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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왜 가난하고 그래” 뮤지컬 ‘젠틀맨스 가이드: 사랑과 살인 편’

[Culture Board]

입력 2024-07-03 18:30
신문게재 2024-07-04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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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젠틀맨스가이드: 사랑과 살인편’ 2021년 공연장면(사진=브릿지경제 DB, 쇼노트 제공)

 

지독히도 가난하지만 사랑에도, 세상에도, 삶에도 순수했던 청년 몬티 나바로(김범·손우현·송원근, 이하 시즌합류·가나다 순)가 런던 최고의 귀족 다이스퀴스 가문의 8번째 백작 후계자였음을 알게 되면서 이야기는 좌충우돌 블랙코미디가 된다.



1900년대 영국 런던을 배경으로 몬티 나바로와 다이스퀴스 가문 사람들(이규형·정상훈·정문성·안세하), 연인 시벨라 홀워드(류인아·허혜진)와 결혼상대 피비 다이스퀴스(김아선·이지수) 등이 펼쳐가는 블랙코미디 뮤지컬 ‘젠틀맨스 가이드: 사랑과 살인 편’(7월 6~10월 20일 광림아트센터 BBCH홀)이 돌아온다.  

 

2024 뮤지컬 젠틀맨스 가이드 메인 포스터_제공 ㈜쇼노트
뮤지컬 ‘젠틀맨스 가이드: 사랑과 살인 편’(사진제공=쇼노트)
2018년 초연 후 2020, 2021년 재삼연에 이은 네 번째 시즌으로 지난 6월 16일(현지시간) 제77회 토니어워즈(Tony Awards)에서 뮤지컬 부문 의상 디자인상을 수상한 ‘위대한 개츠비’(The Great Gatsby, 브로드웨이씨어터) 린다 조의 대표작이기도 하다.

처음엔 그저 다이스퀴스 소유의 은행 취직이면 됐다. 하지만 마뜩찮게 지위와 권력, 부를 거머쥔 다이스퀴스가문 사람들이 조상들까지 단체로 등장해 ‘왜 가난하고 그래’를 돌림노래처럼 불러대며 조롱하는가 하면 온 마음을 다해 사랑했던 연인 시벨라는 다이스퀴스 가문의 8번째 백작 후계자라는 말을 한껏 비웃으며 부잣집 남자와의 결혼에 열을 올린다.

팔을 뻗기만 하면 구할 수 있었던 에제키알 다이스퀴스 목사를 해치우는 선택을 하면서 몬티의 다이스퀴스 백작 후계자 퇴치작전은 본격화된다. 이 퇴치작전은 몬티의 고군분투와 각종 다이스퀴스를 연기하는 배우의 노고로 완성된다. 혼자서 15~20초 안에 변신해 9명의 다이스퀴스를 연기하는 배우의 변화는 ‘젠틀맨스 가이드’의 백미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스케이트장에 얼음구멍을 내거나 향수로 벌떼의 공격을 받게 하거나 운동기구 무게를 늘리고 소품 총에 실탄을 장전한다. 그렇게 바람둥이 애스퀴스, “남자가 더 좋아”를 외치며 몬티에게 호감을 보이는 헨리, 보디빌더 바톨로뮤, 발연기 배우 레이디 살로메가 죽음을 맞는 가운데 가장 큰 웃음을 자아내는 이는 단연 자선사업가 레이디 히아신스다. 자선사업 거리를 제안하며 이집트로, 인도로, 아프리카로 보내고 또 보내도 몇 번이고 살아 돌아오는 히아신스는 1인 9역을 소화하는 다이스퀴스 배우들의 매력이 응집된 캐릭터다.

이후 벌어지는 현재 하이허스크 성의 주인인 애덜버트 백작과의 마지막 사투, 사랑하는 연인 시벨라와 결혼상대로 적합한 피비 다이스퀴스의 밀고 당기기도 흥미롭다. 그렇게 몬티가 “언젠가는 지렁이도 걷게 될지”라는 시벨라의 비아냥을 딛고 백작이라는 지위를 얻는 과정은 폭소를 자아내지만 마냥 웃어도 되나 질문하게 한다.

[젠틀맨스 가이드] 반대로 - 김아선(제공.쇼노트)
뮤지컬 ‘젠틀맨스가이드: 사랑과 살인편’ 2021년 공연장면(사진=브릿지경제 DB, 쇼노트 제공)

 

재기발랄함과 촌철살인과도 같은 통쾌함 그리고 둘 다 가질 수 있다는 욕심, 정당하지 않은 방법으로 얻게 된 백작이라는 지위, 이를 지키기 위한 마뜩찮은 선택, 새로운 백작 몬티를 노리는 또 다른 다이스퀴스 후계자의 등장 등에 대한 씁쓸함이 공존하는 그야말로 ‘블랙 코미디’다.

‘젠틀맨스 가이드’는 ‘구미호뎐’ 시리즈, ‘고스트 닥터’ ‘로스쿨’ ‘꽃보다 남자’ 등의 김범, BL드라마 ‘나의 별에게’ 시리즈, ‘행복배틀’ ‘금수저’ 등과 연극 ‘테레랜드’ 등의 손우현의 뮤지컬 데뷔작이기도 하다. 두 사람은 ‘오페라의 유령’ ‘레드북’ ‘이프덴’ ‘서편제’ 등의 송원근과 몬티 나바로를 번갈아 연기한다. 

 

2024 젠트랜스 가이드
2024 ‘젠틀맨스 가이드: 사랑과 살인 편’ 출연진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몬티 나바로 역의 송원근·김범·손우현, 1인 9역을 소화할 다이스퀴스들의 안세하·정문성·정상훈·이규형(사진제공=쇼노트)

 

9개의 역할을 소화하며 ‘젠틀맨스 가이드’의 백미를 책임질 다이스퀴스들로는 초연부터 함께 한 ‘삼식이 삼촌’ ‘카지노’ ‘해피니스’ ‘슬기로운 감빵생활’ ‘몬테크리스토’ ‘스위니토드’ ‘팬레터’ 등의 이규형과 2020년 재연 무대에 섰던 코믹 연기의 대가 정상훈이 다시 돌아온다.

더불어 2021년 3연의 ‘셰익스피어 인 러브’ ‘사의찬미’ ‘어쩌면 해피엔딩’ ‘헤드윅’ ‘감사합니다’ ‘신성한, 이혼’ ‘모범형사’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리즈 등의 정문성이 다시 무대에 서며 드라마 ‘킹더랜드’ 등과 뮤지컬 ‘할란카운티’ ‘사랑의 불시착’ ‘올슉업’ 등의 안세하가 다이스퀴스들로 새로 합류한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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