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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두코바니 원전 굳히기, ‘팀코리아’ 자세 필요하다

입력 2024-09-24 15:58
신문게재 2024-09-25 19면

체코 두코바니 원전의 최종 계약을 성사시키기 위한 원전 세일즈 외교 활동이 치열하다. 윤석열 대통령의 체코 공식 방문으로 수주 건설에 한발 다가서면서 국내 건설사들도 유럽 원전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체코와 함께 이른바 ‘팀 체코리아(체코-코리아)’를 통한 원전 전주기 협력의 길을 터둔 것도 전략상 유의미했다. 배터리 등 첨단 산업과 고속철도 협력을 포함한 업무협약 56건의 많은 부분도 ‘원전’ 수주가 시금석이다.

수주전에 뛰어들었던 프랑스전력공사는 방만한 경영으로 기술이나 가격 면에서 밀려나고 있다. 가격 경쟁력으로도 볼 수 있는 우리 강점을 덤핑 수주나 수조 원대의 손실 등으로 비하한다면 원전 훼방처럼 보일 수 있다. 가장 큰 걸림돌은 돈 달라고 징징대는 웨스팅하우스다. 파산 이후 지식재산권을 무기로 또다시 괴롭히는 웨스팅하우스와의 분쟁은 뒤탈 없이 수습하면 된다. 미국과는 외교 마찰을 빚을 일도 아니다.

최소한 아랍에미리트 바라카 원전 수출 때만큼은 잘 해결해야 한다. 다만 미국과의 원전 협력과 관련해 ‘지식재산권 상호 존중’ 내용을 추가해 그때와는 상황이 달라졌다. 한·미가 주춤하는 사이에 중국과 러시아가 원전 시장을 잠식해가는 부분에 대해서는 미국과 이익을 공유할 필요가 있다. 러시아 원전에 대한 제재와 중국 업체의 발이 반쯤 묶여 있을 때 우리 원전 경쟁력을 키워 놓아야 할 것이다. 약속한 시간과 시기에 준공한다는 한국의 강점을 확실히 보여줘야 한다. 2030년까지 원전 10기 수출이라는 국정 과제를 이루는 데 체코는 교두보와 같다.

범야권에도 계약 협상과 국익을 먼저 생각하는 자세가 요구된다. 경제 분야 성과에 대해 ‘돈 주고 지어주는 셈’이라며 정치적 공세만 취할 게 아니라 열린 자세로 흔쾌히 ‘팀코리아’의 일원이 되길 바란다. 페트르 파벨 체코 대통령이 윤 대통령에서 추가 원전 사업과 유럽 시장 공동 진출을 희망한 것은 일단 좋은 신호 아닌가. 24조원 규모의 체코 원전 수주전 자체가 어렵게 얻은 기회다. 정말 ‘근거 없는 낭설’은 삼가야 한다.

협상은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진전될 수밖에 없다. 기술·경제·안보 측면의 기대이익을 잘 담아내야 한다. 최종 계약 가능성이 한층 높아지면서 두산에너빌리티와 대우건설 등이 유럽 원전 시장 진출을 꿈꾸고 있다. 원전 협력 강화 분위기가 무르익고 ‘한국 외 다른 대안’이 없는 것처럼 보일 때야말로 체코 두코바니 원전 굳히기에 나설 시간이다. 내년 3월 원전 최종 계약 실현에 끝까지 총력을 기울이는 일만 우리에게 주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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