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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롯데건설, 만덕센텀대심도 건설현장 붕괴사고 뭉개기

입력 2023-03-03 13:06

해운대 방향 터널 막장 토사유출지
만덕센텀대심도 건설현장 해운대 방향 터널 막장 토사유출지 모습.(사진제공=부산시)

 

부산 북구 만덕터널 일대와 해운대구 센텀을 잇는 만덕센텀지하차도(만덕센텀대심도) 건설현장 붕괴사고가 뒤늦게 알려져 논란인 가운데 시공사인 롯데건설과 부산시가 사고를 뭉갠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사고 이후 롯데건설은 현장 대피명령을 내리고도 부산시 건설본부에 바로 알리지 않았고 건설본부 역시 이틀이나 상부에 보고하지 않았다. 이에 부산시는 감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3일 부산시 등에 따르면 토사 유출이 최초 목격된 건 지난 24일 밤 8시 30분쯤이다. 3시간 뒤 토사량이 많아지다가 완전히 무너져 내린 것. 시공사인 롯데건설은 인명사고를 우려해 작업자를 철수시키고 현장을 통제했다. 이 사고를 통해 무너진 흙의 양은 무려 25톤 화물차 40여대 분량에 달했다.

하지만 부산시 건설본부에 사고가 접수된 건 하루가 지난 25일 오전이었다. 부산시 건설본부는 다음날이 돼서야 현장점검에 나섰지만 이 때도 상부 보고는 하지 않았다. 건설본부는 사고 사흘 뒤인 27일 월요일 퇴근 무렵에나 안병윤 행정부시장에게 보고했다. 당시 박형준 부산시장은 해외 출장 중이었다.

3호선 대심도
부산시와 롯데건설의 사고 뭉개기로 인해 부산도시철도 3호선의 안전조치도 뒷북으로 이어졌다. 도시철도 3호선과 만덕센텀대심도의 노선 선형은 거의 일치한다. 사진 왼쪽은 도시철도3호선 노선, 오른쪽은 만덕센텀대심도 노선.(사진=네이버지도, 부산시 제공)

 

인명피해가 없어 즉시 보고하지 않았다는 게 심성태 부산시 건설본부장의 변명이다. 심 본부장은 “재난이나 사고라고 볼 수 있는 부분은 아닌 것 같다. 인명피해도 없고 재산적인 손실 부분에 있어서 통상 재난으로 관리하는 매뉴얼에 준해서 시공사에 얘기하는 어려울 것 같다”고 밝혔다.

그러나 부산시의 이같은 늑장 대응은 자칫 초대형 참사로 이어질 뻔 했다. 만덕센텀지하차도와 구간이 거의 일치하는 도시철도 3호선에 대한 안전조치 또한 뒷북으로 이뤄졌기 때문이다. 또 사고 구간 200미터 반경 안에는 아파트 단지와 초등학교까지 있어 부산시와 시공사인 롯데건설에 대한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터널 붕락 발생 위치도
만덕센텀대심도 터널 붕괴 발생 위치도. 사고 200미터 반경 내 아파트 단지와 초등학교까지 있다.(사진=부산시 제공)
이 건설 구간 내 거주하는 동래구 주민 A씨는 “소음과 환경오염 때문에 너무 힘들었는데 사고 소식을 뒤늦게 듣고 어처구니가 없었다. 주민 목숨이 공무원 임기보다 못하다는 것인가. 시와 시공사의 안전불감증이 도를 넘었다”비판했다.

한편 사고 은폐 의혹이 불거지자 부산시는 사고 대응에 대해 자체 감사를 벌이기로 했다.

부산=도남선 기자 aegookja@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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