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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그라운드] 연극 ‘햄릿’ 손진책 연출 “가장 단순한 원, 그 안에서 펼치는 삶과 죽음 그리고 씻김”

입력 2024-06-14 18:00

연극 햄릿
연극 ‘햄릿’ 공연장면(사진=허미선 기자)

 

“이 연극은 배우 4명이 이승에서 배를 타고 죽음의 강을 건너 사령들이 있는 곳으로 와 ‘햄릿’을 하고 공연이 끝난 후 다시 배를 타고 죽음의 강을 건너 이승으로 돌아가는 구조입니다. 그런 구조를 통해 삶과 죽음의 경계를 허물어보자는 데 초점을 뒀죠. 그리고 마지막에는 그 혼돈을 안개비로 씻김하는 걸로 끝냈습니다.”



연극 ‘햄릿’(9월 1일까지 홍익대학교 대학로아트센터 대극장)의 손진책 연출은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홍익대학교 대학로아트센터 대극장에서 열린 프레스콜에서 이렇게 밝혔다. 

 

윌리엄 셰익스피어(William Shakespeare)의 희곡을 무대에 올린 연극 ‘햄릿’은 손진책 연출, 배삼식 작가 그리고 2016년 이해랑연극상 수상자인 9명의 원로 배우들이 의기투합해 초연한 작품이다.

 

연극 햄릿
연극 ‘햄릿’ 공연장면(사진=허미선 기자)


이번 ‘햄릿’은 2022년 젊은 햄릿 강필석, 오필리어 박지연, 호레이쇼 김수현 등과 재연에 이은 세 번째 시즌이다. 

 

이호재, 전무송, 박정자, 손숙, 김재건, 정동환, 김성녀, 길용우, 손봉숙, 남명렬, 박지일, 정경순, 길해연, 이항나 등 베테랑들과 재연의 강필석을 비롯해 햄릿 이승주, 오필리어 에프엑스(fx) 루나, 호레이쇼 박윤희와 정환, 레이티즈 이충주·양승리 등 젊은 배우들이 함께 무대를 꾸린다.  

 

지난 시즌과는 전혀 다른 극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이번 ‘햄릿’의 특징은 극도로 단순한 무대다. 기울어진 바닥에 원과 사각형, 공간을 분리하는 유리 그리고 의자가 전부다. 

 

연극 햄릿
연극 ‘햄릿’ 공연장면(사진=허미선 기자)

 

이에 대해 이번 시즌에 새로 합류한 이태섭 무대디자이너는 “제가 제시한 10여개의 디자인 중 연출님이 결국 선택한 건 빈 공간이었다”며 “도시의 유리 건물과 전광판 등을 소재로 아주 미니멀하게 구성을 했다”고 설명했다.


“우리의 삶도 결국 연극에 불과하다는 의미로 극장이 다 노출돼 있습니다. 더불어 첫 장면과 마지막이 정확하게 일치되면서 이 연극이 끝나듯 우리의 삶도 역시 연극처럼 끝나간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죠.”

손 연출은 “이태섭 무대디자이너가 제시한 10여 가지 콘셉트 중 가장 심플한 원 하나를 선택했다”며 “그 속에 연극을 한번 넣어보자 했다. 삶과 죽음의 경계를 보이는데 가장 단순했으면 했다”고 말을 보탰다. 

 

연극 햄릿
연극 ‘햄릿’ 출연진(사진=허미선 기자)

 

“그래서 원 하나에 의자를 오브제로 선택했습니다. 나이가 들수록 본질만 갖고 하고 싶은 욕심이 생겨요. 가능한 한 잔가지를 줄이자 생각했죠. 배우들에게도 리얼한 연기를 하지 말라고 해요. 본질만 갖고 한번 승부해 보자, 본질만 찾아가 보자는 데 초점을 뒀죠. 그렇게 삶과 죽음 그리고 그 본질이 뭐냐 라는 데만 집중했습니다.”

그는 “연극이라는 것은 하면 할수록 두렵다. 때로는 거의 공포에 직면할 정도로 두렵다”며 “더불어 항상 완성도를 향해 끝없이 다가가는 여정”이라고 털어놓았다.

“완성도를 향해 다가가면 또 저만큼 멀어집니다. 그럼에도 완성도를 향해 계속 나가는 것이 창작의 세계고 연극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마지막 공연까지 배우들이 자가발전해 작품 스스로에 완성도가 생기도록, 좋은 작품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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