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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소주’ 떼낸 신세계L&B, ‘경영 효율화’ 속도

‘제주소주’ 물적분할 결정...일부 매각 가능성도 나와
스카치위스키 등 수입 중단…美 버번 위스키만 수입중
본업 ‘와인’에 집중...고가 와인 오프라인 재정비·‘W&M 뷰티’ 상표 출원

입력 2024-07-02 06:00
신문게재 2024-07-02 2면

킹소주24가 이마트24 매장에 진열됐다. [사진=이마트24]
제주소주의 ‘킹소주24’가 이마트24 매장에 진열됐다. (사진=이마트24)

 

신세계그룹의 주류 계열사 신세계L&B가 경영 효율화를 위해 사업 구조를 재편하고 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제주소주’를 흡수합병하며 사업을 확장한지 3년 만이다. 신세계 그룹이 잇따른 구조조정으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신세계L&B도 본격적인 수익성 제고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L&B는 지난달 20일 이사회를 열고 제주소주 분할을 결정했다. 물적분할 방식으로 신세계엘앤비가 제주소주 지분 100%를 보유한다. 분할기일은 오는 8월 6일이다. 자본금은 신세계L&B 220억원, 제주소주 50억원으로 결정됐다.

제주소주는 신성장동력 또는 신세계L&B와 시너지가 높은 신사업을 발굴·투자해 시장환경의 변화에 신속히 대응하기로 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신세계L&B가 제주소주를 일부 매각 가능성도 열어뒀다는 시각도 나온다.

신세계L&B는 이마트의 100% 자회사로 와인 등 주류 수출입업을 주로 하고 있다. 제주소주는 지난 2016년 이마트가 인수한 이후 2021년 신세계L&B로 흡수합병됐다. 이마트가 190억원을 들여 소주사업에 야심차게 진출했지만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소주 위탁생산과 지난해 정용진 소주로 불리며 ‘킹소주24’를 한정판으로 출시했으나, 반짝 호응을 얻었을 뿐 유통과 제조사의 시너지가 크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신세계L&B는 지난해 매출 1806억원, 영업이익 7억원을 달성해 전년 대비 각각 12.5%, 41.6% 하락했다.

실적 하락세에 접어들자 수입 위스키 라인업도 축소했다. 지난해까지 스카치위스키, 싱글몰트 등의 위스키 품목을 취급했으나, 현재는 미국의 버번 위스키만 남기고 수입을 중단한 상태다. 또한 올해 초 제주소주 공장에 위스키 증류소를 설치하고 생산 준비를 계획했지만, 관련 조직을 해체하고 사업을 전면 철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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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앤모어 매장 전경. (사진=신세계L&B)
신세계L&B는 기존 와인 사업에 집중하며 내실을 다지겠다는 복안이다. 신세계그룹은 지난해 정기 임원인사에서 송현석 신세계푸드 대표에게 신세계L&B 대표까지 겸직시키며 대대적인 체질 개선에 나섰다. 이후 송 대표는 주류 전문 매장 브랜드 ‘와인앤모어’를 신세계푸드의 ‘노브랜드버거’처럼 와인 관련 산업 대표 브랜드로 육성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신세계L&B는 ‘와인앤모어’ 청담점 등의 매장 규모를 확장하는 등 리뉴얼을 추진하고 있다. 소수 매장을 중심으로 고가 와인 중심으로 판매하는 등 고급화 전략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최근에는 ‘와인앤모어 뷰티’라는 상표권도 출원한 상태다. 올 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와인을 원료로 하는 화장품과 와인을 함께 구성해 판매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L&B의 주력 사업이 와인 수입 판매인만큼 와인과 관련된 사업을 확장해 수익성을 높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신세계L&B 관계자는 “제주소주 사업 활성화를 위해 여러 방안을 모색 중”이라며 “향후 회사 운영에 대해선 다양한 방안을 두고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자연 기자 naturepark127@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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