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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처스케이프] 국립현대미술관 윤범모 관장 “한국미술 정체성 체계화와 국제화로 ‘미술한류’ 활성화 원년”

[허미선 기자의 컬처스케이프]

입력 2022-04-09 13:02

윤범모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사진제공=국립현대미술관)

 

“한국미술의 정체성(Identity)을 체계적으로 세워 국제화 작업으로 연결시켜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한국현대미술사의 학술적 연구와 성과에 대한 출판과 보급이 중요하죠. 이런 바탕에서 ‘미술한류’를 활성화시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라스베이거스에서 글로벌 팬들과 콘서트·전시·팝업스토어 등으로 만나고 있는 방탄소년단, 전세계에 K놀이 열풍을 일으킨 넷플릭스 ‘오징어게임’, 일제강점기의 역사적 사실들을 녹여내 묵직한 메시지를 던지며 호평받고 있는 ‘파친코’…. 전세계를 강타한 “K콘텐츠 열풍에 순수예술도 발맞춰야 한다”고 밝힌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은 지난 6일 언론공개회에서 새롭게 발표한 ‘새로운 50년 확장기’(2022~2024) 비전 및 4대 중점방향 중 하나인 ‘미술한류’를 언급했다.

“국제무대에서 한국 현대미술이 더 도드라지게 하고자 국제교류TF를 신설하고자 합니다. 교류사업 통합관리, 아시아 권역 전체로 국제 파트너십 확대, 보다 돈독한 유대 다지기, 글로벌 이슈를 선도하는 국제 컨퍼런스, 국제 공동 연구실 행 등을 통해 미술한류를 보다 체제화하고 활성화하고자 합니다.”

이를 통해 11월에는 한국국제교류재단, 미국 다트머스대학과 공동주최로 ‘한국미술주간’을 개최한다. 윤 관장은 “현지 전문가들과 학술대회 등을 본격화하고 지역을 달리하며 한국 미술을 해외에 각인시키는 데 일조하기를 바란다”며 “지난해 한국 근현대미술 120년사를 정리한 ‘한국미술 1900-2020’ 영문판이 가이드북으로서 해외 전문가의 손에 들려 있을 예정이라 한국미술을 바라보는 시각도 예전과는 다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범모
‘새로운 50년 확장기’(2022~2024) 비전 및 4대 중점방향을 발표 중인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사진=허미선 기자)

 

이와 더불어 해외 연구자 및 기획자 등의 한국미술정보 접근성을 확대하기 위한 오픈소스 기반의 ‘MMCA 리서치랩’을 구축하고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으로 주목받은 온라인 스트리밍 플랫폼은 그 대상을 아시아뿐 아니라 유럽, 중동 등의 미술관으로 교류를 확장한다.

윤 관장이 “해외 기획자 전문가 네트워크의 구심점이 될 것”이라고 소개한 ‘MMCA 리서치랩’은 해외 전시 전문가들을 위한 일종의 한국미술연구소로 영어로 된 한국 작가, 작품, 전시 정보와 비평·논문·에세이, 1950년대부터 현재까지의 한국미술 연대표 등이 공유된다.

‘미술한류’의 바탕이 될 ‘한국미술의 정체성 체계화 및 국제화 작업’과 더불어 전세계 곳곳에서는 한국 미술 전시회가 동시다발적으로 개최된다. 애초 올해로 예정됐지만 뉴욕을 비롯해 LA 등 미국 여러 지역 순회를 위해 2023년으로 순연된 뉴욕 구겐하임미술관에서의 ‘한국 6, 70년대 실험미술전’을 비롯해 ‘워치 앤 칠’(Watch and Chill, 2022년 6월), 독일 카셀 도쿠멘타 MMCA 아시아 프로젝트(2022년 7월)와 ZKM 김순기 순회전(2022년 9월), 미국 LACMA 한국 근대미술전(2022년 9월) 그리고 2023년의 중국미술관 교류전, 2024년의 서예전시 대만시립미술관 순회전 등 한국 현대미술을 알리는 전시들이 라인업돼 있다.



국립현대미술관장 윤범모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사진제공=국립현대미술관)

◇연임으로 공공히 할 ‘열린미술관’

 

“임기 내 ‘열린미술관’으로서 국내외에서 사랑받는 미술관, 한국 미술문화를 선도하는 미술관으로 국제사회에서 존재감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자 합니다.”

지난 2월 연임된 윤범모 관장은 그간 지향하던 비전과 정책들을 공고히 할 계기를 맞았다. 윤 관장은 “임기 내 중점사업”으로 6일 발표한 ‘새로운 50년 확장기’(2022~2024) 비전 및 4대 중점방향인 ‘미술한류’ ‘확장과 연결’ ‘생태미술관’ ‘디지털혁신’을 강조했다.

‘확장과 연결’은 서울, 덕수궁, 과천, 청주에 이은 2026년 상반기 개관을 목표로 추진될 국립미술품수장보존센터 대전(이하 대전관) 건립으로 공고히 한다.

 

윤 관장은 미술품 수장고 및 보존처리를 전문으로 하고 있는 청주관과 건립예정인 대전관에 대해 “미술품 종합병원”이라 표현하며 “병든, 중병에 이르는 미술품들이 많지만 치료기관이 마땅치 않다. 이에 최신 기자재와 전문가를 보유한 청주관과 더불어 대전관에서는 보존 처리 데이터 마련을 위한 빅데이터, AI 등 최신기술을 접목해 활용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보존처리 문제에 대한 국제학술 심포지엄을 매년 개최해 수준 향상 및 확대하고 그 성과를 국영문으로 출판해 공유할 것”이라며 “현재 공·시립 미술관 소장품만 10여점씩 보존처리해서 돌려주는 프로그램 활성화, 궁극적으로는 민간 소장품까지 확대할 의지를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역협력망사업 확장으로는 공동기획전시, 소장품관리시스템 공유 확대, 아카이브 구축 지원, 미술관 종사자 전문성 강화 등에 협력하며 전국민 미술문화향유 실현에 나선다. 그 일환으로 이건희컬렉션 순회전이 광주시립·경남도립·부산시립미술관에서 동시 시작해 3년 동안 10여개 도시를 순회한다.

과천관의 MMCA 연구센터를 ‘한국미술연구소’로 발전시켜 관내 학예사는 물론 외부 전문가들과의 협업체제로 연구사업을 체계화하고 활성화한다. 이를 통해 미술관 고유사업에 연구성과를 반영해 내실을 다지고 저마다의 특성을 공고히 하는 5관 체제 본격화에 나선다.

더불어 생태적 전시 TF구성·운영으로 전시 폐기물 재활용 방안 모색, 비닐·플라스틱 등 전면중지 및 최소화 등 탄소배출 저감을 위한 5대 실천방안으로 생태미술관으로 거듭난다. 윤 관장은 “사소한 부분 같지만 현실에서 실천이 쉽지 않은, 그렇지만 중요한 사안”이라며 “탄소프로젝트 워크숍 등 학술적 연구, 전시를 비롯한 미술관 운영에 반영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라고 밝혔다.


◇빅뱅하는 미술시장의 지속가능성에 대하여

윤범모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사진제공=국립현대미술관)

 

“미술관이 NFT 등 미술시장에 직접 진입하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윤범모 관장은 메타버스형 가상미술관 ‘메타-MMCA’, ‘생의 찬미’로 시도될 ‘디지털트윈 미술관’ 등 디지털 혁신을 꾀하면서도 최근 미술계를 비롯해 문화예술 전반에서 각광받는 ‘NFT’에 대해서는 “직접 진입은 없다”고 단언했다. 가능성과 더불어 저작권, 기술적 문제, 인식 부족 등의 해결하고 풀어야할 문제들도 산적한 NFT에 대한 국립기관의 역할은 “연구 차원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NFT 등은 새로운 미술 환경에 적응 혹은 대응하기 위한 연구 차원의 준비 수준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신기술을 활용하여 소장품 자산을 미래지향적으로 어떻게 관리할 수 있는가 고민하는 것이죠.”

코로나19, 이건희컬렉션, 글로벌에서 부는 K콘텐츠 열풍 등 급변하는 환경과 위기 속에서도 한국 미술에 대한 관심은 국내외적으로 뜨겁다. 빅뱅하는 한국 미술 시장에 대한 관심이 일시적인 유행으로 사그라지지 않도록 해야할 일과 국립미술관으로서의 역할에 대해서는 “국제무대에서 우리 미술은 국격(國格)을 올리는 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미술의 위상이 국제적으로 올라가고 스타 작가나 스타 큐레이터가 많이 배출되면 결국 국격 향상과 더불어 미술시장에도 파급 효과가 클 것입니다. 또한 현대미술의 경제 효과도 위대할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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