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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문안通] 광복절 유감

입력 2024-08-13 14:08
신문게재 2024-08-14 19면

손수건이 필요했다. ‘위안부 할머니’ 후원이 가능한 제품 구매를 위해 포털사이트 검색창에 검색어를 넣는 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위안부 할머니들 빨리 쥭엇으면 좋겟는데’라는 제목의 지식iN 게시물이 맨 위쪽에 배치돼 있었다.

일본을 향한 위안부 할머니들의 사과 촉구로 인해 “일본과의 사이가 안좋아지는데다 세금도 많이 쓰고 그들보다 더 힘든 건 강제징용 피해자들”이라는 이유였다. 맞춤법도 기묘한 이 게시물의 등록날짜는 3월 23일. 광복절을 앞둔 지금까지도 버젓이 해당 검색어 지식iN 상단에 배치돼 있다. 왜곡되고 편협한 역사관을 공공게시판에 올리는 이나 ‘표현의 자유’라는 명목 하에 이를 방치하는 플랫폼이나 역사의식의 부재를 통탄케 하는 존재들임은 분명하다.

해방 이래 가장 시끄러운 광복절을 맞고 있다. 지난 7월 27일 일제강점기에 조선인 강제동원이 대규모로 이뤄진 일본 니가타현 사도광산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신임 독립기념관장의 친일 발언 의혹, 그1987년 개관 이래 첫 독립기념관 자체 광복절 경축식 취소, 이로 인한 빗발치는 독립기념관 노조 비대위원장과 광복회 및 역사학계 등의 임명 철회 촉구, 김경수 전 경남지사 광복절 특사 및 복권 움직임과 이로 인한 갑론을박까지.

역사적 사실마저 정치권의 도구가 된 지는 이미 오래다. 하지만 올바른 역사의식은 붕당정치로 인해 폄훼돼서도 훼손돼서도 안되는, 반드시 지켜져야 할 의무사항이다. 반복되는 특성을 가진 역사는 현재를 비춰보고 빗대 올바르게 대처하고 반성하는 데서 그 가치를 발휘한다. 그렇게 역사는 혼란 속에서도 국가를, 사회를 그리고 나를 바로 세우는 본질이다. 독립운동가 단재 신채호 선생의 말처럼 역사는 그래서 과거인 동시에 현재이며 미래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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