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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저렴한 곳으로”…방 빼는 유통가

입력 2024-10-07 06:00
신문게재 2024-10-07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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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침체 장기화로 수익성 악화가 장기화되자 유통업계가 본사 이전을 통해 비용 효율화에 나섰다.



SSG닷컴은 내년 2월 사옥을 영등포로 이전할 계획이라고 최근 사내에 공지했다. 새 사옥은 영등포시장 사거리에 있는 지하 5층, 지상 8층 규모의 신축 건물 KB영등포타워다. SSG닷컴은 자회사 패션 온라인 플랫폼 W컨셉과 함께 해당 건물을 사용하게 된다.

SSG닷컴의 사옥 이전은 약 2년만이다. 2018년 이마트에서 분리, 별도 법인이 된 SSG닷컴은 종로 센트로폴리스에 자리잡았다가 2022년 7월 W컨셉과 함께 역삼동 센터필드로 본사를 이전했다.

SSG닷컴은 법인 설립 이래 지난해까지 5년간 매년 영업손실을 기록, 비용 절감이 필요한 상황이다. 지난해까지 누적 손실은 4500억원에 달한다. 올해 상반기에도 308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이에 지난해부터 사업 개편 및 비용 절감작업을 통해 수익성 개선에 전념하고 있다. 지난 7월에는 근속 2년 이상의 본사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진행하기도 했다.

롯데그룹 계열사 역시 본사 이전을 추진하고 있다. 롯데하이마트는 경영 효율화 차원에서 서울 강남구 본사 사옥을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서울 대치동에 있는 본사 사옥을 임대로 전환하고 임대료가 낮은 건물을 임차하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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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하이마트 본사 사옥.(사진=롯데하이마트)

 

롯데하이마트 역시 소비경기 악화에 따른 가전 수요 감소에 수익성 개선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롯데하이마트는 올 상반기 매출은 1조114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7% 감소했으며 영업손실은 133억원을 기록,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롯데하이마트 관계자는 “투자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자산 가치가 높은 강남 대치동 본사를 활용하는 방법을 검토 중”이라며 “이전 시기나 장소는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롯데 계열사 코리아세븐은 지난 7월 서울 중구 수표동 시그니처타워에 있던 본사를 강동구 이스트센트럴타워로 옮겼다. 코리아세븐은 2021년 연결기준 1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으나 미니스톱 인수에 따른 판관비 부담으로 수익성이 악화됐다. 미니스톱 인수 첫 해인 2022년 48억원, 지난해 55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에도 441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를 이어갔다. 현재 세븐일레븐은 저효율 점포를 정리하는 한편 PB브랜드 ‘세븐셀렉트’의 차별화 상품 확대 등 체질 개선을 진행 중이다.

롯데그룹의 이커머스 사업부 롯데온 역시 임차료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지난 7월 사옥을 롯데월드타워에서 강남 테헤란로로 이전했다. 롯데온은 2020년 출범 후 한 번도 흑자를 내지 못했다. 올 상반기 영업손실은 423억원으로 11억원 늘었다. 누적 적자는 5000억원을 넘었다. 롯데온은 올해 저성과자 권고사직과 근속 3년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단행하며 조직 슬림화에 나섰다.

매각작업이 진행 중인 이커머스 플랫폼 11번가는 비용 효율화 차원에서 서울역 인근 서울스퀘어에 있던 본사를 경기도 광명시 유플래닛 타워로 지난달 이전했다. 유플래닛 타워는 면적 기준 월 임대료가 서울스퀘어 대비 3분의 1수준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와 함께 11번가는 지난해 말부터 2차례 희망 퇴직 및 내부 인력 전환 배치 등 사업 효율화를 위한 수익성 개선에 집중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어려운 상황이 계속되니까 업계가 비용 효율화 차원에서 본사 이전을 하고 있다”며 “특히 자가 건물을 갖고 있는 회사라면 검토해볼만 할 것”이라고 밝혔다.

장민서 기자 msjang@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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