린지’

“프로그램은 생각보다 심플하게 꾸렸어요. 제가 하고 싶은 것들이지만 대중성 있는 곡들이라 그 중 안해 본 곡들로 조합했요. 콘체르토 두곡을 해보면 어떨까, 솔로와 실내악을 한 무대에서 연주해보면 어떨까…심플하고 확실하게 프로그래밍했죠.”

이렇게 설명한 피아니스트 신창용은 28일 롯데콘서트홀 인하우스 아티스트로서의 첫 공연에서 지휘자 차웅이 이끄는 성남시립교향악단과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의 ‘피아노 협주곡 20번’과 세르게이 프로코피예프의 ‘피아노 협주곡 제2번’, 두개의 협주곡을 한 무대에서 선보인다. 두곡은 각 음악가들이 힘든 시기에 작곡된 곡들로 좀 더 개인적인 감정들을 담고 있다.

“인하우스 아티스트 공연을 준비하면서 작곡가들을 훨씬 더 깊이 공부하게 됐어요. 평소에도 공부는 하죠. 하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내 것’이고 책임져야 하는 공연을 준비하면서는 작곡가의 의도와 생각, 작품을 쓴 배경 등을 찾아보며 좀 더 깊이 스며들었달까요. 잘 전달해야하는데 싶어 고민을 계속하면서도 너무 심취하는 건 또 위험하지 싶고…요즘 고민을 참 많이 하는 것 같아요.”

피아니스트 신창용
피아니스트 신창용(사진제공=롯데콘서트홀)


이렇게 토로한 신창용은 11월 26일의 하반기 공연에서는 로베르트 알렉산더 슈만의 ‘유모레스크’를 독주로, 요하네스 브람스 ‘피아노 콰르텟 제3번’을 바이올리니스트 김동현·비올리스트 신경식·첼리스트 심준호와의 실내악으로 선보인다.

 

“네곡 다 제가 정말 좋아하는 곡들이에요. 특히 많은 분들이 알고 있는 스토리로 엮인 슈만과 브람스는 꼭 해보고 싶었던, 하지만 어디서도 하기는 쉽지 않은 테마죠. 더불어 그들의 솔로와 챔버가 한 무대에서 공연되면 또 어떨까도 궁금했어요. 솔로와 챔버를 1, 2부로 나눠서 했을 때 어떻게 표현할지, 그 연주가 어떻게 들릴지 그 궁금증을 해결해보고 싶었죠.”

이어 신창용은 “(모차르트와 ‘소련의 모차르트’로 평가받은 프로코피예프, 같은 뮤즈 클라라에 빠져들었던 슈만과 브람스) 두 작곡가들은 대비되기도 하고 연관성이 있기도 하다”며 “유명 작곡가들이라 그들이 가진 음악적 특징과 색들 그리고 연관성도 관객들이 어느 정도는 알고 계시니 좀 더 재밌게 즐기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털어놓았다.

 

문태국
롯데콘서트홀 인하우스 아티스트로 선정된 첼리스트 문태국(사진=이철준 기자)

◇문태국의 맛깔난 코스요리!

“굳이 의미를 부여하는 강박증이 있어요. 프로그램을 구성할 때 전체를 아우르는 주제 같은 걸 정하고 그 안에서 곡들끼리 연관성을 찾고 의미가 부여되는 곡들을 배치하죠. 특히 이번엔 그렇게 고민을 해봤어요.”

그는 “프로그램을 짤 때 에피타이저, 메인 한두개, 중간 중간 입가심을 해주는 브릿지, 디저트까지 코스요리처럼 구성하곤 한다”며 “특히 2부가 그런데 베베른이 에피타이저, 그다지 무겁지 않은 슈트라우스가 메인, 그리그가 다소 헤비한 디저트처럼 배치됐다”고 부연했다.

“제 나름대로는 나쁘지 않은 프로그램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 정도면 더 고민해 보고 이런 방향으로 나가도 되겠다 싶었죠.”

신창용에 앞서 18일 무대에 섰던 문태국은 프로그램 대부분을 처음 연주하는 곡들로 꾸렸다. 좀체 무대에서 연주되지 않았던 에르뇌 도흐나니의 ‘첼로 소나타 b 단조, Op.8’과 벨라 버르토크의 ‘루마니안 민속 무곡’에 이어 안톤 폰 베베른의 ‘첼로와 피아노를 위한 3개의 소품’, 요한 슈트라우스 ‘첼로 소나타, Op.6’, 에드바르드 그리그 ‘첼로와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a단조, Op. 36’을 연달아 연주했다.

“18일 공연 프로그램을 구상할 때는 대중성과 내가 하고 싶은 음악 사이의 밸런스가 좀 어려웠어요. 이런 기회가 주어진 만큼 과감하게 도전하고 싶어 다소 생소한 곡들로 프로그램을 꾸렸죠. 낭만 대곡들, 잘 알려진 곡들이 주로 연주되는 추세에서 벗어나 벽을 허물고 싶다은 생각은 늘 하고 있었는데 이번에 그걸 한번 해보자 했죠.”

이어 문태국은 “무조건 생소한 곡만 할 수도, 그렇다고 내가 하고 싶은 곡만 할 수도 없어서 스토리 라인을 만들어 보고 싶었다”며 “처음 (롯데문화)재단과의 회의 때는 낭만 쪽 작품을 생각했다가 그들(낭만작품들)과 연관되는 곡들을 프로그래밍했다”고 덧붙였다.

 

“연관되는 것도, 대조되는 것도 보여드리고 싶어 고민하다가 후기낭만 도흐나니와 버르토크, 초기 현대 베베른을 섞었죠. 후기낭만이라고 해서 낭만 작곡가들과 크게 다르지 않은데 불과 몇십년 차이의 초기 현대랑 굉장히 대조되잖아요. 그런 면을 보여드리고 싶었죠. 도흐나니와 버르토크는 마지막까지 미루다 임박해서야 곡을 정할 정도로 공을 들였어요. 둘이 워낙 친했지만 도흐나니가 서구적 음악전통을 이어갔다면 버르토크는 완전 무조 성으로 본인만의 뿌리를 찾아 들어간 느낌이죠.”

 

문태국
첼리스트 문태국(사진제공=롯데콘서트홀)

 

그리곤 “상반기 공연 중 가장 애착이 가는 곡은 도흐나니의 ‘첼로 소나타’다. 생소하면서도 독일의 서구적 음악전통을 이어간 작곡가여서 이질감이 적은 곡”이라며 “처음엔 저도 긴가민가했는데 (협연한 피아니스트 박)종해씨랑 리허설에서 처음 연주하면서 괜찮다고 확신했다”고 털어놓았다. 

 

“제일 기대됐던 건 연달아 연주한 베베른과 슈트라우스였어요. 굳이 따로 설명하지 않아도 관객분들이 각자 생각하는 선에서 대조되는 느낌과 그 사이의 연관성을 찾을 수 있을지 궁금했거든요. 너무 다르지만 베베른의 곡이 워낙 짧아서 ‘이게 뭐지?’하는 순간 다시 돌아오는 느낌이랄까요. 베베른과 슈트라우스가 클라이맥스 같아요. 그 앞에 생소하고 잘 연주되지 않는 도흐나니와 버르토크에 이어서 배치되다 보니 굉장히 완성도 있는 곡으로 프로그래밍됐죠.”

상반기 공연을 스스로도 “거의 처음 연주하는 곡들”로 꾸린 문태국은 하반기에는 쉽게 접하기 어려운 기타와 첼로 레퍼토리들을 연주한다. “첼로와 기타를 위한 레퍼토리가 그리 많지 않아서 꾹꾹 눌러 담았다”는 하반기 프로그램에는 프란츠 페터 슈베르트의 ‘아르페지오네 소나타’, 아스트로 피아졸라 ‘탱고의 역사’, 스페인 작곡가 호아킨 로드리고 ‘아랑훼즈 협주곡, 2악장’, 히나스테라의 ‘첼로 소나타, Op. 49’가 이름을 올렸다.


◇그렇게 마주친 나도 알지 못했던 나
 

신창용
롯데콘서트홀 인하우스 아티스트로 선정된 피아니스트 신창용(사진=이철준 기자)

 

“저도 콘체르토 두곡을 한 무대에서 연주하기는 처음이에요. 처음엔 독주회를 할까도 생각했지만 지난해 하반기까지 독주회를 해서 식상할 것 같았어요. 그렇다고 콘체르토와 심포니를 한곡씩 하면 오케스트라 정기연주회와 다를 게 없잖아요. 그래서 콘체르토 두곡의 고통을 즐겨볼까 했죠.”

그렇게 시작했지만 신창용의 도전은 녹록치 않았다. 프로코피예프의 콘체르토를 연주하면서는 “스스로를 구석까지 몰아붙이며” 꽤 오랜만에 손의 통증이 잦아지는 경험을 하기도 했다. 그렇게 잊고 있던 혹은 스스로 알지 못했던 자신을 만나는 경험은 “즐거움”이기도 했다.

“오랜만에 찾아온 손의 고통이 살짝 즐거웠어요. 이렇게까지 아픈 걸 즐겼나 싶을 정도죠. (미국에서 지내다 입국해 일주일간 자가격리를 끝내고) 연주회 준비 중에는 식당에도 안가고 놀고 싶은 마음도 잘 다스리고 있어요. 코로나19에 걸리면 연주 자체를 할 수가 없으니까요. 그런 제 모습을 보면서 잘 참고 외로움도 즐길 줄 아는구나 싶어요.”

문태국도 그랬다. 공연을 준비를 하면서 문태국은 “워낙 연주하는 걸 좋아하는 건 알았지만 내가 알던 것보다 훨씬 더 좋아한다는 걸 깨달았다”고 밝혔다.

“좋은 곡들이 너무 많아요. 그 중 골라서 연주하면서는 걱정도 되는 동시에 이 곡을 많은 분들이 듣고 좋아해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곡이 어떻게 다가가고 받아들여질지 걱정을 하면서도 긍정적인 결과를 생각했을 때 설레는 마음에 열정이 솟아오르는 걸 느꼈죠.”
 

문태국 신창용
롯데콘서트홀 인하우스 아티스트로 선정된 첼리스트 문태국(왼쪽)과 피아니스트 신창용(사진=이철준 기자)

이어 문태국은 “새로운 곡을 알리고 싶고 연주해보고 싶은 걸 보면 내가 음악을 진짜 좋아하기는 하나 보다 싶었다”며 “평소에는 연주가 임박하면 잘 안되서 스트레스도 받고 ‘이걸 왜 한다고 했지’ ‘어떻게 하지’ 등 고민이 깊어지기도 했는데 이번에는 그 결이 달랐다”고 덧붙였다.

 

“제 자신한테 드는 스트레스 보다 어떻게 받아들여질지가 고민이었거든요. 내 안의 문제로 고민하기보다 준비하면서 설렜던 기분이 너무 커서 잘 받아들여지길 바라는 마음이랄까요.”


◇이후로도 그들은…

“브람스의 협주곡 두개와 슈베르트를 공부해보면 어떨까 생각해요. 공연이나 콩쿠르 위주로 준비하다보면 레퍼토리가 한정될 수밖에 없어요. 큰 곡들은 40분이 넘어가니 콩쿠르에서는 그 하나만 연주할 수도 없어서 효과적인 곡들을 섞어서 연주하다 보니 그런 곡들을 배우는 자체를 미루게 되죠.”

이렇게 전한 신창용은 “그런 곡들을 연구할 시간이 많이 없었던 것 같다”며 “계속 두 작곡가(브람스와 슈베르트)를 공부하면서 연구해보고 싶다”로 털어놓았다. 문태국은 “리사이틀이나 협연을 하다보면 첼로가 연주해야할 곡은 어떻게든 다하게 된다”며 “거기서 좀 더 나아가 하고 싶은 것은 가곡 프로그램”이라고 밝혔다.

“첼로가 사람 목소리와 가장 가깝다고 얘기는 하지만 정말 가까운지 증명된 무대가 별로 없는 것 같아요. 그래서 슈베르트, 슈만 등의 가곡을 현악기로 하면 색다른 느낌이지 않을까 싶어요. 첼리스트로서의 저에게는 노래할 때의 호흡, 사람의 목소리 등을 공부하는 계기가 될 것 같아요.”

더불어 “버르토크를 준비하면서 춤곡에 대해 더 많이 찾아보고 연구하고 싶어졌다”며 “춤곡은 실제로 춰보거나 루마니아 사람이 아니면 그 느낌을 살리기 어렵다. 그래서 더 많이 찾아보고 연구하게 된다”고 말을 보탰다.

문태국
롯데콘서트홀 인하우스 아티스트로 선정된 첼리스트 문태국(사진=이철준 기자)


“바흐를 할 때도 ‘알라망드’ ‘클라비어 소품집’ 등 춤곡들이 어떤 성격이었는지를 찾아보고 연구하게 되거든요. 이번에 버르토크의 6개의 ‘루마니안 민속 무곡’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버르토크가 직접 녹음한 집시 바이올리니스트들의 연주본 모아둔 걸 찾았어요. 오래된 녹음본에서 들리는 쉭쉭거림, 빈티지한 소리들이 너무 매력적이더라고요. 그런 것들을 찾아보면서 어떤 문화를 뿌리 깊이까지 들어갈 수 있는 음악은 춤곡이나 민요라는 생각이 들었죠.”

 

이어 문태국은 “클래식 음악은 어느 정도 연구되고 정제돼 만들어진 결과물”이라며 “춤곡이나 민요 등 좀더 원초적인 곡들에 다가가고 싶어졌다. 많은 작곡가들이 자기 나라 혹은 다른 나라의 민속적 요소를 얼마나 많이, 어떻게 썼는지 비교하면 재밌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동영상 플랫폼들을 통해 찾아보면서 춤곡에 어떻게 의미를 부여해야할지를 고심 중인데 아직 속시원하게 명확한 답을 찾지는 못했어요. 계속 찾아봐야죠. 그리고 이날치(베이스 장영규·박준철, 드럼 이철희, 보컬 안이호·권송희·이나래·신유진) 음악을 들으면서 클래식은 왜 이런 걸 못하지 싶은 마음이 들었어요. 국악은 비주류라고 할 수도 있을 만큼 잊혀져가는 장르인데 이날치같은 그룹들을 통해 재조명되고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봐진다는 게 신기했어요. 크로스 오버나 클래식의 대중화라는 개념보다는 그렇게 잊혀지는 장르들과 같이 해보고 싶어졌죠.”


◇여전히 “더 잘하고 싶어서!”

문태국 신창용
롯데콘서트홀 인하우스 아티스트로 선정된 첼리스트 문태국(왼쪽)과 피아니스트 신창용(사진=이철준 기자)

 

“지금까지는 원치 않아도, 지금 나잇대여서 해야하는 일들이 많았어요. 그런 일들로 저의 50~60% 정도를 채웠다면 이제는 남은 40~50%를 어떻게 채워갈까를 고민해야할 때인 것 같아요.”

자신이 가야할 길의 절반쯤에 서 있다는 피아니스트 신창용은 “제가 요즘 연구해 발전시키고 싶은 건 터치”라며 “아직은 젊은 연주자고 테크닉을 어느 정도 갖추고 있으니 너무 잘 돌아갈 때가 있다”고 털어놓았다.

“그것까지도 콘트롤할 수 있는 터치감을 갖추고 싶어요. 쓸데없이 너무 잘 돌아가면 자칫 음악적으로 방해될 수도 있거든요. 무게 있으면서 한음한음 연결시켜 음색 속을 꽉 차게 만드는 터치감각으로 발전시키고 싶어요. 그러기 위해서 더 연습하고 연구하고 있죠.”

신창용의 말에 문태국은 “아직 학생이어선지 연주에 자신이 있지는 않다. 이렇게 하는 게 맞나, 이렇게 해도 좋게 들릴까 싶은 부분들이 많았다”며 “지금의 저는 그것들이 괜찮다는 걸 조금씩 인정하게 된 것 같다”고 전했다.

“이 정도는 ‘내가 할 수 있어’라는 자신감이 조금씩 생기는 단계인 것 같아요. 여기서 제가 바라는 다음 단계는 정말 내 연주에 자신이 있어서 걱정도, 고민도 없이 자유롭게 연주할 수 있는 날이 속히 오는 거예요. 내려놓으면 올 것 같은데…잘 안돼요. 지금은 아직도 더 잘하고 싶거든요.”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기자의 다른기사보기 >

이시각 주요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