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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노후 자산, 마르지 않는 샘물처럼 설계해야"

[브릿지 초대석] 이상건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장

입력 2024-06-18 07:00
신문게재 2024-06-18 12면

 

[브릿지초대석]이상건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장
이상건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장이 30일 서울 중구 미래에셋센터원에서 브릿지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촬영=이철준 PD)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국가 중 고령 노동이 가장 긴 나라. 조금 더 여유롭고 건강한 노후를 위한 방법은 없을까. 한때는 국민연금이 은퇴 후 삶을 지내는 데 넘치지는 않아도 부족하진 않을 것이란 든든한 존재였던 적이 있다. 하지만 이는 옛말이 됐다. 개인 연금과 투자가 수반되지 않으면 은퇴 후 또 다른 노동을 고민해야 하는 시대다. 국민들이 좀 더 풍족하게 노후를 보낼 수 있도록 똑똑한 노후 재무 설계를 외치는 곳이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다. 이곳을 이끄는 이상건 센터장 겸 전무를 만났다. 그는 연금 설계에서 가장 중요한 키워드로 첫째도, 둘째도 ‘현금 흐름’을 꼽았다. 삶이 끝날 때까지 현금흐름이 마르지 않는 것이 노후 재무 설계의 ‘알파’이자 ‘오메가’라고 강조한다. 



◇ 연금 개혁 핵심 “더 많이 내고 덜 받는 것”




먼저 이 센터장은 “연금개혁은 생각한 것 이상으로 어렵고 세대 간 이해 관계자들 전부를 만족시킬 수 없다는 점도 알고 넘어가야 할 것이다. 현재 논쟁이 되고 있는 대체 소득율 45%, 43% 이런 수치적인 부분도 의미가 없다고 본다. 강조하고 싶은 부분은 연금개혁 핵심은 더 많이 내고 덜 받는 것이다. 이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말한다.

“또 하나 짚을 부분은 1988년 도입 당시 명목 소득대체율이 40%였는데, 이는 납입기간이 40년 기준이다. 40년을 납부해야 40%의 대체율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그런데 현실적으로 40년을 납부할 수 있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되겠는가. 국민연금이 사회적 보장 기능이 다른 나라보다 취약한 한국의 현실을 이해해야 할 것이다. 구조적으로 힘들다는 부분을 말하고 싶다. 예를 들어 한국은 대학 진학률이 세계에서 가장 높다고 볼 수 있다. 대학 교육을 모두 마치고 일찍 일을 시작해도 20대 초중반인데, 40년을 모두 채우면 60대를 넘어선다. 반면 외국은 고등학교 생활을 마치고 취업 전선에 뛰어들어 일을 하는 경우가 보편적이다. 상대적으로 국내보다 오래 더 일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될 수 있다. 그래서 40년을 일한 대가로 연금을 요구하는 시위 등이 일어나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지 않을까 싶다. 국내는 정년을 연장해달라는 요구가 있으나 기업 입장에서는 불편하지 않겠나. 이러한 구조적인 문제를 또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국민연금만으로는 노후를 보장받을 수 없는 것이 사실이 됐다.”

덧붙여 “독일은 국민연금이 개인의 노후를 원하는 만큼 보장할 수 있는 수준이 되지 않기에 스스로 저축하고 투자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내곤 한다. 우리 정부도 이렇게 조금 더 솔직해질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브릿지초대석]이상건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장
이상건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장이 30일 서울 중구 미래에셋센터원에서 브릿지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촬영=이철준 PD)

 

◇ 연금 강국인 해외 ‘자산 구성’ 차이 존재

호주나 미국 등 연금 강국이라고 불리는 나라들을 살펴보면 연금으로 어느 정도 노후를 보장받는 구조가 구성되어 있다. 우리가 본받아야 할 제도적인 부분에 대해 이 센터장은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그는 “자산 구성 면에서 차이가 있고 이 부분을 참고해야 한다”고 언급한다. 예를 들어 “호주와 미국은 주식 자산 위주이며, 절반이 넘는다. 반면 한국은 원리금 보장형이 90%이며, 이러한 자산 구성으로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대비도, 자산 증식도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고 꼬집었다.

실제로 호주는 연금으로 성공한 나라 중 하나로 꼽힌다. 연금의 자산 구성 중 투자 비중이 50%를 넘어선다. 반면 우리나라는 원리금 보장으로 구성된 자산 구성이 80%에 달한다. 장기적으로 연금이라는 자산이 ‘성장’을 해야 하는 자산인데, 안전하게 운용을 하면 원금은 지킬 수 있겠으나 성장 개런티에 대한 미지수를 반기지 않는다는 게 현실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디폴트 옵션’에 대해서도 “우리나라는 사전 선택제도인데, 원론적인 의미의 디폴트 옵션이 아닌 것”이라고 지적했다. 선진국에서 도입된 제도의 취지가 한국에는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연금 운용회사들과 관리회사들도 수익률 극대화에 노력해야 할 것”이라며 “단순히 자금 유치에만 열을 올릴 것이 아니라 수익률을 높일 수 있도록 자산배분을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장기 투자 문화 정착, 개인 연금 축적 선순환 구조로

“주주가치 제고가 개인 노후까지 연결되는 선순환 구조가 되려면 아직은 갈 길이 멀다. 물론 주주환원율이 많이 높아진 것도 사실이다. 그래도 자사주와 배당을 통해 장기 투자를 할 수 있는 문화가 정착되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알아야 할 점이 비상장 기업과 상장 기업의 평가 방식이 다르다는 부분이다. 주가가 낮을수록 대주주에게 유리한 구조를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논란은 있으나 상속세, 시가평가방식, 상법 개정 등 전체적인 지배구조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또 하나 당부하고 싶은 부분은 주식시장이 단순히 돈을 버는 곳이라고 생각하는 것보단 기업 생태계의 중심이라고 말하고 싶다. 창업부터 퇴출까지 주식시장을 통하지 않으면 한 사회의 기업 생태계는 유지될 수 없다고 본다. 자본시장의 중심인 미국과 그렇지 않았던 유럽 격차가 갈수록 벌어지는 것에서 시사점을 얻어야 할 것이다.”

◇ 노후 설계 핵심 ‘현금흐름’… 세대별 전략 필요


이 센터장은 “젊은 세대는 자산의 성장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20~30년 뒤에 쓸 돈이므로 장기적으로 성장하는 자산에 투자해야 할 것이다. 주식 자산이 대표적으로, 시장 지수에만 투자해도 장기적으로 지켜볼 가치가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퇴직을 앞둔 세대는 문제가 복잡한 것 같다”고 말한다. 그는 “기존의 변동성 리스크, 인플레이션에 더해 장수 리스크나 시퀀스(순서) 리스크 등 여러 부분을 고려해야 한다. 죽을 때까지 현금흐름을 만들어야 하고, 퇴직 후 10년간 집중적인 시퀀스 리스크 관리가 필요한데, 하나의 상품만으로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금 흐름이 나오는 다양한 자산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앞으로는 현금흐름 포트폴리오 구성 능력이 특히나 중요해지는 시대가 올 것이며, 월 분배형 상장지수펀드(ETF)나 배당, 임대료 등 여러 자산으로부터 나오는 현금흐름을 잘 관리하고 설계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덧붙여 “퇴직을 앞둔 세대라면, 앞서 언급한 장수 리스크와 시퀀스 리스크를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 또 연금으로 받는 것이 일시금으로 받는 것보다 조세 효율이 좋다는 점도 기억하길 바란다. 퇴직연금, 연금저축계좌는 건강보험료 산정에 포함되지 않는 점도 알려주고 싶다.”

마지막으로 “일과 자산운용을 동시에 고려하는 연금 겸업형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라며 “소액이라도 소득이 있으면, 기존 금융자산의 고갈을 늦추고 운용 수익률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브릿지초대석]이상건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장
이상건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장이 30일 서울 중구 미래에셋센터원에서 브릿지경제와 인터뷰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촬영=이철준 PD)

 

◇ 평안한 노후의 동반자 목표…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가끔 센터 유튜브나 뉴스 레터를 보면서 연금에 더욱 열심히 불입하고 있다는 메일을 받거나 댓글을 보면 보람을 느낀다. 한국 사회는 지나치게 부동산에 편중된 경향이 있는데, 연금을 통해 자산 구성의 변화에 도움을 주고 싶다. 이런 방향으로 가야 사회 리스크를 줄일 수 있고, 투자자들의 자산도 균형을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이 센터장은 앞으로 “평안한 노후와 연금 부자들을 많이 만드는 데 일조하는 것을 우선으로 할 것”이라며 “다양한 콘텐츠 교육과 자료를 발간하고 도움이 될 수 있는 유익한 센터를 만들겠다”고 마무리했다.


◇이상건 센터장(전무)은 

이상건 센터장(전무)은 서강대학교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하고 증권방송 한국경제TV 기자, 경제주간지 중앙일보 이코노미스트 금융 및 투자 담당 기자로 활약했다. 이후 2005년부터 미래에셋투자교육연구소 수석연구원 겸 팀장, 2008~2010년 미래에셋투자교육연구소 이사를 역임, 현재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장 겸 전무 직을 맡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부자들의 개인 도서관> <돈 버는 사람은 분명 따로 있다> <부자 만드는 경제 기사> <워런 버핏, 부는 나눠야 행복해져> 등이 있다. 

 

대담=명재곤 금융증권부 국장 

정리=홍승해 기자  hae810@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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